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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단

한글사실단
한자四悉檀
유형용어
키워드대지도론, 세계실단, 위인실단, 대치실단, 제일의실단, 이제, 혜사, 지의
부처가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설파한 가르침을 네 가지 범주로 구분한 교설
『대지도론(大智度論)』에 나오는 네 가지 실단으로, 세계실단(世界悉檀), 각각위인실단(各各爲人悉檀), 대치실단(對治悉檀), 제일의실단(第一義悉檀)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실단은 산스크리트어 ‘싯단타(siddhānta)’의 음사어이다. 싯단타의 의미는 맥락에 따라 다양하지만, 인정된 정설·관점·견해·원리·기준·완성 등의 의미로 쓰인다. 『대지도론』의 문맥에 따른다면 사실단은 ‘네 가지 관점’ 또는 ‘기준’ 정도의 뜻이다. 첫째, 세계실단은 ‘세속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세간 일반의 인식 수준에 맞추어 설했던, 세속에서의 진실을 나타내는 교설이다. 『대지도론』은 수레가 손잡이·차축·바큇살 등의 요소가 결합하는 한에서 잠정적으로 있을 뿐 수레라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마찬가지로 사람은 오온(五蘊)의 결합으로 존재할 뿐 실체로서의 자아는 없다고 설명한다. 즉 인연의 화합에 의해 생긴 사람 또는 수레는 존재하지만, 거기에는 불변의 자성(自性)으로서의 실체는 없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수레라는 명칭은 세속적인 관점에서 동의를 얻고 있으며, 그러한 한에서 그것은 진실인 것이다. 둘째, 각각위인실단은 ‘개별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 등에 따라 적절하게 설함으로써 믿음을 일으키는 교설이다. 『대지도론』은 “과보에 따라 다른 세계에 태어나 다양한 촉(觸)과 수(受)를 얻는다.”라는 경전의 문장과 “촉을 얻는 당사자도 촉을 받는 당사자도 없다.”라는 경전의 문장을 인용한다. 이 두 경문은 일견 서로 모순되는 내용이지만, 전자는 촉 등 당사자[我]의 단멸(斷滅)에 집착하는 견해인 단견(斷見)을 가진 이를, 후자는 촉 등 당사자의 상주(常住)에 집착하는 견해인 상견(常見)을 가진 이를 구제하기 위해 설해진 것이다. 이처럼 붓다는 중생의 상태를 고려하여 법을 설하는데, 이를 각각위인실단으로 정식화한 것이다. 셋째, 대치실단은 ‘치료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대지도론』은 특정한 약초와 음식물이 특정한 병(病)에 대해서는 효과적이지만 다른 병에도 같은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즉 병의 성질에 따라서 의사의 처방이 달라지는 것처럼, 붓다의 설법 또한 중생의 마음의 질병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하게 조절되어, 부정관‧자비관‧인연관 등으로 달리 설정되지만, 그 각개의 방편이 지니는 실제의 성품[實性]은 없는 법이 대치실단의 취지이다. 넷째, 제일의실단은 ‘절대적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모든 법성(法性)과 온갖 논의‧언어, 모든 옳은 법‧그른 법은 낱낱이 갈라 타파하고 흩을 수 있지만 부처님들이나 벽지불(辟支佛)‧아라한(阿羅漢)들이 행하는 진실한 법은 파괴할 수도 없고 흐트러뜨릴 수도 없는 것이니, 위의 세 가지 실단 가운데에서 통하지 않던 것이 여기서는 모두 통한다.”라고 하는데, 이는 분산되지 않으며 파괴되지 않는 진실법, 즉 제법실상(諸法實相)을 가리킨다. 제일의실단은 그 내용을 말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부정 형식의 용어로 기술된다. 이처럼 사실단은 “모든 십이부경과 팔만사천법장이 사실단에 포섭된다.”라고 하는 『대지도론』의 설명처럼, 방대한 불교 교설을 네 가지 관점 또는 기준으로 분류한 것이다. 또한 이는 이제론(二諦論)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이제론의 확장 또는 발전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사실단 가운데 앞의 세 가지 실단은 속제(俗諦)를 세 가지로 분류한 것이며, 제일의실단은 승의제(勝義諦)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네 가지는 모두 진실이다. 『대지도론』은 “제일의실단은 진실하고, 진실하기 때문에 제일의라 한다면 나머지는 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진여(眞如)·법성(法性)·실제(實際)는 세계실단을 근거로 보면 없지만, 제일의실단으로 보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우유 등은 여러 요소들로 구성된 임시적인 명칭이지만 세계실단으로는 존재하는 것이며, 제2의 머리 또는 제3의 손처럼 인과 연이 없이 다만 이름만 존재하는 것과는 구분된다.”라고 설명한다. 한편, 사실단설은 『대지도론』이 중국에서 번역된 뒤 중국의 여러 불교 사상가에게 수용되었지만, 대부분 『대지도론』의 원래 의미 그대로 이제론과 관련하여 이해하는 정도였다. 또한 자신들의 교학 체계에서도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았다. 다만 천태 지의(天台智顗, 538~597)만은 사실단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나아가 발전적으로 해석하면서 자신의 교학 체계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도입하였다. 지의는 사실단에 대해 『유마경현소(維摩經玄疏)』 권1에서 남악 혜사(南嶽慧思, 515~577)의 견해를 채택하여, “실단이라는 말에서 실은 한역어이고 단은 산스크리트 음사어이다. 실(悉)은 한역어로 ‘편(遍)’ 즉 ‘널리’를 의미하고, 단(檀)은 산스크리트어 ‘단나(檀那, dāna)’의 약어로 ‘보시’를 의미한다. 붓다는 이 네 가지 법을 중생에게 널리 베푼다는 뜻에서 실단이라고 한다.”라고 해석한다. 즉 이는 산스크리트어 싯단타의 음사어에 지나지 않는 실단을 ‘실’이라는 중국어와 ‘단’이라는 산스크리트어의 겸칭(兼稱)으로 해석한 것이다. 나아가 지의는 사실단을 교(敎)와 관(觀)이 성립할 수 있게 하는 기반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자신의 교학 체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지의의 사실단에 대한 해석과 이해는 언어학적으로는 오역이며, 사상적으로도 『대지도론』의 원래 의미와는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과 이해가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 오히려 사실단에 대한 지의의 해석과 이해를 지의 교학의 독창성으로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집필자 : 신행문화팀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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