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는 아니지만, 파키스탄과 국경을 마주한 아프카니스탄에 속한 바미얀 석굴은 불교의 서쪽 경계에 위치한 유산이다. 바미얀 석굴은 오늘날의 아프카니스탄의 힌두쿠시 산맥 절벽을 따라 6-13세기 사이에 조성된 약 100여 개의 석굴이 있는 카크라크 계곡의 석굴(Kakrak Valley Caves)을 말한다. 이곳은 2001년에 탈레반(Taleban)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2003년 유네스코에서 위험에 처한 유산을 보존하고자 ‘바미안 계곡의 문화 경관과 고고 유적’이라는 명칭으로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였다.
바미얀석굴 파괴 전후 사진(파괴전 1963년) ©Carl Montgomery
중앙아시아 교역로를 따라서 동방 전파
불교는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를 거쳐 동쪽으로 전파되었다. 중국 한나라 시기 장건(張騫, ?~기원전 114)을 중심으로 한 사신단의 서역 파견으로 장안에서 톈산 회랑을 잇는 도로망이 발전하면서 중요한 문화 교류의 길이 열렸다. 이 ‘실크로드:장안-톈산 회랑 도로망(絲綢之路:長安-天山廊道的路網, Silk Roads: the Routes Network of Chang'an-Tianshan Corridor)’은 2014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 세계유산은 중국 22곳, 카자흐스탄 8곳, 키르기스스탄 3곳의 유적지를 포함한 연속유산이다. 이 유산의 구성요소로는 성과 궁전, 무역 장소, 옛 도로, 관문, 역참, 사찰, 요새, 봉수로 등이 있다. 이들은 고대의 중요한 교역로에 위치하여 문화, 종교, 기술의 교류 활동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유산들은 단순히 종교 신앙뿐만 아니라 당시의 무역과 민족 간의 상호 깊은 교류 관계를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불교 유산으로는 대안탑(大雁塔), 소안탑(小雁塔), 서안 흥교사((西安 興敎寺), 공현(鞏縣)석굴, 맥적산(麥積山)석굴, 병령사(炳靈寺)석굴, 키질 천불동(千佛洞), 쿠차의 수바시(Subashi) 불교 사원 유적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불교가 고대 중국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이슬람교, 네스토리우스교 등 여러 종교의 전파와 확산 과정도 볼 수 있다. 약 35,000km가 넘는 긴 길을 따라 많은 무역상들이 오갔고, 그들은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며 기도처를 조성했다. 이러한 장소들은 중앙아시아에서 중국 장안(長安)까지 연결된 무역로를 따라 위치해 있다.
특히, 북량(北涼) 시기에 수도 무위(武威) 지역은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도시였기에 이 지역에서 천불동, 마제사(馬蹄寺), 문수산(文殊山) 석굴 같은 석굴 문화가 크게 발전했다. 그런데 439년 북위(北魏)가 북량을 멸망시키면서 당시 무위 지역의 많은 사람들이 북위의 수도인 평성(平城, 현재 대동)으로 이주하게 되었는데, 이 중에는 불교 승려도 많이 포함되었다. 이 사건을 통해 서역의 불교문화가 중국으로 깊숙이 전파된 사실을 『위서(魏書)』 권114, 지제(誌第)20 「석노지(釋老誌)」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이 길을 따라 여러 구법승이 인도로 순례를 떠났다. 신라의 혜초(慧超, 704~787)와 중국의 법현(法顯, 337~422), 현장(玄奘, 602~664) 등이 대표적인 승려들이다. 이들은 불법을 구하기 위해 인도로 가서 불교 경전을 학습했고, 순례기를 작성하며, 경전을 가져와 번역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불교의 발전과 전파에 크게 기여했다.
중요한 무역로와 도시 유적 주변에 조성된 석굴과 마애조각은 문화의 전파를 잘 보여준다. 베제크릭, 키질석굴, 병령사석굴, 마제사석굴, 돈황(燉煌) 막고굴(莫高窟), 안서(安西) 유림굴(楡林窟) 등은 중국 서부에서 중앙아시아를 잇는 주요 경로를 따라 위치해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불교가 발전한 4세기부터 14 세기까지 조성되었으며, 석굴 및 마애조각의 전파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 지역의 석굴 예술은 인도, 중앙아시아, 페르시아. 중국 등의 문화가 어우러져 다양한 문화의 융합과 교환을 반영한다. 석굴 건축은 자연 동굴을 확장하거나 인공적으로 굴을 파서 만들어졌으며, 건조한 기후 덕분에 비교적 잘 보존되었다. 이 석굴들은 여러 세기에 걸쳐 발전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불교 교리와 설화를 화려한 벽화와 정교한 조각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동아시아 문화와 사상의 교류의 중요한 증거이다.
· 집필자 : 김경미(고려대학교 초빙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