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개간집(密敎開刊集)』은 조선시대 밀교 사상을 반영한 의식들을 총망라한 개설서로, 『조상경』및 『진언집』과 함께 복장의식에 사용되는 진언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의례서이다. 이 책에는 「조상경제진언」을 비롯하여 「불보살점필방(佛菩薩點筆方)」, 「팔엽개주(八葉蓋呪)」, 「전신사리보협주(全身舍利寶篋呪)」 등 복장의식과 관련된 다양한 의식문이 수록되어 있으며, 점안의식에 필요한 범자(梵字)도 모두 기록되어 있다.
<그림 1> 『밀교개간집』 권수제면 (동국대 중앙도서관 소장)
서지 사항과 내용 구성
『밀교개간집』은 조선 중기 몽은(蒙隱) 대사가 스승 농산 위기(聾山暐基)의 범서(梵書)를 바탕으로, 1784년(정조 8년) 경북 성주 불영산 쌍계사 수도암(修道庵)에서 설악(雪嶽), 혜봉(慧峯), 연파(戀波) 스님 등과 편찬한 1권 1책의 목판본이다. 책의 처음에는 ‘개간밀교서(開刊密敎序)’와 ‘비밀교개간서(祕密敎開刊序)’라는 두 가지 서문이 실려 있으며, 끝에는 책의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목록이 실려 있다. 모든 진언은 범어와 한글을 병기하였다.
책의 내용은 크게 밀교(密敎)·행문(行文)·관문(觀文)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밀교에는 실담장(悉曇章)을 비롯하여 「천수다라니(千手陀羅尼)」, 「사십이수진언(四十二手眞言)」, 「소수구주(小隨求呪)」, 「존승다라니(尊勝陀羅尼)」 등의 진언이 실려 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곳으로, 각종 밀교의식의 개설 방법과 절차에 따른 진언과 다라니 등을 자세히 밝히고 있다. 복장의식 관련 진언 역시 여기에 포함된다. 다음으로 행문에는 문수대삭발일(文殊大削髮日), 문수목욕일(文殊沐浴日), 보현세족일(普賢洗足日) 등 각종 의식을 행하는 날짜·시간·장소 등을 소개한다. 끝으로 관문에는 「일체불사작관문(一切佛事作觀文)」이 수록되어 있는데, 의식을 행하는 수행자의 정신적 자세인 관심법(觀心法)을 설명하고 있다.
『밀교개간집』 소재 복장의식문
1) 복장의식 도상
후령통팔엽개지도(喉鈴筒八葉盖之圖), 준제구자구건천천원지도(准提九字九乾天天圓之圖), 열금강지방지도((列金剛地方之圖)
위의 총 3개 도상(圖像)이 서문과 「언반절(諺反切)」 등 도입부에 배치되어 있다. 이 도상 수록면은 서두부와 본격적인 본문 내용을 구분 짓는 경계선 역할을 하는데, 그림들이 끝나는 지점에 권수제와 목차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들 도상은 모두 복장의식(腹藏儀式)에 안입되는 물목으로, 후대 유점사본 『조상경』에도 동일한 도상이 수록되어 있어 밀교 도상의 비교 연구에 기준점을 제공한다.
2) 조상경제진언(造像經諸眞言)
화취진언(火聚眞言), 오륜종자(五輪種子), 진심종자통개서(眞心種子箇盖書), 통외서사방주(箇外書四方呪), 문수사리인주(文殊師利印呪), 금강심인주(金剛心印呪), 금보인주(金寶印呪), 금강법인주(金剛法印呪), 갈마인주(羯摩印呪), 근본인주(根本印呪), 아촉불진언(阿閦佛眞言), 보생불진언(寶生佛眞言), 무량수불진언(無量壽佛眞言), 불공성위불진언(不空成就佛眞言), 비로자나불진언(毗盧遮那佛眞言), 아촉화신진언(阿閦化身眞言)(1), 비로화신진언(毗盧化身眞言), 보생화신진언(寶生化身眞言), 아미타화신진언(阿彌陁化身眞言)(1), 불공화신진언(不空化身眞言), 아촉화신진언(2), 아촉화신진언(3), 아미타화신진언(2), 아미타화신진언(3), 아촉화신진언(4), 금강수보살진언(金剛手菩薩眞言), 수구진언(隨求眞言), 허공보살진언(虛空菩薩眞言), 지장보살진언(地藏菩薩眞言), 길상초진언(吉祥草眞言), 백산개진언(白傘盖眞言), 부동존진언(不動尊眞言), 비밀실지(秘密悉地), 입실지(入悉地), 출실지(出悉地).[1]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밀교개간집』”, ABC, 02719_0001 v1, p.54a04.
https://kabc.dongguk.edu/content/view?dataId=ABC_NC_02719_0001_T_001&rt=T
화취진언부터 출실지까지 모두 35종의 진언을 수록하였는데, 이 중 「아촉화신진언」과 「아미타화신진언」은 같은 명칭이지만 서로 다른 내용의 3~4종이 함께 실려 있다.
이 외에도 「불보살점필방(佛菩薩點筆方)」, 「우열준제구성범자(又列准提九聖梵字)」, 「오여래종자(五如來種子)」, 「사바라밀보살종자(四波羅密菩薩種子)」, 「팔엽개다라니(八葉盖陀羅尼)」, 「일체여래비밀전신사리보협다라니(一切如來秘密全身舍利寶篋陀羅尼)」 등과 점안의식 때 사용되는 모든 진언을 수록하고 있다.
복장의례서로서의 기능과 의의
『밀교개간집』은 단순한 진언 모음집이 아니라, 밀교 의례의 행법과 의미를 체계적으로 담은 전문 의궤서로 평가된다. 이 책에는 이전 시대에 나타나지 않았던 새로운 진언이 상당수 수록되었다. 특히 이 중 30여 종이나 되는 많은 수가 복장진언이라는 점은, 이 시기에 복장의식의 구성과 절차가 체계적으로 정리되고 발전해 갔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준다. 이 책은 밀교의 다양한 진언이 복장의례의 주요 구성요소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으며, 다음 시기 유점사본 『조상경』의 수정과 증보 개판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불교 복장의식사에서 만연사·망월사본『진언집』 및 『조상경』과 함께 중요한 복장의례서로서의 위상을 지닌다.
<그림 2> 『밀교개간집(密敎開刊集)』 수록 만다라 도상 (동국대 중앙도서관 소장)
· 집필자 : 불교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불교학술원,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밀교개간집』”, ABC, 02719_0001 v1, p.54a04. https://kabc.dongguk.edu/content/view?dataId=ABC_NC_02719_0001_T_001&r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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