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전래된 마애불상
처음에 중국으로 들어온 불교 미술은 인도의 간다라와 마투라 양식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중국 스타일로 변하였다. 이런 변화는 공현(鞏縣)석굴, 맥적산(麥積山)석굴, 병령사(炳靈寺)석굴 등에서 잘 나타난다. 그리고 운강(雲崗) · 용문(龍門)석굴에 가면 완전히 중국화된 불교 미술을 볼 수 있다. 불상의 옷 입는 방식(착의법)을 보면 이런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처음에는 인도식에서 약간 변형되어 한쪽 어깨만 옷으로 덮은 편단우견(偏袒右肩) 옷자락에 오른쪽 어깨에도 옷자락이 살짝 걸쳐 있는 양주식 편단우견 방식, 수골청상(秀骨清像), 포의박대식(褒衣博帶式, 중국식 착의법)과 같은 형태로 표현되고 있다(그림 1, 2). 이런 변화는 실크로드를 따라 당시 중국 수도였던 장안(長安, 지금의 시안)까지 이어지는 길에 건설된 석굴과 마애불을 통해 불교 미술이 어떻게 중국 스타일로 바뀌어 가는지 잘 볼 수 있다.
그림 1. 병령사 125굴 ©Thebrainchamber1
한편, 중국 남서쪽에 있는 사천성(泗川省)은 티베트 같은 다른 지역에서 들어오는 문화의 창구로서 주목되는 곳이다. 그래서 이 지역의 보정산 석각을 비롯한 여러 마애조각군에는 불교와 도교가 섞인 독특한 마애조각을 볼 수 있다. 산동반도는 한국에서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지역 중에 하나로, 두 지역의 불교문화가 매우 비슷하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지역에 있는 마애조각들은 한국의 마애조각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산동성 청주시에 있는 타산(駝山)석굴 제4, 5굴에 새겨진 마애조각은 한국 삼국시대, 특히 백제 시기의 불교 조각과 아주 비슷하다. 또한 산동성 제남시의 황석애(黃石崖)석굴, 대동(大洞)과 천불산(千佛山)석굴도 바위에 새긴 여러 마애불 형식을 보여준다. 이 지역 마애석굴의 특징을 살펴보면, 대부분 자연 동굴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부처의 손 모양도 용문석굴 빈양중동(그림 2)과 같이 ‘시무외인’이라고 하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의 손 모양과 ‘여원인’이라고 하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뜻의 손 모양을 크게 표현했다. 부처의 뒤에는 연꽃잎 모양의 둥근 장식인 광배(=주형(舟形) 광배)를 달아 신성함을 나타냈는데, 이러한 특징들이 한국의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마애불과도 매우 유사하다.
그림 2. 용문석굴 빈양남동 ©Thebrainchamber1
한국의 마애불은 주로 중국을 통해 전래되었으며, 북위(386~534) 시대 이후 불교 전파 경로의 발전과정에서 중국 마애불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마애불은 산과 교통로를 위주로 조성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직접 이어졌다기보다는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오면서 한국의 문화와 지리적 환경에 맞추어 발전한 독특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 집필자 : 김경미(고려대학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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