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열전(東師列傳)』은 1894년(고종 31)에 해남 대둔사(大芚寺) 출신의 범해 각안(梵海覺岸, 1820~1896) 스님이 편술한 삼국시대~조선 말까지의 고승 198명의 행적을 정리한 고승전(高僧傳)이다. 각안 스님은 자서전(自序傳)을 통해 ‘여러 전쟁으로 인해 문서가 많이 소실되어 믿고 고찰할 만한 승전이 없게 되었으므로 우리나라 승려들이 세상에 있을 때의 일들을 채집하고, 선각자들의 행적을 갖추어 후학의 경계로 삼으려 한다’는 『동사열전』의 편술 목적을 밝히고 있다. 『동사열전』은 6권 3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승려들의 행장, 비문, 문집과 금석문 등을 비롯하여 지리지와 읍지, 사지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고승들은 대부분 조선 후기의 승려들이며 그중에서도 편양파 대둔사 계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삼국시대부터 조선 말까지 전 시기를 망라하는 통시적 승전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크다.
『동사열전』 권5에 수록된 보경선사전(寶鏡禪師傳)에는 청허 휴정(淸虛休靜, 1520~1604) 스님의 13세 법손이자 춘담 대연(春潭大演, 생몰년 미상) 스님의 법맥을 계승한 보경 혜경(寶鏡慧璟, 1819~1895) 스님의 전기가 수록되어 있다. 보경 스님은 16세에 불명산으로 들어가 구족계를 받고 여러 강당을 돌아다니며 두루 경학(經學)을 공부하다가 춘담 스님에게 법을 이었다. 이후 스님은 불명산 화암사에서 공주 마곡사로 거처를 옮겨 함께 살았다고 전한다. 한편 『동사열전』 권5 보경선사전에서는 보경 스님이 『동사열전』이 편술된 1894년(고종 31)까지 생존해 있다고 하여, 당시까지 스님이 마곡사에 거처하였음을 알려준다.
『동사열전』 권5 보경선사전의 원문과 번역문은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에서 제공하고 있다.
번역문
스님은 뒷날 불명산 화암사(華庵寺)로부터 공주 마곡사(麻谷寺)로 거주처를 옮겨 스승과 제자가 함께 살았으며, 내재(內財, 學德)와 외재(外財, 財物)를 구족하였다. 스님은 『식화전(殖貨傳)』을 많이 읽었다. 갑오년(1894) 현재 보경 스님은 살아 계시며 그의 나이는 76세이다.
원문
自佛山華庵寺 移居公州麻谷寺 師子并居 外內財具足 多讀貨殖傳 甲午生 存年七十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