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반문(諸般文)』은 명칭 그대로 사찰에서 행하는 일상적 의식문들을 한데 모아 열람을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정리한 의례 모음집이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여러 판본의 『제반문』중에서 경북 안동 봉정사(鳳停寺, 1769)본에서 복장에 필요한 여러 물목을 오방위에 맞춰 도표로 정리한 「불상복장소입물목(佛像腹藏所入物目)」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조상경』 외의 의례집에서 복장물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드문 사례이다. 이로 볼 때, 18세기쯤에는 복장의식이 사찰 내에서 점차 일반화되고, 정례화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
『제반문』의 특징과 중요성
『제반문(諸般文)』은 사찰에서 일상적으로 행하는 다양한 의식문을 한데 모아 정리한 의례집이다. 1574년 석왕사 『권공제반문』을 시작으로, 보림사(1575), 보현사(1624), 통도사(1639), 금산사(1694), 감로사(1702), 해인사(1719), 봉정사(1769) 등에서 간행되었고[1]그 외 개흥사(1652), 서봉사(1659), 징광사(1662), 신흥사(1670), 갑사(1670), 용흥사(1691)에서도 간행됨. , 간기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이처럼 『제반문』은 각 사찰의 전통과 필요에 맞게 내용이 수정·보완되면서 널리 사용된 의례문이다.
특히 1769년 안동 봉정사에서 간행된 『제반문』에는 복장에 필요한 물목을 오방위에 맞춰 도표로 정리한 「불상복장소입물목(佛像腹藏所入物目)」이 수록되어 특색 있다. 여기서 미상의 편찬자는 “본문이 흩어져 있으면 의식을 진행할 때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시 편명(篇名)을 모아 진위를 검토한 후, 이를 가장 적합한 기준으로 삼는다.”[2]“本文散 在臨時有失 故更爲採篇名 考眞僞 而用之爲妙”.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제반문([諸般文]) - 봉정사(1769)”. 라고 적고 있다. 이로 보아 당시에 불복장물목에 관한 기록이 여러 형태로 전승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고, 봉정사 『제반문』에서 기존의 문서들을 검토한 후 가장 올바르다고 판단한 내용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안동 봉정사본 『제반문』 「불상복장소입물목」 수록면 앞 (원각사 소장)
<그림 2> 수록면 뒤
다른 복장의식 문헌과의 비교
『제반문』은 사찰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의례문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구성된 문헌이다. 복장의식을 다루는 데 있어 기본적인 납입물목만을 정리한 반면, 『조상경』은 복장의식에 필요한 절차와 그 사상적 배경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대표적인 의례서로서, 복장의식 전반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또한, 『진언집』(만연사, 망월사본)과 『밀교개간집』(수도암)과 같은 문헌들은 복장의식에 수반되는 다양한 밀교계통 진언과 다라니를 포함하고 있어, 의식의 복잡성과 엄숙함을 더한다. 이에 비해, 『제반문』은 복잡한 의식보다는 일상적인 상용의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복장의식 관련 내용이 ‘복장납입물목’ 하나로 단순하게 구성되어 있다. 복장의식에 대한 이러한 간결한 구성은 『제반문』이 사찰에서 상용의례집으로서 기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복장 의례문헌으로서 『제반문』의 가치
『제반문』은 복장의식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복장문헌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우선, 복잡한 의례 과정을 생략하고 필수적인 납입물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사찰의 의례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사찰 내에서 복장의식이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의식의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
또한, 『제반문』은 본래 사찰에서 일상적으로 수행되는 의례를 주로 다루는 문헌으로, 복장의식과 같은 특수의례는 기존에 수록되지 않았다. 하지만 봉정사본 『제반문』에서 「불상복장소입물목」이 수록된 것은, 당시 복장의식이 일상 의례문에 포함될 만큼 중요하게 여겨졌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 집필자 : 불교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그 외 개흥사(1652), 서봉사(1659), 징광사(1662), 신흥사(1670), 갑사(1670), 용흥사(1691)에서도 간행됨.
- 주석 2 “本文散 在臨時有失 故更爲採篇名 考眞僞 而用之爲妙”. 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제반문([諸般文]) - 봉정사(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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