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공성

한글공성
한자空性
산스크리트어śūnyatā
유형용어
연기설의 다른 표현으로, 현상 밖에 자체적 존재성을 가진 초월적 원리를 주장하지 않고도 일체 현상의 발생과 소멸을 설명하는 이론
연기설의 다른 표현으로, 현상 밖에 자체적 존재성을 가진 초월적 원리를 주장하지 않고서도 일체 현상의 발생과 소멸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는 실체론 비판과 허무주의 극복이라는 철학적 극단을 배격하는 중도적 조망의 근간이다. 붓다 가르침의 기본으로서 ‘모든 것은 무상이다’라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의미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 항상 변화하는 것으로, 같은 상태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어떤 것도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는 본질이나 실체가 없다. 또 다른 근본 가르침인 제법무아(諸法無我) 역시 모든 존재에게 주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실체적 자아는 없다는 뜻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불교는 아트만(ātman)류의 형이상학적 자아 관념과 제일원인을 전제하지 않고서도, 우리의 심리적 정체성을 변화하면서 단절 없이 설명할 수 있었다. 이는 차연성(此緣性)을 통해 이루어졌다. 차연성에 근거한 사유 방식은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다. 이것이 발생하면 저것이 발생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다.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imasmiṃ sati idaṃ hoti, imass uppada idaṃ uppajjati. Imasmim asati idam na hoti, Imassa nirodhā idaṃ nirujjhati).”이다. 연기설로도 알려진 이 가르침에 의지하면 누구라도 모든 존재 현상들이 원인과 조건 속에서 생멸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인식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차연성은 아트만과 ‘지바(jīva)’ 같은 실체적인 자아 개념을 비판하면서 ‘무아(無我, anātman)’설을 확립한다. 이러한 연기설과 무아설을 대승불교 특히 『반야경』과 나가르주나(Nāgārjuna, 龍樹, 150?~250?)는 공성을 통해 표현한다. 『반야경』의 편집자들이건 나가르주나이건 붓다의 진의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도로 대승 운동을 전개하였다. 특히 나가르주나는 붓다의 가르침이 후대 불교도에 의해 왜곡되어 온 것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공 사상을 통해 차연성(idapaccayatā)으로서의 연기설과 양극단을 배격하는 중도의 의미를 선양한다. 나가르주나가 정의하는 공성이란 실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론』 「관거래품(觀去來品)」의 거·래에 관한 고찰에서 ‘실체의 속성’, ‘실체의 변화’에 관한 주장이 봉착하는 모순을 도출한다. 이를 위해 가는 자(gantṛ)는 가는 자를 주체로서 실체화했을 때, 가는 자로서의 실체와 감이라는 속성이 이분화되는 과정과 다시 실체가 속성의 소유자가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 마치 비가 내린다고 말할 때 비가 갖는 ‘속성으로서의 내림’과 내린다는 ‘술어가 갖는 내림’의 의미가 반복됨으로써 이중의 내림이 있게 되는 것과 같다. 즉 비가 명사화되었을 때 비는 실체이고 내림은 비가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주어와 술어라는 언어 구조를 통해 이루어지는 우리의 이해 방식이 실체가 속성을 소유하는 관계로 착각함으로써 봉착하는 문제이다. 궁극적으로 공성의 목적은 모든 현상과 사물의 있는 그대로를 자각하도록 안내하는 이정표로서 희론(戲論)의 적멸로 우리를 이끈다. 이는 연기의 가르침으로부터 출발하였으며, 우리에게 존재[有]와 비존재[無]의 양극단을 넘어 중도적 가치 선택을 유도한다. 『중론』 「관사제품」 제18게에서는 공성이 연기와 중도 사이를 어떻게 매개하면서, 서로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우리는 연기를 공성이라고 말한다. 그것(공성)은 의존적인 언어표현[假名]이다; 그것(공성)은 실로 중도이다.”(『중론』 「관사제품」 제18게) 또한 『중론』 서두에서 제시하고 있는 팔불게(anirodham anutpādam anucchedam aśāśvatam anekārtham anānārthaman āgamam anirgamam)를 통해 전통적으로 존재의 배후에 본체를 상정하는 본질주의자들과 허무주의의 주장으로서 단·상, 일·이와 생·멸, 래·출과 같은 개념을 비판하는 것이다. 특히 이들 관념에는 형이상학적으로 요청된 관념의 구조물이 배후에 자리하고 있거나 혹은 그러한 존재론적 구조물을 거부하는 입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때 모든 쟁론이 단·상으로 모아지고, 이들은 존재론적 본질주의와 가치론적 허무주의로서 중도적 조망을 통해 양극단으로 배척되는 것이다.
· 집필자 : 김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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