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문(發願文)은 불상 조성에 관한 모든 기록을 담고 있는 문서로, '원문(願文)'이나 '복장기(腹藏記)' 등으로 표기되기도 하나, 내용은 동일하다. 발원문을 통해 불상의 조성 연대, 봉안된 사찰과 전각, 그리고 화원(畵員) 또는 양공(良工)이라 불리는 조각승, 불상 조성에 관여한 스님들, 시주자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내용적으로는 발원(發願), 연화질(緣化秩), 시주질(施主秩)로 구분된다.
<그림 1> 합천 해인사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복장_청초홍서 중수 발원문
발원문의 형식과 시대별 특징
유점사본 『조상경』에서는 ‘원문(願文)’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청초홍서(靑綃紅書)'라 하여 푸른색 비단에 붉은 글씨로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록 방식에 있어서도, 복장에 참여한 사람은 물론 심부름한 사람들까지 모두 포함하여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했든지 그 공덕은 변함이 없음을 상기시키며,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모든 사람의 발원과 공덕이 동등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발원문은 재료와 기록 방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고려시대에는 발원문이 한지나 직물에 묵서(墨書) 또는 주서(朱書)로 기록되었으며, 한 장에 모든 내용을 담지 않고 발원이나 시주자를 여러 문서로 나누어 산발적으로 기록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처럼 고려시대 발원문은 다양한 재료와 서체로 작성되었으며, 복장에서 발견되는 기록은 양적, 내용적으로 매우 다양하다. 또한 발원문의 서체를 보면 시주자가 본인의 이름이나 화압(花押)을 직접 적는 등 여러 인물이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조선시대의 발원문은 기록 방식과 내용에서 더 체계적이고 규격화된 양상을 보인다. 조선시대 발원문은 일반적으로 한지에 묵서되었으며, 한 장에 모든 내용을 담는 방식으로 통합되었다. 이 시기의 발원문은 주로 한 사람에 의해 작성되었고, 일정한 서식을 따르며 서체도 일관되어 규칙성이 강조되었다. 발원문에는 불상 조성의 경위와 제작 연도, 사찰과 봉안 전각, 발원 내용, 왕과 왕비 및 왕세자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내용, 연화질(緣化秩), 시주질(施主秩)과 같은 항목이 나열되는 등 기본적인 서식이 유지되었다.
따라서, 고려시대의 발원문이 다양성과 개별성을 중시했다면, 조선시대의 발원문은 보다 체계화되어 통일성과 규칙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발원문의 역할과 의미
발원문은 불상 제작과 복장의식에 참여한 모든 사람의 이름을 기록한다. 이를 통해 개인과 공동체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고, 불교적 공덕을 쌓기 위한 참여 의미를 담고 있다. 발원문에 이름을 적는 것은 참여자들의 선행과 공덕이 불상에 깃들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뜻이다. 또한, 발원문은 불상 안에 봉안되어 부처님께 소망을 기원하는 기도문으로서, 조성된 불상과 그 제작에 참여한 중생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된다.
<그림 2> 군산 동국사 소조석가여래삼존상 복장_발원문 확대
· 집필자 : 불교의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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