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수륙재 |
|---|---|
| 한자 | 水陸齋 |
| 유형 | 의례민속 |
| 세부장르 | 의례, 민속(무형) |
유주 무주 고혼을 구제하고자 시식과 법문을 베푸는 불교의례
사찰 마당과 같은 야외에서 괘불(掛佛)을 모시고, 공간을 장엄한 가운데 범패와 작법무가 함께하는 대규모 의례로 행한다. 예로부터 가장 공덕이 높은 의례로 여겼는데, 이는 특정 개인이 설판재자(設辦齋者)가 되었더라도 개별 영가보다는 고통받는 모든 중생의 구제에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초기 문헌에 부처·보살·성문·연각 4성(聖)은 깨달은 존재로 물에 비유하고, 윤회하는 육도 중생은 미혹하여 땅에 비유하였다. 따라서 ‘수륙’은 물과 육지에서 헤매는 고혼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과 범인(凡人)을 나타낸다. ‘수륙(水陸)·천지(天地)·명양(明陽)·성범(聖凡)’ 등 대극적으로 이루어진 수륙재 의식문의 제목은 의례가 지향하는 바를 담고 있다. 성인과 범인, 하늘과 땅의 존재, 죽은 자와 산 자, 깨달은 자와 미혹한 자 등 모든 대상을 차별 없이 한자리에 모시고 평등하게 법식을 베풀며 소통하는 장임을 나타낸다.
6세기 초 중국 양 무제(梁武帝)가 처음 시작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광종 때 무차대회(無遮大會) 등의 이름으로 처음 열렸다. 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세우는 과정에서 희생된 고려 왕실의 명복을 빌고 민심을 수습하고자 여러 사찰에서 수륙재를 열었다. 1420년(세종 2)에는 유교 상·제례와 나란히 지낸 왕실의 칠칠재와 기일재를 수륙재로 대체하였다. 당시 다른 재보다 간소했던 수륙재를 불교식 상제(喪祭)로 통일시키기 위함이었다. 이에 따라 수륙재는 육전(六典)에 등록되고 법제화된 유일한 불교의례로 중종 대에 폐지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이후 왕실 상제에서는 사라졌지만, 민간에서는 천재소재(天災消災), 구병, 역질 퇴치 등의 목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의례 절차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법회를 여는 개계(開啓)의 단계이다. 도량을 결계하고 정화하며, 사자(使者)와 오방(五方) 황제들을 각각 청해 공양을 올리는 의식이 이어진다. 둘째, 본격적인 의례 대상을 각기 청해 모시고 공양을 올리는 상단의식·중단의식·하단의식의 단계이다. 상위는 불보살을 비롯한 성현, 중위는 화엄성중과 삼장보살 등, 하위는 영가와 고혼이 해당한다. 이때 의례의 주인공인 하단 존재들을 여법하게 청해 모시고자, 상단의식에 앞서 시련·대령·관욕을 행한다. 셋째, 모신 이들을 모두 보내 드리며, 법회의 공덕을 일체중생에게 회향하는 봉송(奉送)의 단계이다.
수륙재를 위해 설단(設壇)하고 모든 존재를 청해 모시면서, 죽음은 개인의 문제에서 중생의 문제가 되어 불교의 자비와 회향 정신으로 승화된다. 수륙재가 지닌 이러한 공생(共生)의 가치는 숭유억불의 조선시대에 불교를 지탱하는 큰 힘이 되었다. 현재 여러 수륙재가 국가·시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 집필자 : 구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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