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의식을 통해 가사가 불단에 봉안되면 상단 점안의식이 거행된다. 상단 점안의식은 불보살을 도량에 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가사에 성물로서의 신성성이 부여되도록 청하는 절차다. 상단의식은 기본적으로 일반 불공의식의 구조를 따르되, 가사 점안에 특화된 절차를 포함한다. 청사(請詞) 부분이 확장되며, 가사통문불(袈裟通門佛)·정대게(頂戴偈)·수가사(受袈裟)·정대진언(頂戴眞言) 등의 의식이 더해진다.
2017년 화엄사 가사공승재_불단에 새로 조성된 가사를 올리는 모습
전체 절차와 구성
상단 점안의식의 전체 절차는 네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불보살을 도량에 청하는 소청 과정이 전개된다. 거불에서 시작하여 보소청진언→유치→청사→향화청→가영→헌좌진언의 순서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성중(聖衆)을 청하고 법좌를 마련한다.
이어지는 공양 과정에서는 정법계진언→공양게(다게)→진언권공(변식진언, 시감로수진언, 일자수륜관, 유해진언 등 사다라니)→예공→보공양진언→보회향진언→원성취진언→보궐진언→탄백→시수진언의 절차가 설행된다.
점안의식의 핵심은 가사를 스님들께 봉정하고 스님들이 이를 수(受)하는 단계이다. 여기에서는 정대게(授하는 이)→수가사→정대게(受하는 이)·정대진언으로 이루어진다. 스님들이 새 가사를 수하면 점안의식은 완료된다.[1]이후 축원이 이어지고 가사불사 전체 과정을 회향한다. 의식에 따라서는 하단에 퇴공(退供)하여 유주무주 고혼에게 시식(施食)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각종 재앙을 물리치는 힘을 지닌 가사천 조각을 재가자들에게 나누어 몸에 지니도록 하며 의식을 마친다.
상단 가사 점안의 특징적 절차
1. 청사의 확장
일반 불공에서와 달리 삼신불을 비롯하여 가사당세계의 제불, 약사유리광불, 아미타불, 자시미륵불, 과거·현재·미래 불법승 삼보, 범천·제석천·사천왕·호법선신·일체영기에 이르기까지 시방의 모든 성중을 도량에 청한다. 청사는 각 성중마다 따로 부르는 각청(各請) 방식으로 진행되며, 매 성중의 청사 뒤에 향화청(香花請)과 가영(歌詠)이 이어진다.
2. 가사통문불
일반 예공 절차에서 하는 '지심정례 공양~' 독송 대신에, 가사통문불을 송한다.[2]의례 전통에 따라 일반 예공 의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예공 절차를 ‘가사통문불’로 대신하는 사례는 다음의 경우를 따랐다. 지안 스님 편저, 『불교행사 시리즈 10: 점안의식 (하)』, 2015, 도서출판 하이, 172-173쪽. 가사통문불은 가사당세계 상품·중품·하품의 제불을 차례로 염송하며 귀의하고, 삼보에 증명을 청하여 불사의 원만한 성취를 기원하는 내용이다.
가사당세계(袈裟幢世界)에 귀의하나이다. 상품회상(上品會上) 제일 금강당불(金剛幢佛), 제이 아미타불(阿彌陀佛), 제삼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제사 미륵존불(彌勒尊佛), 제오 아촉불(阿閦佛), 제육 묘색신불(妙色身佛), 제칠 묘음성불(妙音聲佛), 제팔 향적광불(香積光佛), 제구 대통지여래불(大通智如來佛), 가사당세계에 귀의하나이다. 중품회상(中품會上) 제일 유위불(維衛佛), 제이 시기불(尸棄佛), 제삼 패엽불(貝葉佛), 제사 구류손불(拘留孫佛), 제오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 제육 가섭불(迦葉佛), 제칠 교주 석가모니불(敎主 釋迦牟尼佛), 가사당세계에 귀의하나이다. 하품회상(下品會上) 제일 청정법신 비로자나불(淸淨法身 毘盧舍那佛), 제이 원만보신 노사나불(圓滿報身 盧舍那佛), 제삼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千百億化身 釋迦牟尼佛), 제사 구품도사 아미타불(九品導師 阿彌陀佛), 제오 당래하생 미륵존불(當來下生 彌勒尊佛), 진심으로 삼보(三寶)께 원하옵나니 큰 자비로 증명법사(證明法師)가 되어 불사(佛事)를 성취케 하소서.
3. 정대게
시주자가 가사를 정수리에 받들고 스님께 가사 공양하기 전, 그를 축원하는 정대게가 독송된다. 가사 조성 시주자의 현세 복덕 증장과 일문 권속의 안녕, 그리고 궁극적으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성취하고자 기원하는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대비의 청정하신 손으로
모든 중생을 거두고 항상 기억하시어
온갖 횡액과 어려움으로부터
근심 없고 편안한 즐거움을 얻게 하시네.
재올리는 이의 보체는 복과 원을 얻어서
가사를 만들어 이제 머리에 이었으니
현실에서 복과 수명 늘어나고 재해가 없어지며
벼와 곡식 풍성히 익어 (가세가) 나날이 점점 일어나며
이 한생에 재해가 다시는 침범치 못하게 하고
후생에서는 최상의 보리과를 얻게 하여지며
일문의 권속들이 모든 어려움을 떠나서
동시에 이익을 얻어 청정케 하여지이다[3]한글 번역은 다음 책의 내용을 따름. 김경숙·안명숙(2005), 『한국의 가사 』, 대원사, 156쪽.
4. 수가사
스님들이 가사를 받으면서 독송하는 의례문이다. 이 가사가 어떤 가사인지, 그 길이와 폭, 조수, 품수, 할절의 여부를 차례로 밝힌다.
대덕은 일심으로 나의 제자 아무개를 생각해 주소서.
몇 장, 몇 단, 몇 조, 몇 품 되는 한 벌의 이 승가리를 지어 입습니다.
옴 마하가바바다 숟제 사바하[4]한글 번역은 김경숙·안명숙(2005), 위의 책, 156-157쪽.
5. 정대게·정대진언
스님이 가사를 받아 정수리에 받들고 정대게와 정대진언을 독송한다. 정대게에서는 가사를 찬탄하며 이를 공경히 수용함을 선언한다. 이어지는 진언과 함께 가사를 입는 수행자로서 법의를 놓지 않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서원을 담는다.
훌륭한 해탈의 옷
위없는 복전의 옷을
내 이제 머리에 이고 받으니
세세생생 언제나 얻어 입게 하소서
옴 마하가바바다 숟제 사바하[5]한글 번역은 김경숙·안명숙(2005), 위의 책, 157쪽.
2023년 통도사 가사 점안의식_가사를 수하시는 스님 (세계문화유산 영축통림통도사)
· 집필자 : 수행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이후 축원이 이어지고 가사불사 전체 과정을 회향한다. 의식에 따라서는 하단에 퇴공(退供)하여 유주무주 고혼에게 시식(施食)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각종 재앙을 물리치는 힘을 지닌 가사천 조각을 재가자들에게 나누어 몸에 지니도록 하며 의식을 마친다.
- 주석 2 의례 전통에 따라 일반 예공 의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예공 절차를 ‘가사통문불’로 대신하는 사례는 다음의 경우를 따랐다. 지안 스님 편저, 『불교행사 시리즈 10: 점안의식 (하)』, 2015, 도서출판 하이, 172-173쪽.
- 주석 3 한글 번역은 다음 책의 내용을 따름. 김경숙·안명숙(2005), 『한국의 가사 』, 대원사, 156쪽.
- 주석 4 한글 번역은 김경숙·안명숙(2005), 위의 책, 156-157쪽.
- 주석 5 한글 번역은 김경숙·안명숙(2005), 위의 책, 1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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