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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귀감

뿌리를 심은 유교, 뿌리를 북돋운 도교, 그리고 뿌리를 뽑아 버린 불교, 그 삼교의 핵심을 꿰뚫다
문헌 제목 풀이
삼가귀감(三家龜鑑) 유가(儒家) · 도가(道家) · 불가(佛家)의 본보기가 될 만한 글귀
삼가는 유가 · 도가 · 불가, 셋을 지칭한다. 귀감(龜鑑)은 귀경(龜鏡)과 같은 말로 감(鑑)은 거울 경(鏡)과 같다. 거북으로는 미래의 화복(禍福)을 거북점 쳐서 망설이며 유보하던 일을 결단할 수 있고, 거울은 미추와 생김새를 비추는 도구로서 사물을 가려내는 구실을 한다. 이로써 본보기로 삼거나 교훈으로 삼을 만한 것을 비유하여 귀감이라 하는 것이다.
조선불교중앙교무원 1928년 발행 삼가귀감ⓒ국립중앙도서관
조선불교중앙교무원 1928년 발행 삼가귀감ⓒ국립중앙도서관
문헌 맛보기
옛날의 현인賢人은 말할 때가 된 뒤에야 말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말을 싫어하지 않았고, 마음이 즐거운 뒤에야 웃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웃음을 싫어하지 않았고, 의로운 것을 확인한 뒤에야 취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취함을 싫어하지 않았다. 「유교」 사람들이 나를 소라고 부르거나 말이라고 부르거나 나는 모두 거기에 순응한다. 나에게 실제로 그런 요소가 있어서 사람들이 그런 이름을 붙였을 터이니, 내가 만약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다시 재앙을 입게 될 것이다. 「도교」 죄가 있을 경우 참회하고 악업을 지었을 경우 부끄러워한다면 장부의 기상이 있는 것이다. 또한 허물을 고치고 스스로 새로워지면 죄는 그 마음을 따라 소멸할 것이다. 또한 잘못을 알아차리는 바로 그 찰나의 순간이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될 바탕이 된다. 「불교」
구성과 내용
유교 · 도교 · 불교 삼교의 요체를 기술한 책으로 모두 상 · 중 · 하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확한 저술 시기는 알 수 없으며, 1928년에 조선불교중앙교무원에서 발행한 판본이 전한다. 상권 유교 부문은 북송 시대 유학자로서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주돈이(周敦頤)의 『태극도설(太極圖說)』에 나오는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 곧 ‘무극이면서 태극’이라는 말로 시작된다. 중국 고대 철학에서는 우주 만물의 형성 근원을 ‘무극’이라 여겼다. 이는 형상도 없고 소리나 색도 없으며 시작도 끝도 없고 가리켜 붙일 만한 이름도 없기 때문에 ‘무극’이라 부르는데, 태극은 별도로 있지 않고 그러한 무극의 특성 그대로 태극이라는 의미이다. 이로써 휴정은 유가의 세계관을 단적으로 제기해 보인 것이다. 이어 유가의 공부법과 수행법을 들어 이상적 인간상인 군자란 어떤 인물인가를 제시한다. 그 흐름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중용(中庸)이며, 이것이 또한 바로 주돈이가 말한 태극본무극(太極本無極)이라고 글을 맺는다. 태극 외에 다시 무극이 있는 것이 아니며 모두 태극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정조본말(精粗本末)에는 피차의 차이가 없다는 평등사상을 휴정은 수미일관 조명하고자 하였다. 중권 도교 부분 또한 도가의 우주관을 드러내는 문제를 발단으로 한다. 『노자』의 “뒤섞여 이루어진 그 무엇이 있으니 천지에 앞서 생겨났다[有物混成, 先天地生.]”라는 말을 시작으로 억지로 함이 없는 자연과 천도(天道)의 이치를 설파한다. 외물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도가의 사상을 보여 주는 언구를 핵심적으로 들어 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장자』의 “(도는) 보려 해도 형체가 없으며 들으려 해도 소리가 없다.[視之無形, 聽之無聲.]”라는 도가의 전형적인 세계관과 언어관을 보여 주는 말로 마무리한다. 하권 불교 부분도 “하나의 그 무엇이 여기에 있다. 그것은 본래부터 밝디밝으며 신령스럽고 신령스럽지만 생성한 적도 없고 소멸한 적도 없으니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형상을 그려 나타낼 수도 없다.[有一物於此, 從本以來, 昭昭靈靈. 不曾生, 不曾滅, 名不得狀不得.]”라며 ‘일물(一物)’로 시작된다. 일물은 근원적인 ‘하나의 그 무엇’을 가리킨다. 그 무엇이라고도 결정지어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의 본체, 핵심을 나타낸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어떤 명칭을 붙여도 무방하며 개방되어 있다. 이후 이해와 실천[解行] 두 요소를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실천과 이해가 상응하는 경지를 조사라 한다.[解行相應, 名之曰祖.]”라고 하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두 요소는 선(禪)에서도 빠뜨릴 수 없는 핵심이다. 이해를 논하는 대목에서는 선과 교의 차이, 공안 참구법, 고봉 원묘(高峰原妙)가 말한 참선의 세 가지 요체, 화두 공부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 실천을 논하는 대목에서는 경전의 문구들을 적극 인용하며 실제적인 수행의 요체, 지계(持戒)의 중요성, 염불의 진정한 의미, 출가자의 본분, 선(禪)을 공부하는 자와 종사가(宗師家)의 병통 등을 집어내었다. 삼가의 차이점보다는 삼가를 관통하고 있는 핵심을 공평하게 드러내고자 한 휴정의 의지가 엿보인다.
삼가귀감(三家龜鑑) 권상(卷上) 유교(儒敎) 삼가귀감(三家龜鑑) 권중(卷中) 도교(道敎) 삼가귀감(三家龜鑑) 권하(卷下) 불교(佛敎)

관련자료

  • 서산 휴정의 삼가귀감 정신
    학술논문 은정희 | 동양철학 | 3 | 서울: 한국동양철학회 | 1992 상세정보
  • 三家龜鑑의 書誌學的 硏究 : 禪家龜鑑의 成立과 關聯하여
    학위논문 송일기 | 중앙대학교 대학원 | 1991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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