| 한글 | 자립논증파 |
|---|---|
| 한자 | 自立論證派 |
| 산스크리트어 | Svātantrika |
| 유형 | 용어 |
| 키워드 | 귀류논증파, 유가행 중관자립논증파, 경부행 중관자립논증파 |
중관학파에서 독립적인 추론식을 사용하여 공 사상을 논증한 학파
중관학파의 학자 붓다팔리타(Buddhapalita, 佛護, 470?~540?)는 나가르주나(Nāgārjuna, 龍樹, 150?~250?)의 주장을, 주장하려는 명제와 모순되는 명제를 가정하고 이 명제에 대해 거짓이라는 결론을 연역함으로써 주장하려는 명제가 참임을 증명하는 방법인 귀류법(歸謬法)을 사용하여 일관되게 설명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역시 중관학파의 학자 바비베카(Bhāviveka, 靑辨, 490?~570?)는 붓다팔리타의 주장에는 이유와 실례가 기술되지 않아서 추론식의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독립적인 추론식으로 공 사상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바비베카의 비판에 대해 중관학파의 학자 찬드라키르티(Candrakīrti, 月稱, 600?~650?)는 붓다팔리타의 주석에 이유와 소증법(所證法)을 갖춘 추론식이 내재한다고 옹호하고, 바비베카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명구론(明句論, Prasannapadā)』에서 제시하였다. 이렇게 나가르주나의 『중론(中論, Mūlamadhyamakakārikās)』을 주석하는 과정에서 공 사상을 설명하는 방법의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는데, 붓다팔리타와 찬드라키르티와 같이 귀류법을 사용하는 학파를 귀류논증파(歸謬論證派, Prāsaṅgika)라고 하고, 바비베카와 같이 독립적인 추론식을 사용하는 학파를 자립논증파(自立論證派, Svātantrika)라고 한다.
인도 중관학파 전통에서 자립논증파와 귀류논증파가 나뉘는 계기는 바비베카가 『중론』에 대한 붓다팔리타의 주석 방식을 비판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바비베카의 논리식을 검토하기 위해 『중론』 1.1 게송과 이 게송을 추론식으로 변환한 내용을 살펴보자.
“사물과 현상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타자로부터, 자신과 타자의 양자로부터, 원인이 없는 것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은 어떤 것도 어디에도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바비베카는 『중론』 1.1 게송을 아래와 같은 논리식으로 변환하여 설명한다.
[주장 명제(宗)]: 승의에 있어서 내입처(內入處: 감관)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생겨나지 않는다.
[이유 개념(因)]: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실례(喩)]: 정신(caitanya)과 같이
이 추론식에 의해 첫째, 주장 명제는 ‘승의에 있어서’로 한정된다. 승의에 있어서로 한정함으로써 무자성공(無自性空)에 걸리는 주장 명제가 세간적인 입장에서 제기된 논박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공성 논증에 논리를 적용하는 지평을 확보한다. 둘째, 부정 판단은 비정립적 부정(非定立的否定, prasajya-pratiṣedha)으로 규정된다. 중관학파는 공성을 부정으로 일관하는 ‘비정립적 부정’에 의한 공성 해석을 정설로 받아들였다. 여기에서 ‘내입처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생겨나지 않는다’라는 구문을 비정립적 부정의 방식으로 이해하면 ‘내입처는 다른 것으로부터 생겨난다’라는 부가적인 주장이 자연스럽게 배격된다. 셋째, 이류례(異類例)는 존재하지 않는다. 디그나가 논리학에서 추론식은 주장 명제와 이유 개념, 그리고 실례 이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하며, 실례의 경우 같은 성질의 실례(同品)와 다른 성질의 실례(異品)로 제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바비베카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생겨나지 않는다는 주장을 증명하는 추론식에서 같은 성질의 사례로 정신성을 들었지만 다른 성질의 사례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 까닭은 같은 성질의 사례로서 정신성과 같은 실례만으로도 충분하며 다른 성질의 사례는 앞선 두 번째 비정립적 부정에 의해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립논증파와 귀류논증파의 학파적 성격과 명칭은 인도가 아닌 티베트 학자들에 의해 고안되었다. 그러므로 두 학파의 기원에 관한 연구는 티베트 불교사 후전기(後傳期, phyi dar: 교단의 재흥 운동이 시작된 10세기 후반 이후)에 성립된 둡타(Grub mtha, 宗義書: 불교 교학 체계를 담은 문헌)에 나타난 기준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티베트 불교사 후전기의 둡타에 나타난 자립논증파와 귀류논증파의 학파적 정의는 총카파(Tsong kha pa, 1357~1419)의 해석을 근거로 한다.
후전기 둡타의 하나인 곤촉직메왕포(dKon mchog ’jigs med dban po, 1728~1791)의 『종의보만론(宗義寶鬘論, Grub pa’i mtha’irnam par bzhag pa rin po che’i phreng ba)』에 따르면 자립논증파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자상(自相)으로 존재하는 것을 언설로서는 인정하지만 자성(실체)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그것이 자립논증파(rang rgyud pa)의 특징이다. 이들은 자립적으로 성립하는 세 가지 형태[三相]의 바른 원인[正因]에 의지하여 사물의 실재를 배격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종의보만론』에서는 자립논증파를 유가행 중관자립논증파와 경부행 중관자립논증파로 분류한다. 이 분류에 따라 각 학파의 정의와 소속 논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가행 중관자립논증파는 외경을 승인하지 않고 자기인식(自己認識)을 승인하기 때문에 교의에서는 유식학파와 같은 입장이다. 여기에 해당하는 논사는 샨타락시타(Śāntaraksita, 寂護, 725~788)와 카마라실라(Kamalaśīla, 蓮華戒, 740~795) 등이다. 또한 경부행 중관자립논증파는 자기인식을 승인하지 않지만, 극미(極微)가 적집한 외경이 자상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경부행으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에는 바비베카가 해당한다.
· 집필자 : 김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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