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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가사 (3) 사명대사 유정 ― 조선 후기 가사의 변천 양상

사명당대사 유정(四溟堂 惟政, 1544–1610)은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이끌어 나라를 구한 호국 고승으로서 그의 진영이 현재 약 22점이나 전해진다. 이는 조선시대 고승 가운데 가장 많은 수량으로, 당시 사명대사가 갖던 특별한 위상을 알 수 있다. 이들 진영에 그려진 가사는 단순한 의복 표현을 넘어 조선 후기 불교 복식의 변천 과정을 생생히 담고 있다.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300여 년간 제작된 이 진영들을 통해 가사의 색채와 문양, 장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다.
대구 동화사 사명대사 유정 진영 (국가유산포털)
<표> 현존 사명대사 진영 현황[1]박주영(2018), 「 四溟 惟政(1544-1610) 眞影 硏究 」,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번호 공식 진영 명칭 조성 시대 소장처
1 동화사 사명당대선사진영 1796년 중수 대구광역시 동구 도학동 동화사
2 봉정사 송운당대선사진영 1768년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봉정사
3 표충사 사명당대선사진영 1773년 추정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사
4 용추사 대광보국숭록대부의정부 영의정선교도총섭 송운대선사지진 1781년 중수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 용추사
5 대곡사 유명조선대광보국승대장 사명당진영 1782년 경상북도 의성군 다인면 대곡사
6 영은사 설선당 대광보국숭록대부 사명당대선사진영 1788년 추정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영은사
7 광흥사 사명당유정대선사지진 18세기 경상북도 안동시 서후면 광흥사
8 보경사 원진각 복국우세사명대선사진영 1847년 추정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사
9 동국대박물관 홍제존자송운당대화상지진 19세기 초~중반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 동국대박물관
10 은해사 백흥암 홍제존자분충감난사명진 19세기 후반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백흥암
11 해인사 홍제암 사명당대선사지진 19세기 후반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해인사
12 수정사 홍제존자 사명당대선사지진 19세기 경상북도 의성군 금성면 수정사
13 범어사 대광보국숭록대부양국도총섭 사명당대선사진영 19세기 부산광역시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14 고운사 대각등계홍제존자사명당진영 19세기 말~20세기 초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고운사
15 보스턴박물관 대광보국숭록대부홍제존자 사명당대사 조선 후기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박물관
16 통도사 대광보국숭록대부홍제존자 사명당대선사지진 조선 후기 경상남도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
17 압곡사 대각등계홍제존자사명당진영 조선 후기 경상북도 군위군 고로면 압곡사
18 선암사 선교양종팔도도총섭국일도대선사사명송운당유정지진 1904년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선암사
19 마곡사 사명당대선사유정진영 1927년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마곡사
20 갑사 사명당대선사진영 20세기 초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갑사
21 유가사 도성암 사명당지진 20세기 초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유가사
22 불암사 송운당대선사진영 20세기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불암사
17세기~18세기 중반 ― 사실적 표현 초기 진영인 동화사본, 봉정사본, 밀양 표충사본 등은 실제 가사의 모습을 충실하게 그려냈다. 겉감은 홍색으로 표현되었고 겹가사 안감에는 주황·청·녹·청록 등 다른 색을 써 대비를 주었으며, 장삼은 감색·청색·녹색 등으로 다양해 홍가사와의 색상 대비를 이루었다. 전상(田相) 문양은 굵고 뚜렷해 법의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고, 동화사본에는 엽(葉) 부분에 당초문, 가사의 바탕면인 복전(福田)에는 점문(點文)과 바람개비형 무늬가 세밀히 표현되었다. 옷주름은 선으로 구획해 진한 색을 덧칠하는 도식적으로 처리했으며, 가사 고정은 환과 빗장으로 구성된 금속제 장식구가 주류였으나 일부에서는 영자(纓子)가 드러나기도 했다.
18세기 후반~19세기 중반 ― 색채 대비의 혁신 용추사본, 대곡사본, 영은사 설선당본 등에서는 색채 대비가 두드러졌다. 겉감은 홍색, 안감은 청·녹·감색으로 달리해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고, 음영은 이전의 도식적 처리와 더불어 색의 농담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전상은 단순화되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늘었으며, 가사 끝단에 당초문(唐草文)이 더해지고 18세기 말부터는 천왕문첩@항목연계도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가사 고정 방식은 금속제 장식구와 영자가 함께 사용되었으며, 같은 화면에서도 존상마다 다르게 표현되었다. 영자의 색채는 오정색(五正色, 청·적·황·백·황)을 넘어 홍·청·황·백 등으로 확장되었고, 매듭 수도 늘어나 장식성이 한층 강화되었다.
19세기 후반~20세기 ― 화려함의 극대화 은해사 백흥암본, 해인사 홍제암본, 범어사본 등 후기 진영들에서는 장식성이 극도로 화려해진다. 가사 안감과 겉감이 모두 홍색 계열로 통일되면서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느낌을 준다. 음영은 더욱 자연스러워져 입체감이 강화되었다. 문양에서는 당초문과 천왕문첩이 주를 이루며, 전통적인 전상의 표현은 오히려 축소된다. 이는 시대가 변하면서 전통보다는 장식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이 시기 진영에서는 영자가 실제보다 길게 그려져 어깨를 넘어 팔까지 흘러내린 듯 표현되었고, 색채도 전통적인 오정색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색으로 변주되었다. 또한 금속 장식과 함께 배치되면서 가사의 장엄함이 한층 두드러졌다.
가사 변천의 문화사적 의미 300여 년간 이어진 사명대사 진영 속 가사의 변화는 조선 후기 불교문화의 전개 양상을 한눈에 보여준다. 초기의 사실적 표현에서 중기의 청·홍의 색채 대비를 거쳐 후기의 화려한 장식성에 이르는 흐름은 불교문화의 안정과 성숙을 반영한다. 특히 가사 장식이 점차 화려해진 것은 사명대사 진영이 개인의 초상화를 넘어 종교적 숭배 대상으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밀양 표충사 사명대사 유정 진영 (국가유산포털)
· 집필자 : 수행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박주영(2018), 「 四溟 惟政(1544-1610) 眞影 硏究 」, 고려대학교 석사학위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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