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화엄경(소설) |
|---|---|
| 한자 | 華嚴經(小說) |
| 유형 | 문화예술 |
| 키워드 | 고은, 선재 동자, 구도 |
| 관련인물 | 고은 |
선재동자가 선지식들을 두루 만나며 깨달음을 얻어 가는 과정을 그린 불교소설
고은의 장편소설 『화엄경』(1991)은 불교경전 『화엄경』의 「입법계품」 내용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선재동자(善財童子)’라는 소년이 53명의 선지식(善知識)을 두루 만나면서 도를 추구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선재동자의 구도 여행을 화엄 사상과 결합해 소설적으로 각색했다.
줄거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9세의 어린 선재동자는 보리심을 일으켜 보살의 행을 구족하기 위하여 남인도 여행에 나선다. 소아강 나루를 지나고 산을 넘어 바다와 호수와 안개와 저잣거리와 승원으로 이어지는 여행길에서 그는 수많은 스승을 만난다.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 백정과 창녀 등 53인의 선지식들을 만난다. 바라문과 보살, 비구와 비구니, 노예, 장사꾼, 뱃사공, 소녀, 여신도, 의사, 부인, 소년과 소녀, 이교도, 그리고 농부도 있고 창녀도 있다. 선재는 불교도뿐만 아니라 세속인을 포함하여 종교 밖의 현실까지 아우르는 만남을 수행한다. 선지식들은 신과 인간, 이름 없는 사물들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에 닿아 있다. 성속과 신분의 차별을 넘어선 만남은 선재에게 중생을 위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한다. 마지막으로 미륵보살,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찾아가게 된다. ‘미지의 세계를 위하여’라는 마지막 장에서 선재는 늙은 사공을 만나고, 죽은 어머니의 왕생을 비는 아이를 위로하고, 무량(無量)한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되는 체험을 하고 선재보살이 된다.
소설 『화엄경』은 선재동자의 구도행의 서사구조를 차용하여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상계가 본체, 즉 연화장세계임을 드러낸다. 그리고 전생과 현생, 수많은 생들이 이어진 세계임을 드러낸다. 무한한 시공간의 대립을 초월하여 하나로 융합된 법계연기의 세계라는 화엄 사상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러면서 현실 속 모든 이들이 자기 나름의 삶의 가치를 지닌 부처임을 강조하였다. 소설 마지막에서 선재는 깨닫고서도 새로운 길을 떠나는데, 그때 서술자는 “하지만 이제부터 그가 가서 만날 사람은 스승이 아니라 중생일 터이고 그 중생의 본성이야말로 부처라고 할 때 그가 궁극적으로 만나는 것은 수많은 부처일 것이다.”라고 진술한다. 이는 소설의 지향점이 중생을 향해 있음을 잘 보여 주는 진술이다.
· 집필자 : 오대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