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조성 시 가장 중요한 봉안물은 물론 사리와 오보병 등을 넣은 후령통이다. 부처님의 진신을 상징하는 물목이 사리와 그것을 담은 후령통이라면, 부처님의 법사리를 의미하는 것이 바로 경전과 다라니이다. 이때 경전과 다라니는 법사리로서의 의미와 더불어 후령통을 고정하고 불상 내부를 채우는 충전재로서의 기능도 함께 갖는다.
복장 경전의 형태와 봉안 방식
복장에 납입되는 경전은 주불상의 성격에 따라 결정되며, 제작 방식에 따라 크게 사경(寫經)과 인쇄경으로 구분된다. 또한 표현 형식에 따라서는 문자로 된 경전 외에 자수로 경문을 새기거나 경전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한 변상도(變相圖) 형태도 확인된다. 특히 변상도는 두루마리형과 제본형으로 제작되어 보자기로 포장하거나 주머니에 넣어 봉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전의 봉안 과정에서는 보존을 고려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제본형 불경의 경우, 표지 배접에 사용된 쌀풀 등 식물성 접착제가 해충을 유인하거나 곰팡이를 발생시켜 경전의 훼손이나 변색, 다른 복장물의 부식과 변질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겉표지를 제거한 후 봉안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발견되는 복장 불경들은 대부분 표지가 제거되어 있으며, 장황(裝潢)[1]책을 완성된 형태로 만드는 장정 과정을 의미. 표지를 씌우고, 종이를 이어 붙이고, 실로 묶는 등의 제본 작업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다. 여기서는 책의 표지, 실로 묶은 부분, 종이를 이어 붙인 부분 등이 모두 분리되어 낱장이 되었다는 뜻이다.이 해체되어 낱장으로 안립된 경우도 많다.
복장 불경의 자료적 가치
불상 복장에서 발견되는 경전류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첫째, 경전의 유통과 전승 연구에 핵심적인 실물 자료다. 복장 경전을 통해 특정 시기에 어떤 경전이 간행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으며, 경전의 간행과 유통 경로를 구체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
둘째, 서지학적 측면에서 귀중한 연구 자료다. 특히 서울 개운사(開運寺) 불상에서 발견된 9-10세기 4점의 목판본 『화엄경』은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751년)과 10-11세기 이후 현전하는 목판인쇄본 사이의 공백기를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중요한 실물 자료다. 이는 신라 하대부터 고려 초까지 한반도에서 독자적인 인쇄 문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2]최근 중국 학계에서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대하여 간기가 없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간행된 인쇄물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에서 신라로 보낸 경전으로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중국측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자료가 바로 개운사 9-10세기 목판본 『화엄경』이다. 더욱이 이들이 불상 내부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보관되어 원형이 잘 보존되었기에, 당시의 정확한 인쇄 기술과 장정 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셋째, 불교 신앙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다. 어떤 경전을 봉안했는지를 통해 당시 신앙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으며, 복장 경전의 선택을 통해 특정 시기의 불교 신앙 경향도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개운사 아미타불상 복장에서 발견된 전적(典籍) 중 대다수가 『화엄경』이라는 사실은 당시 화엄 사상이 불교 신앙의 중심에 있었음을 보여준다.
<그림 2> 순천 송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 복장_표지 없는 경전 뭉치와 일부 복장 다라니
· 집필자 : 불교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책을 완성된 형태로 만드는 장정 과정을 의미. 표지를 씌우고, 종이를 이어 붙이고, 실로 묶는 등의 제본 작업을 모두 포함하는 용어이다. 여기서는 책의 표지, 실로 묶은 부분, 종이를 이어 붙인 부분 등이 모두 분리되어 낱장이 되었다는 뜻이다.
- 주석 2 최근 중국 학계에서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대하여 간기가 없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간행된 인쇄물로 인정하지 않고 중국에서 신라로 보낸 경전으로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중국측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자료가 바로 개운사 9-10세기 목판본 『화엄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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