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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윤달 가사불사

윤달 가사불사는 윤달이 든 달에 재가 신도가 대대적으로 참여하여 스님들을 위해 가사를 만들어 공양하는 일을 가리킨다. 승가 중심의 수계식 가사공양을 제외하고, 재가자가 주도하는 가사공양은 현재 하안거 해제일 공승법회와 윤달 가사불사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하안거 공습법회는 부처님 재세시의 우안거 전통에서 유래한 보편적 불교의례인 반면, 윤달 가사불사는 한국 고유의 시간 개념과 불교 전통이 결합하여 발전한 독창적 문화이다.
2023년 통도사 윤달 가사불사 :(세계문화유산 영축통림통도사)
윤달 가사불사의 문화적 배경 윤달에 가사불사를 하게 된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다음과 같은 전통에서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에서는 윤달에 종교적 실천 행위가 특별히 증가하는 일이 포착된다. 특히 불교 신행과 관련하여, 고려시대에는 윤달이면 왕실에서 백좌도량(百座道場)을 열고 대장경을 찬하는 한편, 국왕이 직접 사찰에 거둥하여 불공을 올렸다는 기록이 보인다. 즉, 윤달이라는 비일상적인 시간에 특별한 종교적 실천 행위를 통해,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적·국가적 문제를 극복하려고 한 역사적 전통이 존재한 것이다. 이런 윤달의 종교 실천과 함께 민간의 수의 제작 풍습 또한 현재의 윤달 가사불사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근래까지만 해도 윤달에 수의를 미리 만들어 두면 장수한다는 믿음 때문에 윤달에 부모의 수의를 만드는 일이 흔했다. 민간의 윤달 수의 만들기 문화는 곧 스님의 옷인 가사 제작하기와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종교적 의미가 깊은 윤달과 '수의 만들기' 전통이 결합해 윤달 가사불사가 자리 잡게 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1]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기사문을 참고. 구미래(2020.05.23.), “윤달의 가사불사”,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132
현행 윤달형 가사불사 사례 1. 통도사 (2025년) 영축총림 통도사는 매번 돌아오는 윤달에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가사불사를 진행하는 사찰로 꼽힌다. 2025년에는 6월 25일부터 윤달 가사불사를 설행하여 8월 12일 설법전에서 회향식을 봉행했다. 통도사는 영산전을 가사당으로 삼아, 명천 스님을 도편수로 하여 49일간의 불사를 거행했다. 불사를 마무리하고 스님들께 가사를 공양하는 회향의례에서는 “이운의식-점안의식-가사봉정-법회”로 이어졌으며, 법회는 “개회-삼귀의-가사불사 공로자 감사패 수여-주지 스님 인사말-공지사항-사홍서원-폐회” 순으로 진행되었다. 2. 화엄사 (2017년) 지리산 화엄사는 부설기관 ‘화엄불교복식연구소’를 통해 불교 복식의 핵심인 가사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서산대사와 벽암대사의 가사를 소장하고 있는 사찰로서 가사불사에 대한 관심은 2017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대장정의 윤달 가사불사 재현으로 나타났다. 그해 7월 경내 범음료에 가사도감을 설치하고 침선반 신도들이 직접 가사 제작에 참여하여 모두 300여 벌의 가사를 지었다. “화엄사 가사 공승재”라는 명칭으로 설행된 회향의례에서는 현대의 일반적인 불교법회 절차와 전통의 가사불사 절차인 “가사 점안의식-이운의식-봉정식”이 융화된 의식을 여법하게 치렀다. 3. 조계사 (2003년) 조계사는 조계종 총본산으로서 오랫동안 전통 방식의 윤달 가사불사를 이어왔다. 물론 현재는 전문 가사 조성·전승 기구인 ‘가사원’에서 가사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당시 조계사 윤달 가사불사는 현재의 가사원 체제와는 다른, 재가자 중심의 참여형·수행형 불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2003년 조계사 윤달 가사불사를 살펴보면, 8월 말부터 66일간 정성을 다해 가사를 조성하였다. 봉사자 45명과 동참자 1,382명이 참여한 대규모 불사였다. 신도회관 2층과 3층에 가사도감을 마련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행 정진처럼 가사 제작이 이루어졌다. 성오 스님이 의식을 주관하시고, 2025년 현재 조계종 가사 명장이신 무상 스님이 도편수를 맡으셨다. 조성된 가사는 11월 초 회향법회에서 스님들께 봉정됐으며, 봉사자들이 직접 가사도감에서 대웅전으로 가사를 이운하는 의식이 장대하게 펼쳐졌다.
한국 윤달 가사불사의 의의 한국 윤달 가사불사는 사사공양(四事供養)이 중심이 되는 일반적인 공승의례와 달리, 오직 가사 공양만을 위해 이루어지는 불사라는 점이 독특하다. 또한 신도들이 오랜 가사 제작 기간을 자기 수행의 실천장으로 삼는 재가불자 중심의 신행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현재는 시주에만 참여하는 방식이 우세하게 되었지만, 윤달이라는 특별한 시기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승보를 향한 보시를 통해 공덕을 쌓으려는 전통은 여전히 계승되고 있다.
2023년 통도사 가사 점안의식 번기 행렬 (세계문화유산 영축통림통도사)
· 집필자 : 수행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기사문을 참고. 구미래(2020.05.23.), “윤달의 가사불사”,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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