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열전(東師列傳)』은 범해 각안(梵海覺岸, 1820~1896) 스님이 우리나라 역대 고승들에 관한 기록을 모아 편집한 고승전이다. 범해 각안 스님은 1833년 두륜산 대흥사(大興寺)에서 출가하였으며, 대흥사의 대강사(大講師) 13명 중 한 명이다. 스님은 일생에 걸쳐 여러 저술을 남겼다. 『동사열전』은 6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총 197명의 고승과 불교인 2명의 전기를 수록하고 있다. 내용은 각 스님들의 가족관계, 출신지, 사제관계, 행적 등을 기술하고 있으며, 내용이 객관적이고 자세하여 우리나라 역대 고승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동사열전』 권4에는 「방월선백전(傍月禪伯傳)」이 수록되어 있다. 해당 전기의 주인공인 방월 선백 즉, 삼담 의연(三潭義演, 생몰년 미상) 스님은 조선 후기 은해사에 주석하였던 승려로 전국의 명산 고찰을 돌아다니며 참선과 수학에 몰두한 스님이다. 「방월선백전」에서는 스님이 부인과 자식이 있었으나 불교에 귀의하여 출가한 사실, 통도사에서 용암 스님에게 대승보살계를 받은 후 월출산, 백양산, 가야산, 팔공산 등을 돌아다니며 수행한 사실 그리고 첨찰산에서 춘담 스님의 법통을 이은 사실 등을 기술해 두었다. 아울러 스님의 이타행과 수행 기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방월선백전」의 말미에는 운봉(雲峯) 스님→진봉(珍峰) 스님→금담(金潭) 스님→춘담(春潭) 스님으로 이어지는 스님의 법통과 함께 그 문손들이 삼담 의연 스님대에서 끊겼음을 아쉬워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
원문
傍月禪伯傳
師名義演。字白蓮。號三潭。禪號傍月。姓車氏。羅州慈恩人。在家成雁禮。亦有已出。忽聞踰城古事。離其己屬。投入頭輪春潭養玉禪德。下髮上戒。雲遊名山。叅訪知識。住通度寺普光殿龍岩禪會。燒臂受大乘菩薩戒。伽倻八公智異金剛妙香九月龍門鷄龍白羊月出。一一結夏。晩入尖察山。指[1]指는 拈의 오자이다.香於恩師。久居雙溪寺。織屨而施無告者。采蔬而救飢病者。逢人則勸念通經。盡[2]盡은 晝의 오자이다.行夜坐。不忘本分。不擇處而處之。人言處卑。則曰此是第一道場。人言紛擾。則曰此是極樂世界。年高臘長。怡然坐化。雙溪如咽。三寶失主。婦女。聞之而泣。樵童。聽之而悼。於雲峯爲四世。珍峰之三世。金潭之孫。春澤[3]澤은 潭의 오자인 듯 하다.之子。浩然之門兄。靑霞之從兄弟。而其孫不振。嗚呼局哉。
번역문
방월선백전
스님의 법명은 의연이고 자는 백련이며, 호는 삼담이고 선호는 방월이다. 속성은 차씨이고 나주 자은에서 출생한 사람이다. 스님은 출가 이전 속가에 있었을 적에 안례를 치렀고 부인과의 사이에 아이도 낳았으나 어느 날 갑자기 부처님께서 왕성을 넘어 출가하였다는 고사를 듣고 자기의 권속들에게서 떠나 두륜산의 춘담 양옥 선덕에게 몸을 의탁하여 머리를 깎고 계를 받았다.
구름처럼 이름난 산문을 돌아다니면서 선지식들을 두루 참방한 끝에 양산 통도사 보광전 용암 스님의 선회에서 소비의식을 치르고 대승보살계를 받았다.
스님은 그 뒤로 가야산·팔공산·지리산·금강산·묘향산·구월산·용문산·계룡산·백양산·월출산 등지에서 각각 한 철씩 결하를 마치고, 만년에는 첨찰산으로 들어가 은사인 춘담 스님의 조실에서 향을 사르고 법통을 계승하였다.
스님은 비교적 오랜 세월 동안 쌍계사에 머물면서 짚신을 삼아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며, 나물을 캐다가 주리고 병든 이들을 도와주었다. 사람을 만나면 염불과 불경 공부하기를 권유하였으며,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좌선을 하면서 출가의 본분을 잊지 않았다.
스님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거처하여,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 너무 나쁘다고 말하면 스님은 웃으면서 말하기를, “이곳이 제일 좋은 도량이다.”라고 하고, 사람들이 장소가 너무 시끄럽다고 말하면 스님은 또 말하기를, “이곳이 나에게는 극락세계이다.”라고 하곤 했다.
나이도 많아지고 법랍도 늘어가던 어느 날 편안한 모습으로 앉은 채 세상을 떠나시니, 쌍갈래 흐르는 냇물도 오열하는 것 같았고 삼보도 주인을 잃고 말았다. 부녀자들은 스님이 열반했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흘렸으며, 초동들도 그 소식을 듣고 슬퍼하였다.
스님은 운봉 스님의 4대 법손이고 진봉 스님의 3대 법손이며, 금담 스님의 손자 제자이고 춘담 스님의 법자이다. 호연 스님은 불문의 형이고 청하 스님과는 종형제지간이다. 그러나 그 문손들이 번성하지 못하고 스님의 대에서 그치고 말았으니, 아! 슬픈 일이로구나.
관련주석
- 주석 1 指는 拈의 오자이다.
- 주석 2 盡은 晝의 오자이다.
- 주석 3 澤은 潭의 오자인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