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무위진인 |
|---|---|
| 한자 | 無位眞人 |
| 유형 | 용어 |
| 키워드 | 본래면목, 무의도인 |
어떠한 외적 조건이나 범주에도 얽매이지 않는 참 자유인
임제 의현(臨濟義玄, ?~867)이 한 말이다. 무엇에도 의존하거나 구애되지 않는 주체적 인간을 뜻하는 무의도인(無依道人)과도 통한다. ‘무위(無位)’는 ‘위(位)’를 부정하는 것으로 여기서 ‘위’는 특정한 지위, 사회적 조건, 자리, 차별 등으로 규정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의미한다. 진인(眞人)은 『장자(莊子)』 「대종사(大宗師)」에 나오는 말로 이상적 인간을 상징한다.
임제는 이를 ‘차별 없는 참사람’ 즉 ‘무위진인’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러한 무위진인은 ‘벌거벗은 신체’인 ‘적육단(赤肉團)’을 통해 구현된다. 적육단은 어떠한 외적 구속이나 조건에서도 자유로운 우리의 육체를 의미한다. 추상적인 이데아가 아닌 구체적인 육체에 뿌리내리고 존재하는 현실적 존재라는 의미이다.
임제는 『임제어록(臨濟語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벌거벗은 신체(赤肉團)에 하나의 무위진인이 있어서 항상 그대들의 얼굴에 출입하고 있다. 아직도 이것을 깨닫지 못한 사람은 거듭 살펴보아라.” 이에 학인이 “어떤 것이 무위진인입니까?”라고 묻자 임제는 “무위진인이라니, 이 무슨 똥막대기(乾屎橛) 같은 소리냐!”라고 대답했다. 무위진인이라고 하거나 무위진인이 아니라고(非無位眞人) 하거나 그것이 틀이 되는 순간 속박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벽암록(碧巖錄)』 32칙 「평창」에 실려 있는 흠산(欽山)과 정상좌(定上座) 간의 대화에서도 임제가 이렇게 내쳐 버린 취지와 같은 맥락을 읽을 수 있다.
임제는 무위진인을 통해 인간의 실존이 어떤 개념이나 추상적 관념으로 고착되는 것을 거부하고 경계하였다. 그래서 인간의 본래성을 표현할 때 불성(佛性), 법성(法性)과 같은 교학적 개념을 거부하고 구체적으로 활동하고 살아 있는 ‘인(人)’ 즉 ‘사람’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인’이라는 표현은 그 어떤 표현보다도 구체적이며 생동적이다. 임제의 이러한 선 사상은 경전이나 전통의 가치가 인간을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경전과 가치의 척도를 형성한다고 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임제의 무위진인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자각의 정신을 구체화하고 현실화하였다고 볼 수 있다.
· 집필자 : 오용석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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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가 언젠가 대중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산승이 그대들에게 이르나니, 몸 안에 무위진인이 있어 당당하게 드러나 털끝만큼의 간격도 없는데, 어째서 알아보지 못하는가?” 이에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무위진인입니까?” 선사가 때리면서 말했다. “무위진이라니, 이 무슨 더러운 물건인가?” 설봉이 전해 듣고 말했다. “임제의 솜씨가 제법 좋은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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