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袈裟)는 그 형상의 어떤 요소를 부각하느냐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이러한 명칭에는 수행자의 생활 방식과 불교 교학이 직관적으로 담겨 있다. 한 땀 한 땀 이어 붙인 천 조각들은 욕심을 걷어 내고 중생의 복전을 이루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형상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논밭의 형상을 닮은 가사, 전상의(田相衣)_심향사 성오 스님 가사 부분 (2025년 서울공예박물관 가사 특별전 직접 촬영)
할절의(割截衣)
'할절'은 ‘천을 잘라 잇는다’는 뜻으로, 두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분소의(糞掃衣)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것으로 새 옷이 아닌 헌 옷을 주워 착용했기 때문에 낡고 조각난 옷을 꿰매어 입음으로써 생겨난 유형이다. 두 번째는 외도(外道)와 복장의 차이를 두거나, 작은 조각을 냄으로써 일반인의 의재(衣材)로서는 무가치한 것으로 만들면서 생겨난 유형이다.[1]이순덕(1995), 「한국가사에 대한 연구」,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1쪽. 하지만 교단이 점점 커지면서 분소의의 의재를 더 이상 충당할 수 없게 되자 교단은 시주(施主)를 받아들이게 되었다.[2]『사분율』 권 제40, (대정장 22, p. 854 c). "願聽諸比丘慾著檀越施衣 慾著糞掃衣者 隨意著. 聽諸比丘隨意著檀越施衣糞掃衣" 이러한 두 번째 할절의의 형태가 조(條)와 제(堤)로 구분되는 '전상의'(아래 소제목 설명)로 발전하게 된다. 할절의는 무소유의 정신을 시각화한 법의로, 한 땀마다 덧대어진 누더기는 ‘제법무아(諸法無我)’의 가르침을 상징한다.
납의(衲衣)
납(衲)은 ‘기워 잇다’는 뜻으로, 여러 조각을 덧대어 만든 가사의 총칭이다. 새 천을 쓰지 않고 헌 옷과 낡은 천조각을 주워 이어 입던 초기 수행 전통을 반영한다. 승려 자신을 낮추어 납자(衲子)라 부르는 어원도 여기서 비롯되었다.
전상의(田相衣)·복전의(福田衣)
전상의는 논밭의 형상을 따라서 이름지은 가사다. 『사분율』 권40에 따르면, 부처님이 왕사성 근처 남쪽으로 유행(遊行)하시다가 줄 맞춰 갈라진 밭두렁을 보시고 아난에게 ‘이것은 세간의 복전(福田)이니, 출세간의 복전인 승가의 가사[3]『대정장』 T22 no. 1428, 728b05-08. “世尊與阿難遊行王舍城南,見田畦整齊,水溝分列,便告阿難言:此是世間福田;汝等比丘,當作出世間福田,縫僧伽梨亦應如是相."도 이렇게 만들라’고 지시한 데서 그 형태가 유래한다.
이러한 연유로 가사를 ‘복전의’라고도 한다. 밭이 곡식을 길러내어 사람을 이롭게 하듯이, 스님이 가사를 두르고 중생에게 불법을 전하는 일은 자타(自他)가 함께 복덕을 증장시키는 행위라는 의미에서이다.
방복(方服)
'방복'(方服)은 가사를 평평하게 펼치면 사각형(방형)이므로 이러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 삼의(三衣)@, 즉 승가리, 울다라승, 안타회는 모두 방형(方形)의 천이므로 '방포(方袍)'라 부르기도 한다. 네 귀가 방정하게 갖추어진 외형은 법(法)의 바름과 균등함을 상징한다.
낙자(絡子)
낙자는 안타회를 소형화하여 끈을 달아 두 어깨에서 가슴 앞으로 걸치도록 한 형태의 가사이다. 괘락(掛絡)·괘자(掛子)라고도 한다. 작업·경행(經行)처럼 활동량이 많은 수행 시에 편의상 착용한다. 율경에는 그 명칭이 드러나지 않지만, ‘가사를 벗지 않는다’[4]『교계신학비구행호율의(敎誡新學比丘行護律儀)』 「재사주법(在寺住法)」 7-8조. 『大正藏』T45 no. 1897, 871a11-12. “七,摺七條須預前著五條,八,若脫五條,則須著七條,不得離處.” 는 계율을 지키면서도 작업을 가능케 한 실용적 법의로 의미가 남다르다.
만의(曼衣)
만의는 '통가사'로, 조(條)를 아예 나누지 않고 한두 장의 천만으로 지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가사이다. 조계종 품계 규정에 따르면 사미·사미니가 쓰는 ‘가장 낮은 단계의 가사’로 분류되며, 직사각 천에 끈만 달아 어깨에 걸친다. 만의는 단순함과 간소함을 통해 번뇌를 통과하라는 수행자의 초발심(初發心)을 담는다.
· 집필자 : 수행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이순덕(1995), 「한국가사에 대한 연구」, 영남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1쪽.
- 주석 2 『사분율』 권 제40, (대정장 22, p. 854 c). "願聽諸比丘慾著檀越施衣 慾著糞掃衣者 隨意著. 聽諸比丘隨意著檀越施衣糞掃衣"
- 주석 3 『대정장』 T22 no. 1428, 728b05-08. “世尊與阿難遊行王舍城南,見田畦整齊,水溝分列,便告阿難言:此是世間福田;汝等比丘,當作出世間福田,縫僧伽梨亦應如是相."
- 주석 4 『교계신학비구행호율의(敎誡新學比丘行護律儀)』 「재사주법(在寺住法)」 7-8조. 『大正藏』T45 no. 1897, 871a11-12. “七,摺七條須預前著五條,八,若脫五條,則須著七條,不得離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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