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 퇴운 신겸
퇴운 신겸(退雲信謙, 미상) 스님은 환성 지안(喚醒志安, 1664~1729) 스님의 문중인 괄허 취여(括虛取如, 1720~1789) 스님의 3세손이다. 스님은 18세기 전반부터 19세기 후반까지 경상도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화승(畵僧)이다.
퇴운 신겸 스님은 1788년부터 1830년 사이에 활동하며 약 50여 점의 불화와 진영을 남겼다. 불화 이외에도 고운사 〈사십이수관음보살도〉(1828)과 같은 불화의 초본, 신륵사 극락전(1809) 벽화 제작, 삼척 신흥사 〈아미타여래좌상〉(1791)·예천 보문사〈아미타여래삼존좌상〉(1811)·군위 지보사〈아미타여래삼존좌상〉(1825)의 불상 개금, 지장사〈목조 전패〉(1806)의 채색, 「은해사 백흥암 극락전 단확공덕기」(1818) 기록의 단청 불사 등 사찰의 다양한 불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정종 태실 석난간 조성과 같은 국가 공역에도 참여하였다.
수행승으로서의 경전 필사
스님의 실천적인 수행은 『화엄경소초』 이후에도 1821년부터 1824년까지 필사한 『묘법연화경요해(妙法蓮華經要解)』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경전은 송나라 선화연간(宣和年間, 1119~1125)에 온릉(溫陵) 개원련사(開元蓮寺)의 비구 계환(戒環)이 해(解)를 붙인 『묘법연화경』의 주석서이다. 신겸 스님이 필사한 『묘법연화경요해』는 서울 청량사본(불교중앙박물관 기탁)으로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절첩본(折帖本)으로 감지(紺紙)에 금으로 글씨를 썼다. 이 필사본은 표지, 축원문(祝願文), 경문(經文), 발원(發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표지는 다양한 색채의 비단으로 배접했다. 권1에는 왕과 왕비, 왕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축원문에 뒤이어 10행 20자의 경문을 썼고, 신겸 스님의 발원문과 변상도(變相圖)를 배치하였다. 각 권에는 시주에 참여한 사찰과 스님들이 기록되어 있다. 권5 발원문에는 스님의 법(法)과 계(戒)를 받은 제자 24명이 계(契)를 만들어 대여섯 해 동안 모은 이자와 원금 30여 냥(兩)을 시주하여 필사를 도운 내용이 적혀 있고, 권3과 권6에는 은해사, 은해사의 운부암, 안흥암, 백흥암 등 스님 45인이 참여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권6과 권7에는 은해사뿐만 아니라 문경 김룡사, 예천 용문사, 의성 고운사와 같은 경상도 인근 사찰을 비롯하여 강원도 고성 건봉사, 충청도 제천 신륵사 등 다른 지역 사찰의 스님들이 기록되어 있다.
신겸 스님의 경전 필사는 스님이 화승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천적 수행과 공덕의 방편으로 꾸준히 사경을 필사하는 수행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불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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