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언어도단

한글언어도단
한자言語道斷
유형용어
키워드격외선, 갈등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길이 없다는 말로, 분별 의식이 사라진 경지
언어로 표현할 방법이 사라진 경지를 뜻한다. 원래는 대승 경전에서 진리를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는데, 선불교에서 적극적으로 차용해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분별하는 의식 작용이 사라진 상태를 뜻하는 심행처멸(心行處滅)과 짝을 이루어 사용되었다. 선어록의 용례 가운데 시대적으로 공안선이 발달한 송나라 때 많이 사용되었고, 『종경록(宗鏡錄)』에서 가장 많은 용례가 보인다. 황벽 희운은 『전심법요(傳心法要)』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법이 곧 마음이니 마음 밖에 따로 별다른 법이 없고, 이 마음이 곧 법이니 법 밖에 따로 별다른 마음이란 없다. 마음 자체가 무심(無心)이자 또한 무심이란 것도 없다. 마음을 가지고서 무심이라 한다면 마음은 도리어 있음이 되니, 말이 없는 가운데 진여와 부합할 뿐이다. 모든 언설과 사려분별을 끊었기에 언어로 표현할 길이 끊어지고(言語道斷) 분별하는 마음 작용도 사라졌다.(心行處滅)” 선불교에서는 이처럼 언어도단을 강조하지만 반대로 살아 있는 언어의 활용 방식을 긍정하면서 특유의 선종 언어인 선어(禪語)를 발달시켰다. 실제로 당송 이래 많은 선승들은 언어를 통해 진리를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언어 표현의 방식을 개발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격외구(格外句)이다. 격외구는 이성적 사유가 통하지 않고 상식의 틀을 벗어난 언어 표현이다. 예를 들어, 한 스님이 “어떤 것이 불법의 큰 뜻입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뱀 대가리에 뿔이 났다.(蛇頭生角)”라고 하였다. 이러한 격외어는 대담한 과장법이 동원되거나 구체적 생동감과 발랄함을 보여 주는 특징이 있다. 둘째, 활구(活句)이다. 활구는 일종의 언어 형식이면서 전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무의미한 언구, 즉 무의어(無義語)이다. 예를 들어 한 스님이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사거리다.(十字路頭)”라고 하였다. 격외구와 활구 모두 불립문자, 교외별전이라는 선불교의 종지를 체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시되었다. 다만 격외구가 상식에 반하는 반의의적(反意義的) 언구인 데 비해 활구는 실재하는 현실의 사물을 지시하지만 뜻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셋째, 반어(反語)이다. 반어는 학인들의 심각한 질문에 대한 고의적인 정반대의 대답을 가리킨다. 따라서 질문과 대답 사이에 극단적인 모순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동문서답의 언어를 반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스님이 “어떤 것이 대선지식(大善知識)입니까?”라고 묻자 선사는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격외구는 질문과 전혀 관계없는 표현이지만, 반어는 문답의 상하 문장 사이에서 모순성이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보통 선종을 ‘언어도단’, ‘불립문자’의 종파로 이해하면서 마치 교학을 부정하고 언어문자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실제로 선종에서는 특유의 언어관을 통해 수많은 어록을 만들어 냈고 다양한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였다. 육조 혜능(六祖慧能, 638~713) 역시 둔황본 『단경(壇經)』에서 “법을 비방하면서 곧 말하기를 ‘문자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문자를 쓰지 않는다고 말할진대는 사람이 말하지도 않아야만 옳을 것이다. 언어가 곧 문자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를 통해서도 선종 특유의 언어관을 살펴볼 수 있다.
· 집필자 : 오용석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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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이은윤 | 서울: 동아시아. | 2013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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