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계단의 종류

계단(戒壇)은 수계의 종류와 대상의 신분에 따라 금강계단, 감로계단, 방등계단, 영감계단 등으로 구분된다.
금강계단(金剛戒壇)은 금강보계(金剛寶戒)에서 유래된 말이며, 한 번 계를 얻으면 영원히 잃지 않는 것이 마치 금강을 깨뜨릴 수 없는 것에 비유하여 금강계단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금강계단은 출가자의 구족계를 중심으로 하고 겸하여 보살계도 수계하는 계단이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건립된 통도사 계단이 바로 금강계단(대웅전과 더불어 국보 지정)이다. 통도사 금강계단은 여러 차례 중수(重修)하였으므로 현존 형태가 원형을 간직하였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중앙의 석종형(石鐘形) 부도와 사방 평면에 2단의 석단 형태는 『삼국유사』에서 묘사하는 금강계단의 모습과 일치한다. 이후 건립된 대부분의 계단들은 통도사 계단을 따라 금강계단이라고 칭한다. 현재 통도사 외에 금강계단은 대구 달성군 용연사(龍淵寺) 금강계단(보물 지정), 완주 안심사(安心寺) 금강계단(보물 지정) 등이 있다.
감로계단(甘露戒壇)의 경우, 중국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 있던 계단이 감로계단이라고 하며(『송고승전』권28), 또한 북송(北宋)의 태조(太祖, 927-976)가 숭승사(崇勝寺)에 감로계단이라는 이름을 하사하였다고 한다(『불조통기(佛祖統紀)』권53). 이로 보아 감로계단은 중국에서도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감로계단이라고 하면, 현대 한국불교 율 중흥조인 자운 성우(慈雲盛祐, 1911-1992) 율사가 설치한 계단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자운은 1981년 대한불교조계종의 단일계단을 확립하여 율장에 근거한 여법한 구족계 의식을 통해 출가자를 생산해내는 업적을 일구었다. 1947년 향곡, 성철, 청담 스님 등과 함께 봉암사 결사에 동참한 자운은 결사 동안 무너진 계율전통의 회복에 역점을 두었고, 결사 동안 율장과 『범망경』을 연구하며 보살계 수계법회를 개최하였다. 봉암사 결사를 마친 자운은 1949년 서울 대각사에서 천화율원(天華律院) 감로계단을 설립하였고, 그의 주석처에 따라 해인사에도 마련되었다. 이후 감로계단은 자운이 주석하면서 중창불사한 사찰인 부산 감로사(甘露寺)에 마련되어 사부대중의 보살계 수계를 위한 계단으로서 이용된다. 방등계단(方等戒壇)은 출가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사부대중을 위한 계단이다. 즉 금강계단이 출가자 중심이라고 한다면, 방등계단은 근기에 상관없이 대승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깨달음을 증득하려는 마음을 발한 사람은 모두 수계할 수 있기 때문에 방등계단이라고 한다. 본래 계단법은 율장에 근거한 것으로 비구(니)의 구족계가 중심이다. 구족계는 엄격한 차법(遮法) 심사를 거쳐 자격요건을 갖춘 자만이 삼사칠증(三師七證)의 구족계갈마를 여법하게 마쳤을 때 수계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범망경』에서는 사부대중을 망라한 대승보살계는 전계사의 말만 이해한다면 누구라도 제한 없이 수계할 수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방등계단은 당 대종(代宗,726-762) 때에 칙명으로 대흥선사(大興善寺)에 방등계단을 건립하도록 하였다고 한다(『불조통기』권41). 이후 무종(武宗, 814-846)의 회창폐불(會昌廢佛) 때 많은 승려들이 환속 당했는데, 선종(宣宗, 810-859)이 방등계단을 건립하도록 하고 환속 당한 승려들로 하여금 먼저 참회하도록 한 뒤 계품(戒品)을 더해 다시 수계하도록 하였다고 한다(『불조통기』권42). 우리나라에는 김제 금산사(金山寺)에 설치되어 있는 계단이 바로 방등계단이다(보물 지정). 미륵전 왼쪽이자 대적광전 오른쪽에 송대(松臺)라고 부르는 높은 대지 위에 위치해 있다. 계단의 중심부에 석종형 부도가 있으며, 기단(基壇)은 매우 넓은 상하 2단의 정방향인데, 아래층 기단은 한 변의 길이가 12.5m, 높이 0.8m이고, 윗층 기단은 한 변이 약 8.5m, 높이 0.6m이다. 이 계단은 석종 형태나 계단의 조각양식 등에 의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금산사 방등계단은 단순히 수계를 위한 시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륵상생 신앙에 의하여 사후에 왕생할 도솔천궁을 상징하여 건립된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곧 상하 2단의 기단은 도솔천궁의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을 나타낸 것이며, 기단 면석의 여러 상은 신장상이 아니라 천인상(天人像)으로 도솔천궁의 외원에 살고 있는 천인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기단 바깥 아래의 난간은 도솔천궁과 그 아래의 천계(天界)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며, 난간 주위에 있는 사천왕상은 도솔천궁 아래에 있는 사천왕의 세계를 나타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영감계단(靈感戒壇)은 당나라 도선(道宣, 596-667)이 667년 장안의 정업사(淨業寺)에 세운 계단이다. 『대송승사략(大宋僧史略)』권하에는 종남산 도선 율사가 영감계단을 건립하였다고 기록하므로 정업사에 세운 계단이 바로 이 영감계단임을 알 수 있다. 이상 계단의 종류로 금강게단, 감로계단, 방등계단, 영감계단의 4가지를 드는 것은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학승이자 율사인 가산 지관(伽山智冠, 1932-2012)의 영향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저서 『韓國佛敎戒律傳統』(서울: 伽山佛敎文化硏究院, 2005)에서 “한국불교는 出在家大衆 모두 大小乘戒를 겸하여 受持하는 오랜 전통을 이어왔다. 戒壇에 金剛戒壇・甘露戒壇・方等戒壇・靈感戒壇 등 4가지 형태가 전승된 것도 그 이유이다.”(p.127)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견해는 2005년 봉행된 ‘동화사 계율수행 대법회’ 관련 기사에서도 확인된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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