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 | 일념삼천 |
|---|---|
| 한자 | 一念三千 |
| 유형 | 용어 |
| 키워드 | 관부사의경, 진심관, 망심관 |
범부의 한 생각에 삼천 세간 모든 존재의 성품과 모습 등이 다 갖추어져 있다는 말
일념(一念)은 일심(一心)이라고도 하며, 마음이 움직이는 가장 짧은 시간을 가리킨다. 삼천(三千)이란 세간과 출세간의 일체 선과 악, 성품[性]과 모습[相] 등 모든 사람과 사물의 차별됨을 총체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즉 일념삼천은 범부의 바로 지금의 한 생각[一念] 가운데 삼천 세간 모든 존재의 성품과 모습이 다 갖추어져 있음을 뜻한다.
이는 천태종의 주요한 관법(觀法)인 원돈지관(圓頓止觀)에서 살펴보는 경계로 설해진 내용이다. 『마하지관(摩訶止觀)』에는 원돈지관의 수행법으로 십경십승관법(十境十乘觀法)이 설해져 있다. 그중 첫째 경계인 음입계경(陰入界境)을 살피는 첫 번째 관법이 관부사의경(觀不思議境)이다. ‘음입계경’에서는 오음(五陰), 십이입(十二入), 십팔계(十八界)를 모두 살필 필요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가장 용이한 바로 지금의 마음[心]인 한 생각[一念]을 살펴보면 충분하다. 그때 살피는 마음에 삼천 세간이 모두 갖추어져 있으므로 이것을 ‘말하거나 생각할 수 없는 경계[不思議境]’라고 표현한다.
『마하지관』 권5상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무릇 한 마음에 10법계를 갖춘다. 그 각 법계가 또 10법계를 갖추어 100법계를 이룬다. 또 그 각 법계에 서른 가지 세간이 갖추어지므로, 100법계는 곧 3천 세간을 갖추게 된다. 이 3천 세간이 한 생각의 마음에 있으니, 만일 마음이 없다면 그만이지만, 잠시라도 마음이 있다면 곧 3천 세간을 갖춘다. 또한 한 마음이 앞에 있고, (3천 세간의) 일체법이 뒤에 있다고 함도 아니고, 일체법이 앞에 있고 한 마음이 뒤에 있다고 말함도 아니다.”
여기서 10법계는 『화엄경(華嚴經)』에 설해진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하늘, 성문, 연각, 보살, 부처의 세계를 말한다. 각 법계에 다시 10법계가 갖추어져 100법계를 이룬다. 또 30세간이란 십여시(十如是)가 3세간에 갖추어짐을 말한다. 10여시는 이와 같은 성품[如是性], 모습[如是相], 바탕[如是體], 힘[如是力], 작용[如是作], 원인[如是因], 조건[如是緣], 결과[如是果], 갚음[如是報] 그리고 이와 같은 처음과 끝이 궁극에 같음[如是本末究竟等]이다. 십여시는 『법화경(法華經)』 「방편품(方便品)」에서 제법실상(諸法實相), 즉 모든 존재의 참모습을 묘사한 표현이다. 모든 존재의 성품이나 모습, 그 원인과 결과 등이 ‘이와 같다’는 것은 곧 성품이나 모습 등이 ‘실상 그 자체임’을 뜻한다. 3세간은 오음세간, 중생(衆生)세간, 국토(國土)세간으로, 『대지도론(大智度論)』에 설해져 있다. 오음세간은 개개의 존재라면, 중생세간은 그들이 무리를 이룬 것이고, 국토세간은 존재가 의지하고 살아가는 세계에 해당한다. 이처럼 100법계 각각에 십여시가 갖추어져 있고 그들은 3세간을 이루고 있으므로 ‘3천 세간’이라 말한다. 이때 숫자는 비록 3천이지만, 제법(諸法)은 실로 헤아릴 수 없으므로[無量], 100법계 혹은 3천 세간 등에서의 숫자는 궁극적으로는 말이나 생각으로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님[不可思議]을 나타내고 있다.
일상에서 한 생각이 일어날 때 곧 3천 세간의 일체법이 갖추어진다고 하는 것은, 한 생각이 일체법을 만들어 내는 것도 아니고 일체법이 있어서 한 마음을 생겨나게 하는 것도 아니다. 즉 한 마음과 일체법이 서로 앞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즉(相卽)한다는 의미에서 ‘일념삼천’이라고 한다.
조송(趙宋) 시기 천태가에서는 일념삼천의 관법(觀法)을 닦을 때, 그 대상인 ‘한 생각[一念]’의 성격에 따라 진심관(眞心觀)과 망심관(妄心觀)으로 나뉘었다. 진심관은 일체 사물의 본체(本體)이며 진여의 이치[眞如之理]인 청정한 마음을 관법의 대상으로 삼는 것인데, 이것은 범천 경소(梵天慶昭)나 고산 지원(孤山智圓)을 중심으로 한 산외파(山外派)의 입장이다. 반면 망심관은 범부의 평상시 마음을 대상으로 하여 찰나찰나 일어나는 이 마음에 삼제(三諦)가 원융한 삼천 법계가 갖추어 있음을 관하는 것으로서, 이는 사명 지례(四明知禮)를 중심으로 한 산가파(山家派)의 입장이다. 지례는 천태에서 원교(圓敎)의 관심(觀心)은 반드시 미혹한 범부의 마음을 살펴서 삼제가 원융한 제법실상을 체득하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이 두 설은 지의(智顗)와 담연(湛然)의 교설에 근거하여 세워졌는데, 진심관은 화엄종(華嚴宗)의 유심연기설(唯心緣起說)과 가까워 천태가의 실상론(實相論)적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하며 정통으로 삼지 않았다.
· 집필자 : 오지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