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량 |
|---|---|
| 한자 | 量 |
| 산스크리트어 | pramāṇa |
| 유형 | 용어 |
| 키워드 | 소량, 능량, 양과 |
사물을 인식하기 위한 수단・방법・도구를 가리키는 말
산스크리트어 프라마나(pramāṇa)를 의역한 것으로, 인도불교 인식논리학의 고유 개념이 아니라 인도철학 전반에서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주요한 철학적 개념이다. 가령 인도의 정통 육파(六派) 철학 가운데 철학적 사유를 가장 잘 표방하고 있는 니야야학파의 대표적 경전인 『니야야 수트라』의 서두에서는 논리학 연구의 대상인 16원리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양(量, pramāṇa), 소량(所量, prameya), 의심, 동기, 실례, 정설, 지분, 음미, 확정, 논의, 논쟁, 논힐, 의사적 이유, 궤변, 잘못된 논란, 패배의 입장의 진리 인식에 의해 지복의 달성이 있다.”(제1편 제1장) 이 16원리에서 첫째로 제시된 것이 대상을 인식하는 수단으로서 ‘양’이다. 둘째 원리는 인식의 대상으로서 ‘소량’이다. 이 제1원리와 제2원리가 인식론의 두 기둥이 되는 원리라면, 나머지 14원리는 토론의 원리이다. 니야야학파 논사들이 ‘양’을 제1원리로 삼았던 것은, 종교적 해탈이라는 목적을 성취하려면 기본적으로 양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양’의 산스크리트어 프라마나(pramāṇa)에서 프라(pra)는 접두어로 ‘~에 대하여’라는 뜻이고, 마(mā)는 동사 어근으로 ‘헤아리다, 재다’라는 뜻이며, 아나(ana)는 접미어로 ‘수단, 방법, 도구’를 의미한다. 어원적으로 양은 계측 수단이나 계량 수단을 의미하고, 철학적 의미로는 인식 수단, 인식 방법, 인식 근거, 인식 도구로 이해된다. 의역어인 ‘양(量)’은 ‘헤아리다’라는 뜻으로 산스크리트어의 의미가 반영되어 있다. 어떤 유기체이든 어떤 것에 대해서 헤아리지 않으면 존립할 수가 없다. 즉 양은 유기체의 생존 수단이자 도구이다. 언덕 위의 느티나무에게도 양이 있고,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지렁이에게도 양이 있으며, 개미 등의 곤충이나 사자나 호랑이 같은 동물에게도 양이 있다. 물론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도 양은 당연히 있다. 이 양에 관한 이론(vada)이 바로 인식론(認識論, epistemology)이며, 의역어는 양론(量論) 혹은 양명학(量明學)이다.
이 양의 종류에 대해 인도의 각 학파는 견해를 달리한다. 고대 인도 유물론적 쾌락주의학파인 차르바카는 현량(現量, 知覺)의 1종, 상키야학파는 현량과 비량(比量, 推論) 그리고 성언량(聖言量, 증언)의 3종, 니야야학파는 현량과 비량과 성언량과 비유량(譬喩量, 比較)의 4종, 프라바카라 미망사학파는 4종에다 의준량(義準量: 지금 알려진 사태에 의거하여 다른 어떤 사실을 이해하는 인식 수단)을 더한 5종, 바타 미망사학파는 5종에다 비존재(非存在)에 대한 비인식인 부존량(不存量: 어떤 장소에 a가 없는 것으로 다른 장소에 a가 있음을 아는 것)을 더한 6종, 디그나가(陳那)와 다르마키르티(法稱)로 대표되는 인도불교 인식논리학은 현량과 비량의 2종만을 양(프라마나)으로 제시한다.
다르마키르티에 따르면, 모든 목적의 성취는 오직 ‘양(바른 인식)’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왜냐하면 아는 것이 바로 지혜이고, 지혜를 증득한 이가 깨달은 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양에는 2종이 있는데, 이는 양의 대상이 2종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2종의 양은 현량인 지각(pratyakṣa: 직접적 인식)과 비량인 추론(anumāna: 간접적 인식)이며, 2종의 대상은 자상(自相, svalakṣaṇa: 사물 자체만의 특수한 성질)과 공상(共相, sāmānyalakṣaṇa: 사물의 공통된 특징)이다. 자상에 의해 지각이 생성되고 공상에 의해 추론이 형성된다. 역으로 말하면 지각에 의해 자상을 파악하고 추론에 의해 공상을 파악한다. 왜냐하면 자상은 지각의 대상이고 공상은 추론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자상과 공상에 의해 생성되는 인식 수단으로서의 양인 현량과 비량은 다르마키르티의 인식론과 논리학을 구축하는 데 근간이 되는 개념이다.
· 집필자 : 권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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