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산거시 |
|---|---|
| 한자 | 山居詩 |
| 유형 | 문화예술 |
| 키워드 | 석옥 청공, 백운 경한, 태고 보우, 나옹 혜근 |
| 세부장르 | 문학 |
임제종 선사들이 지은 선시의 한 영역
임제종 선사들이 지은 특정한 주제를 가진 한시의 한 영역이다. 작품의 표제는 주로 ‘산거(山居)’로 제시되며, ‘산중(山中)’‧‘산중음(山中吟)’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내용은 산중에서 누리는 한가로운 정취를 노래하며, 선 수행으로 얻는 활달한 마음의 경지를 담아냈다. 넓게 보아 한시의 영역에 속하고, 또 그중에서도 선시에 포함할 수 있지만, 제목에 ‘산거’를 표방하며 내용이 일정한 경향성을 지니므로 그 특징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학 용어이다.
산거시는 당대의 은자인 한산(寒山)의 『한산시』에서 비롯되었는데, ‘산거’란 용어가 들어간 작품으로는 만당(晩唐, 836~907) 시기 관휴(貫休)의 「산거」 24수가 그 첫 사례이다.
송대에 들어와 산거시 창작은 주로 선종계 승려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법안종(法眼宗) 선사 영명 연수(永明延壽, 904~975)는 69수의 산거시를 창작하여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그러나 산거시 창작의 주류는 백운 수단(白雲守端, 1024~1072), 법연(法演, 1024~1104), 송원 숭악(松源崇岳, 1132~1202) 등 임제종 선사들이었다. 이들의 전통을 이어 원대와 명대의 선승들도 다수의 산거시를 창작하였다.
원대에 산거시 창작을 주도한 선승은 무견 선도(無見先覩, 1265~1334), 석옥 청공(石屋淸珙, 1272~1352), 유익당(栯堂益, 미상) 등이다. 이들은 이전 시기의 선승들보다 다량의 산거시를 창작하였고 산거시의 미학을 잘 구현했다고 평가된다. 특히 급암 종신(及庵宗信)의 법을 이은 석옥 청공은 원대를 대표하는 임제종 선사로서 30대 이후 절강성 호주(湖州)의 하무산(霞霧山)에서 30여 년 은거하였다. 한때 원 황제의 부름을 받았지만 끝내 사양하였는데, 이는 몽고족 지배에 대한 한족의 민족 감정의 발로이기도 하다. 산에 머무는 그 자체가 권력을 멀리하는 실천적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석옥이 하무산에서 지은 산거시 168수는 형식 면에서 5언 및 7언절구, 5언 및 7언율시, 그리고 4언, 6언, 7언, 8언 등 불규칙한 리듬의 선가(禪家)의 시체를 활용하는 특징이 있다.
고려의 경우 산거시는 원감 충지(圓鑑冲止, 1226~1292)의 시에 처음 보인다. 그리고 원나라에 가서 임제종 법맥을 이어 온 고려 말 3대 고승인 백운 경한, 태고 보우, 나옹 혜근 등의 산거시도 주목된다. 이들의 산거시 창작은 원나라 임제종 선사, 특히 석옥 청공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시대에도 허응당 보우를 비롯해서 서산 휴정과 그 법맥을 이은 선승들의 문집에 산거라는 제목의 시가 다수 보인다.
산거시는 특정한 문학 장르 명칭은 아니며, 임제종 승려가 지은 선시 가운데 ‘산거’를 표제로 한 시를 가리킨다. 선사가 산에 머물며 수행하는 한가로움과 시공간을 비롯한 모든 경계를 초탈한 세계를 담은 한시로, 동아시아 불가문학의 독특한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 집필자 : 김종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