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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타당성을 위한 마애불 후보 선정 기준

고대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의 여정은 한국에 이르러, 전국에 걸쳐 230여 개 이상의 마애불 성소로 꽃피웠다. 이들 마애불은 삼국시대에 조성되기 시작해 통일신라 시대와 고려 시대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근대기까지도 지속적으로 조성되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불교가 번영했던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불교 신앙이 어떻게 연속성과 변화를 보여왔는지를 나타내는 중요한 유산이다. 한국의 마애불은 전국에 걸쳐 약 240여 개의 유적지가 있으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변천해왔다. 마애불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설명하려면 종파, 유형, 조성 배경, 입지 등 여러 속성을 기준으로 특징을 분석해야 한다. 각 구성요소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연계성을 정립하고, 세계유산 등재기준 가운데 어떤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지 찾아야 한다. 따라서 마애불의 특징을 분석하여 세계유산 등재 타당성을 검토할 때, 문화유산의 가치를 평가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적절한 접근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음 네 가지 항목을 유산 가치 평가 기준으로 선정했다.
첫째, 정확한 조성연대와 명문이 있는가
마애불의 조성 시기는 그 역사적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정확한 제작 시기는 해당 유산이 반영하는 특정 시대의 기술 발전과 종교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문이 있는 경우, 유물의 제작 시기, 제작 목적, 후원자 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유산의 역사적 맥락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
둘째, 국가 및 지방 지정문화유산으로 보호·관리되고 있는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관리되고 있는 문화유산은 그 중요성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보호 관리는 세계유산 등재과정에서 필수적인 보존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셋째, 동아시아 문화교류 전파 사례를 보여주는가
마애불이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의 불교미술에 영향을 주거나 영향을 받았다면, 이는 세계유산 등재기준 (ⅱ)인 “오랜 세월에 걸쳐 또는 세계의 일정 문화권 내에서 건축이나 기술 발전, 기념물 제작, 도시 계획이나 조경 디자인에 있어 인간 가치의 중요한 교환을 반영”한다는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또한, 불교 예술과 종교적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불교 신앙의 확산 경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다면, 등재기준 (ⅲ)도 충족할 수 있다.
넷째, 무형유산과 관련된 내용이 전하는가
무형유산과 관련된 특성은 등재기준 (ⅵ)인 ”사건이나 실존하는 전통, 사상이나 신조, 보편적 중요성이 탁월한 예술 및 문학작품과 직접 또는 가시적으로 연관될 것 (다른 기준과 함께 적용 권장)’을 충족시킬 수 있다. 마애불은 오랜 시간 동안 중요한 종교적·문화적 중심지에 자리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유적들이 지닌 이야기, 기록물 등과 연계되어 무형의 사상 가치를 설명할 수 있다.
마애불은 지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어 단일한 유산구역(nominated property)을 형성하지 못하므로 연속유산에 해당한다. 연속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각 구성요소들이 어떻게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 각 구성요소는 개별적으로도 의미를 지니지만, 궁극적으로는 전체적인 OUV를 형성하는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세계유산협약 운영지침』 137~139항). 따라서 위의 기준들은 동아시아 전역에서 불교미술의 유사한 양식이 여러 지역에서 공통으로 발견되지만, 한국의 마애불을 독창적으로 평가하고, 그 구성요소를 설명하는 속성을 찾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각 마애불은 개별적으로는 지역적 특정과 신앙적 맥락을 반영하고 있지만, 동시에 연속유산으로서 불교미술의 발전과 확산 과정을 보여 주는 중요한 증거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마애불이 단일유산이 아닌 여러 개의 사이트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라는 점에서, 연속유산으로서의 구성요소(components)를 체계적으로 찾아내고, 이들 상호 연계성을 분석하는 과정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각 구성요소가 전체적으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어떻게 형성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집필자 : 김경미(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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