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 용화사 묵담유물관에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필사된 두 종의 복장의례서가 전한다. 하나는 1869년에 필사된 『복장경』이며, 다른 하나는 1919년에 필사된 『복장진언』이다. 『복장경』의 필사자는 미상이며, 『복장진언』의 경우 금해 관영(錦海瓘英, 1856-1937) 선사가 필사한 것으로 구전되고 있다.
이 두 문헌은 『조상경』 필사본인 해인사 『성상소화복장의』와 함께 「대장일람경 조상품」을 수록하지 않고, 진언 독송을 통한 공양의식을 추가한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의례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경전의 인용보다 실제 의례 절차와 방법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19세기 후반 복장의례의 실천적 성격이 잘 드러난다.
『복장경』(1869)의 특징과 의의
『복장경』은 유점사본 『조상경』(1824)의 계통을 잇고 있으나, 해인사 『성상소화복장의』(1884)의 구성과 체계를 상당 부분 수용하고 있다. 유점사본과 대비, 두 본의 대표적인 공통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대장일람경 조상품」 수록하지 않음
② 청불(請佛) 공양의식 추가됨
③ 대중의 참여 고려한 진언 독송 포함
④ 생소한 물목에 한글로 설명 부가
⑤ 물목 그림 강조
『복장경』이 해인사 『성상소화복장의』와의 두드러진 차이는 '조전진언'과 '월덕방수지법'이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점인데, 이는 이후 『복장진언』에도 계승된다.
『복장경』 「복장제색물목도」 수록면 (용화사 묵담 유물관 소장)
『복장진언』(1919)의 특징과 의의
『복장진언』은 『복장경』의 내용을 이어가되, 의궤 절차를 한 눈에 보고 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편집 방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한편, 유점사본 『조상경』에 대비하여 추가된 항목이 많은데, 다음과 같다.
복장제종물목도본(服藏諸種物目圖本), 복장물예비식(服藏物豫備式), 복장봉물식(服藏封物式), 설단식(設壇式), 아도이정단치제물식(阿闍利淨壇置諸物式), 중회식(重會式), 후령통내소입제물(喉鈴筒內所入諸物), 오보병소입제물(五寶甁所入諸物), 후령통봉이제물(喉鈴筒封裏諸物), 불상시창물(佛像時唱物), 화엄삼십구위(華嚴三十九位): 상위, 중위, 하위, 조전지법(造錢知法), 월덕방수지법(月德防水知法), 항마진언(降魔眞言), 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陀羅尼), 십바라밀수장결인(十波羅蜜手掌結印)
모두 17개의 항목이 추가되었다. “복장제종물목도본(服藏諸種物目圖本)”은 복장 의례에서 필요한 다양한 물품의 목록을 도식화한 것으로, 법사의 이해를 돕는 데 다른 이본보다 강점을 갖는다. 이렇듯 『복장진언』은 각 항목에 대한 세부 설명과 더불어 해당하는 물목 그림을 풍부하게 첨부하여 복장의식을 집전하는 법사들이 이해하고 수행하기 쉽게 구성되었다. 또한, 항마진언(降魔眞言)과 신묘장구대다라니(神妙章句大陀羅尼) 등의 진언을 추가하여, 의식단을 만드는 과정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유점사본 이후 복장의례서로서의 의미
용화사에 전승되고 있는 『복장경』 · 『복장진언』은 설단(設壇)과 물목(物目)을 시각화하여 제공하고, 각 작법의 의미와 유래, 출처를 병기하여 기존 『조상경』에서 누락된 부분을 보완하였다. 또한, 의식 절차상의 송주(誦呪)마다 법사(法師)가 진행해야 할 구체적인 작법을 항목별로 보충함으로써, 의식을 집전하는 법사가 의식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점에서 이 두 의례집은 현재 전해지는 복장의식 관련 의례서 중에서도 가장 충실하게 의식 진행 과정을 담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복장진언』 「팔엽대홍련도」 수록면 (용화사 묵담 유물관 소장)
· 집필자 : 불교의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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