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홍당집(涵弘堂集)』은 함홍 치능(涵弘致能, 1805~1878) 스님의 문집이다. 함홍 스님의 자는 운환(雲寰), 속성은 김해 김씨이다. 13세에 경북 의성군 등운산 고운사(孤雲寺)로 출가하여 구담(九潭) 스님에게 구족계를 받았다. 평생 행한 바가 ‘참’을 키우는 일이었기에 꾸미는 태도가 없었다고 한다. 고운사에서 법랍 56세, 세수 74세로 입적하였다. 청허(淸虛) 스님의 13세손, 환성(喚惺) 스님의 9세손이다.
「삼가 운부암 조실 현판의 운에 따라 [謹次雲浮庵祖室板上韻]」는 『함홍당집』 권1에 수록되어 있는 7언율시이다. 차운시라 밝혔는데 『징월대사시집(澄月大師詩集)』 권2의 「운부 조실(雲浮祖室)」과 운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아, 징월 대사의 시가 조실 현판에 적혀 있었고, 이를 보고 차운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시의 내용을 수(首)·함(頷)·경(頸)·미(尾) 연(聯)에 따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수련에서는 운부암 지역이 신령한데 회(晦) 노스님도 그처럼 걸출하여 이곳에 조실을 지으셨다고 했다. ‘회(晦) 노스님’은 영파 성규(影波聖奎, 1728~1812)를 가리키는 듯하다. 영파 성규의 자(字)가 회은(晦隱)이고 영파 장로는 은해사를 중창한 바 있다. 함련에서는 운부암 주위의 산수를 수행의 관점에서 읊었다. 구름까지 솟은 높은 산이라 세속 장애가 없고 바위를 돌아 흐르는 물에 회포를 쏟아낸다고 했다. 경련에서는 선(禪)과 교(敎)의 이치를 설파했다. 바람이 고요해도 강물에 비치는 달빛을 잡기 어렵다고 하여 선의 경지를 말하고, 바다에 비치는 달그림자가 천상의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하여 수많은 경전에 담긴 이치가 결국 다르지 않음을 표현했다. 미련에서는 제자들이 마음의 향을 오롯하게 살라 공경하면서 조실 스님의 강경(講經)에 참여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함홍당집』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동국대학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에서 원문과 번역문을 제공하고 있다.
원문
謹次雲浮庵祖室板上韻
地靈人傑兩相佳
晦老當年此結齋
山揷雲端無俗障
水環巖下瀉幽懷
禪河風靜光難捉
敎海月彎影不差
一炷心香瞻拜地
宛然高足執經偕
번역문
삼가 운부암[1]운부암雲浮庵 : 팔공산八公山 은해사銀海寺에 부속된 산중 암자이다. 조실 현판의 운에 따라
땅도 신령하고 사람도 걸출하여[2]땅도 신령하고 사람도 걸출하여(地靈人傑) : 당나라 왕발王勃의 「滕王閣序」에 “걸출한 인물이 나오는 것은 그 땅이 신령스럽기 때문이다.(人傑地靈)”라는 말이 나온다. 둘 다 아름다워
회 노사께서 그해 이곳에 재실을 지으셨지
구름 끝에 꽂힌 산은 세속의 장애 없고
바위 아래를 휘감는 물 그윽한 회포 쏟아낸다
선의 강에 부는 바람 고요해도 빛은 붙잡기 어렵고
교의 바다에 달이 굽이쳐 비추어도 그림자 어긋나지 않나니
한 줄기 마음의 향으로 우러러 절하는 곳에
완연히 뛰어난 제자들이 경을 들고 함께한다
관련주석
- 주석 1 운부암雲浮庵 : 팔공산八公山 은해사銀海寺에 부속된 산중 암자이다.
- 주석 2 땅도 신령하고 사람도 걸출하여(地靈人傑) : 당나라 왕발王勃의 「滕王閣序」에 “걸출한 인물이 나오는 것은 그 땅이 신령스럽기 때문이다.(人傑地靈)”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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