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해선사시집(梵海禪師詩集)』은 범해 각안(梵海覺岸, 1820~1896) 스님의 문집이다. 범해 선사의 자는 환여(幻如)로, 해남 대둔사(大芚寺)의 호의 시오(縞衣始悟) 스님에게 편양파(鞭羊派)의 법맥을 이어받았고, 초의 의순(草衣意恂) 스님에게도 수학하였다. 교학과 불교사에 정통하여 『유교경기(遺敎經記)』와 『명수집(名數集)』, 『은적사사적(隱跡寺事蹟)』 등 많은 저서를 남겼다.
「은해사 백흥암 무흡 상인을 생각하며 [憶銀海寺白興庵武洽上人]」는 『범해선사시집』 권2에 수록된 5언절구이다. 백흥암은 은해사에 딸린 암자로서, 873년(신라 경문왕 13)에 창건하여 ‘백지사(柏旨寺)’라 하였고, 1546년에 백흥암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상인(上人)은 승려를 가리킨다. 시의 내용을 기(起)·승(承)·전(轉)·결(結) 구(句)에 따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기구에서는 영남과 호남 천리나 떨어진 곳의 나그네라고 하여 쉽게 오기 어려운 곳에서 찾아왔음을 표현했다. 승구에서는 방문한 이유를 밝혔으니, 소미의 책에 대해 물었다는 것이다. 전구에서는 이제 돌아가면 백흥암 주지가 될 것이라 하여 방문한 승려의 기량이 작지 않음을 표현하였다. 결구에서는 훗날 자신을 생각하리라고 하여, 둘의 만남에 큰 여운이 있음을 표현하였다.
시 내용에서 ‘소미의 책’이란 ‘소미통감’이라고도 불리는 『통감절요(通鑑節要)』를 가리킨다. 『통감절요』는 송나라 휘종 연간에 소미선생(小微先生) 강지(江贄)가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資治通鑑)』을 간추려 엮은 역사서다. 은해사 백흥암의 무흡 상인이 대둔사에 와서 『통감절요』의 미상처에 대해 물어본 일을 회상하며 지은 시이다. 유자들의 필독서이자 중국 역사서인 『통감절요』가 승려 사회에서도 널리 읽혔음을 알 수 있다.
『범해선사시집』은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법장사, 원각사 등지에 소장되어 있으며, 원문 이미지 열람이 가능하다. 또한 동국대학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에서 『범해선사시집』의 원문과 번역문을 제공하고 있다.
원문
憶銀海寺白興庵武洽上人
嶺湖千里客。來叩少微書。
去作白興主。應思此地予
번역문
은해사 백흥암 무흡 상인을 생각하며
영남과 호남 천리의 나그네가 와서 소미의 책[1]소미少微의 책 : 『通鑑節要』. 목판본으로 50권 15책, 국립 중앙도서관 소장. 강지江贄의 호를 덧붙여 일명 『少微通鑑』이라고도 한다. 송나라 강지가 편찬한 것을 1237년 강연江淵이 간행하였다. 『資治通鑑』은 294권 100책에 이르는 거질巨帙로, B.C. 403년(주周 위열왕威烈王 23)부터 959년(후주後周 현덕顯德 6)까지 1362년간의 중국 역사를 편년체編年體로 엮은 통사通史이다. 이 책은 권수가 너무 방대하여 열람하는 데 난점이 있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선정하여 만든 책으로 주자朱子의 『資治通鑑綱目』, 원추袁樞의 『通鑑記事本末』 등 많은 책이 나왔는데, 이 책도 바로 이 중의 하나이다.을 물었네
가서 백흥암 주인이 되거든 이곳의 나를 생각해 주게나
관련주석
- 주석 1 소미少微의 책 : 『通鑑節要』. 목판본으로 50권 15책, 국립 중앙도서관 소장. 강지江贄의 호를 덧붙여 일명 『少微通鑑』이라고도 한다. 송나라 강지가 편찬한 것을 1237년 강연江淵이 간행하였다. 『資治通鑑』은 294권 100책에 이르는 거질巨帙로, B.C. 403년(주周 위열왕威烈王 23)부터 959년(후주後周 현덕顯德 6)까지 1362년간의 중국 역사를 편년체編年體로 엮은 통사通史이다. 이 책은 권수가 너무 방대하여 열람하는 데 난점이 있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선정하여 만든 책으로 주자朱子의 『資治通鑑綱目』, 원추袁樞의 『通鑑記事本末』 등 많은 책이 나왔는데, 이 책도 바로 이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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