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점안(羅漢點眼)은 부처님의 출가제자인 나한의 형상을 봉안하는 의식이다. 나한은 깨달음을 얻은 아라한(阿羅漢; arhat)에서 비롯한 명칭이다. 초기불교에서 아라한이란 출가한 불제자로서 최고의 수행단계인 아라한과를 증득한 자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응공(應供), 무학(無學), 불생(不生)이라고도 한다.
나한이 본격적으로 신앙화되기 시작한 것은 당나라 현장이 『대아라한난제밀다라소설법주기(大阿羅漢難提蜜多羅所說法住記)』(654년)를 번역한 이후이다. 이 경전의 내용을 근간으로 16나한의 신앙이 일어나고 이어서 18나한과 500나한, 1250나한까지 발전되게 된다.
이와 같이 중국의 당송(唐宋)시대에 유행했던 나한신앙은 우리나라에는 삼국후기부터 소개되어 고려시대에 성행하였다. 특히 고려시대는 국가적인 행사로 나한재(羅漢齋)가 많이 거행되었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 나한은 ‘복전(福田)’의 의미로 널리 신앙되었다.
더욱이 나한의 모습은 규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불보살상과는 달리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스럽고 다양하게 표현하여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나한상은 우리 민족의 소박한 심성을 닮은 모습과 익살스런 얼굴 표정들로 조성되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접하기에 부담감이 없었을 것이며 더욱 친숙한 존재로 여겨져 나한신앙이 성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남아 있는 나한점안은 1529년에 간행된 『청문(請文)』을 비롯해서 『권공제반문(勸供諸般文)』(1574년), 『제반문(諸般文)』(1694년), 『제반문』(1719년), 『요집(要集)』, 『석문의범(釋門儀範)』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옛 모습을 보이는 1529년 『청문』에서 점안의 단건립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점안의궤가 행하는 장소를 청정하게 하는 작법으로 시작한다. 단건립은 정지진언, 도량결계, 정법계진언, 결계진언, 3부진언을 하고, 소청을 하고, 점안하고자 하는 불상이나 불화의 존상 종류에 따라 점안한다. 점안문의 전체 단건립을 설명하고 탑점안과 나한점안을 설명한다.
나한점안은 불보살점안의 단건립에 준하여 절차를 진행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유치(由致)’의 내용 만이 실려있다. 또한 나한 점필법은 ‘육통(六通)’의 점필을 하고 있다. 아라한을 증득하면 삼명육통을 얻는다는 내용과 합치하는 것이다. 그 외에 『조상경(造像經)』에서도 나한의 점필법을 ‘육통삼명(六通三明)’으로 기록하고 있다.
· 집필자 : 불교의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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