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정토신앙의 지침서이자 극락왕생의 만인보(萬人譜)
징광사본 『정토보서』 ⓒ불교학술원
문헌 제목 풀이
대승불교의 보살이 원력으로 성취한 국토에는 정토와 예토로 나뉜다. 『아미타경』에서는 극락세계를 "그 국토의 중생은 어떠한 괴로움도 없으며, 다만 즐거움만을 받는다."라고 설명하며, 이 국토의 중생은 모두 불퇴전의 경지이므로 이곳에 왕생하면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정토보서는 성불이 보장된 청정한 국토, 곧 정토(淨土)에 왕생할 것을 권하는 보배로운 글(寶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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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믿음은 일념(一念)이다.
사람이 살아갈 때, 마음이 가고자 하면 몸이 따라가고,
마음이 머물고자 하면 몸도 따라 머무나니, 몸은 항상 생각을 따르기 때문이다.
몸이 죽을 때에도 오직 일념일 따름이다.
일념이 정토에 있으면 반드시 정토에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불보살이 사람들을 왕생하도록 이끌어 줌에 있어서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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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건대, 봄에 먼 길을 갈 때 미리 비옷을 준비하는 것은
소나기가 갑자기 내릴 때 흠뻑 적셔 낭패 당하는 근심을 겪지 않으려 하는 것과 같다. 미리 비옷을 준비하는 것은 정토를 닦는 것을 말한다. 소나기가 갑자기 내리는 것은 대명(大命)이 장차 다할 것을 말한다. 흠뻑 젖는 낭패의 근심이 없다는 것은 악취에 흠뻑 빠져 괴로움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먼저 편안히 쉴 곳을 찾는다면 맡은 일을 방해 받지 않고 처리할 수 있을 것이고, 미리 비옷을 준비한다면 먼 행로를 방해 받지 않고 갈 수 있을 것이니, 정토업을 닦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믿음의 원(信願)을 일으켜야 한다.
저자
백암 성총(栢庵性聰, 1631~1700)
백암 성총(栢庵性聰, 1631~1700)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고승으로 부휴계 법맥을 계승한 인물이다. 법호는 백암(栢庵)이다. 13세인 1643년(인조 21)에 출가하고 3년 후인 1646년에 비구계를 받았다. 18세에는 지리산으로 들어가 취미 수초(翠微守初, 1590~1668)의 문하에 들어가 9년간 수학하였다. 30세 무렵 강을 마치고 조계, 징광, 쌍계 등지에서 선과 교를 함께 선양하며 활동하였다.
백암 성총은 부휴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불서 간행 사업을 주도하여 강학(講學) 전통을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부휴계는 1609년 이후 조계산 송광사를 본거지로 하면서 독자적인 계파로서 성장하였다. 즉 선수의 제자 벽암 각성(碧巖覺性, 1575-1660)이 계파 성립의 기반을 구축한 이래 그 손제자인 성총 대에 이르러 송광사와 보조지눌(普照知訥, 1158~1210)을 매개로 하여 계파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1]전북 완주 송광사의 사적비(松廣寺寺蹟碑)에는 송광사의 전통과 에서 벽암각성에 이르는 부휴계의 계보가 기록되어 있다. 또 송광사 부도전에는 부휴계 적전의 부도탑이 사승 순서대로 세워져 있어 부휴계 주류의 계보와 계파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 1681년 6월에 전남 신안의 임자도 근처에 표류한 중국 선박에서 흩어진 가흥대장경을 수집하여 낙안의 징광사에서 불서 간행에 매진하였다. 이 중 『정토보서』는 성총이 간행한 불서 중 가장 먼저 판각되었다. 1965년경 간행한 섭기윤(葉祺胤) 회편의 징관(澄觀) 『화엄경소초(華嚴經疏鈔)』는 이후 대교과 교재로 채택되며 ‘화엄의 중흥’이라고 할 정도로 강경(講經)과 주석서 편찬이 활발해 조선 화엄학 연구에 큰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그는 자신의 저술도 여럿 남겼으며, 제자들이 간행한 『정토찬(淨土讚)』과 『백암집(栢庵集)』이 있다. 1700년 지리산 쌍계사 신흥암에서 입적하였으며, 제자 무용 수연(無用秀演)이 법을 이었고, 묵암 최눌(默庵最訥, 1717~1790)이 18세기 중반 징광사(1765)와 송광사(1766)에 그의 탑비를 세워 스승의 업적을 기렸다.
구성과 내용
이 책은 백암 성총이 정토신앙의 교리와 왕생 체험담을 묶어 펴낸 종합 정토서이다. 1686년(숙종 12)에 전라도 낙안 금화산 징광사에서 1책의 목판본으로 개간하였다.
1681년 6월, 중국에서 불서를 가득 싣고 일본을 향하던 중 태풍을 만나 신안 앞바다에 표류한 배에서 수습한 책을 백암 성총이 새로 엮어서 펴낸 문헌 중 하나로 대부분의 내용은 중국의 정토서에서 발췌하였지만, 책의 간행과 조선후기 정토신앙의 흥성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편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정토 관련 서적 『정토자량전집(淨土資糧全集)』·『정토신종(淨土晨鐘)』·『귀원직지(歸元直指)』 등에서 발췌하여 편집하였는데 목판본 1책으로 총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극락왕생의 방편으로 염불공덕을 강조했으며, 『아미타경』을 독송할 것을 당부하였다. 제1장은 서문이며, 제2장 「아미타불인지(阿彌陀佛因地)」와 제3장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인지(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因地)」는 정토에 이르는 첫걸음으로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의 전생담을 설명하였다. 제4장 「정토기신문(淨土起信文)」은 정토에의 믿음을 일으키게 하는 글이고, 제5장 「권수정토지업(勸脩淨土之業)」은 정토 수행을 권하는 글이다. 제6장은 염불법문, 제7장은 불시염불십종공덕(佛示念佛十種功德)은 염불과 그 공덕을 나타내는 것이고, 제8장은 염불겸송경왕생(念佛兼誦經往生), 제9장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제10장 염불현응(念佛現應), 제11장 일과염불(日課念佛), 제12장 역대존숙(歷代尊宿)은 왕생하기 위해서는 『아미타경』을 염송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 책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부분은 제13장 정토과험(淨土果驗)이다. 비구·비구니·왕과 신하·선비와 백성들·악인들·축생류에 이르는 주인공들이 염불수행을 통해 극락에 이르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겼다.
관련주석
- 주석 1 전북 완주 송광사의 사적비(松廣寺寺蹟碑)에는 송광사의 전통과 에서 벽암각성에 이르는 부휴계의 계보가 기록되어 있다. 또 송광사 부도전에는 부휴계 적전의 부도탑이 사승 순서대로 세워져 있어 부휴계 주류의 계보와 계파 인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불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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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휴계의 계파인식과 보조유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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