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백팔번뇌 |
|---|---|
| 한자 | 百八煩惱 |
| 유형 | 용어 |
| 키워드 | 번뇌 |
번뇌를 108가지로 분류한 불교 교리
번뇌의 산스크리트어 클레샤(kleśa)는 ‘괴롭히다’ 혹은 ‘괴로워하다’라는 뜻의 동사 클리스(kliś)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산스크리트어에 상응하는 팔리어 킬레사(kilesa)는 ‘더러움에 물든다[染汚]’라는 의미가 있다. 클레샤는 몸과 마음을 괴롭힌다는 의미에서 번뇌로 의역되고, 몸과 마음을 미혹시킨다는 의미에서 혹(惑)으로 의역되며, 먼지처럼 몸과 마음을 오염시킨다는 뜻에서 진로(塵勞)·염(染) 등으로 의역된다. 유정(有情)은 사물을 대할 때 그것을 욕심내어 소유하려 하고, 본능으로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마음을 애태우게 되며, 경쟁하고 싸움하고 심지어는 살생까지 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복잡한 과정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지 못하여 생겨나는 정신적인 모순을 번뇌라고 한다.
백팔번뇌는 유정을 괴롭히는 번뇌를 108종으로 나타낸 것이지만, 이는 실질적으로는 유정을 괴롭히는 모든 번뇌를 총괄하는 의미를 갖는다. 백팔번뇌를 백팔결(百八結)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결’이란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도록 두 팔이나 다리를 묶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백팔번뇌는 유정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불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원인의 측면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고, 백팔결은 번뇌의 불에 의해 몸과 마음이 묶인 상태이기 때문에 결과의 측면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백팔번뇌를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다. 먼저 우리의 일상적 경험에 근거한 설명이다. 우리의 일상적 경험은 안·이·비·설·신·의의 여섯 지각기관인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의 여섯 지각 대상인 육경(六境) 그리고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의 여섯 지각 작용인 육식(六識)의 화합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육근이 육경과 접촉할 때 좋음[好]과 싫음[惡], 좋지도 싫지도 않음[無記, 不好不惡]이라는 세 가지 물리적 지각 작용이 발생하는데, 이것에 의해 18번뇌(3×6=18)가 성립된다. 또 육근과 육경의 관계에서 즐거움이라는 느낌[樂受]과 괴로움이라는 느낌[苦受] 그리고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捨受, 不苦不樂受]의 세 가지 느낌[三受]이 발생하는데, 이것에 의해 18번뇌(3×6=18)가 성립된다. 이상의 36종의 번뇌가 과거·현재·미래의 3세에 걸쳐 발생하는데, 이것에 의해 108번뇌(36×3=108)가 성립된다.
다음으로 우리의 사변적·종교적 경험에 근거한 설명이다. 우리의 사변적 경험을 구성하는 중요한 영역은 사유 분별이며, 우리의 종교적 경험을 구성하는 중요한 영역은 실천 수행이다. 전자에 의해서 발생하는 번뇌를 견혹(見惑)이라 하고, 후자에 의해서 발생하는 번뇌를 수혹(修惑)이라고 한다. 견혹이란 견도(見道, darśanamārga)의 단계에서 끊어지는 번뇌로 이론적이고 지적인 미혹이다. 주로 후천적인 것으로서 바른 이론을 듣고 잘 이해하기만 하면, 즉 불교의 근본 진리인 사제(四諦)를 바르게 이해하면 즉시 제거할 수 있다. 수혹은 사혹(思惑)이라고도 하는데, 수도(修道, bhāvanāmārga)의 단계에서 끊어지는 번뇌로 습관적이고 정의적(情意的)인 미혹이다. 습관적 성벽에 의한 끈질긴 미혹으로 선천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따라서 그릇된 것을 이론적으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좀처럼 고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랫동안 선정을 통해 반복적으로 노력함으로써 점차 조금씩 제거할 수 있다. 이렇게 끊어야 할 번뇌에 대해서 아비달마에서는 크게 근본번뇌와 지말번뇌(枝末煩惱)의 둘로 나눈다. 근본번뇌에는 열 가지가 있는데, 이를 십수면(十隨眠) 혹은 십사(十使)라고도 한다. 즉 신견(身見, 有身見)·변견(邊見, 邊執見)·사견(邪見)·견취견(見取見)·계금취견(戒禁取見)·탐(貪)·진(瞋)·치(癡)·만(慢)·의(疑) 등이다. 지말번뇌에도 열 가지가 있는데, 이를 십전(十纏)이라고 한다. 즉 무참(無慚)·무괴(無愧)·질(嫉)·간(慳)·회(悔)·면(眠)·도거(掉擧)·혼침(昏沈)·분(忿)·부(覆) 등이다.
견혹은 사제를 관찰하여 끊는데,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에서 각각 고제·집제·멸제·도제를 관찰할 때 끊는 번뇌가 다르다. 이는 곧 각 단계마다 존재하는 번뇌가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고제를 관찰함으로써 끊는 번뇌를 견고소단(見苦所斷), 집제를 관찰함으로써 끊는 번뇌를 견집소단(見集所斷), 멸제를 관찰함으로써 끊는 번뇌를 견멸소단(見滅所斷), 도제를 관찰함으로써 끊는 번뇌를 견도소단(見道所斷)이라고 한다. 욕계에는 견고소단이 10수면, 견집소단은 7수면, 견멸소단은 7수면, 견도소단은 8수면이어서 모두 32수면이 있다. 색계와 무색계에는 각각 견고소단은 9수면, 견집소단과 견멸소단은 각각 6수면, 견도소단은 7수면이어서 각각 28수면이 있다. 따라서 색계와 무색계에는 모두 56수면이 있다. 견혹은 총괄하여 88(32+56=88)수면이 된다. 수혹은 선정을 통해 점차적으로 끊는데, 근본번뇌인 십수면과 지말번뇌인 십전을 합하여 모두 20가지(10+10=20)가 존재한다. 이상에서 서술한 견혹과 수혹을 모두 종합하면 108가지의 번뇌(88+20=108)가 성립된다.
· 집필자 : 권서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