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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時食)과 비시식(非時食)

시식은 오전 중에만 섭취가 허용되는 일상식, 비시식은 오전 이외의 시간에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의미한다.
율장에서는 음식을 섭취 가능한 시간에 따라 시식(時食), 비시식(非時食)으로 나누어 표현하였다. 출가자가 탁발로 공양을 받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즐기거나, 습관적이거나, 아름답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행을 위해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함이므로 몸에 약으로 쓰인다하여 시약(時藥), 비시약(非時藥)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붓다 재세 시에 오후 12시가 되기 전에 식사를 마치는 오후불식(午後不食)을 실시하였는데, 시(時)는 식사가 허용되는 시간인 해 뜰 무렵부터 오후 12시까지를, 비시(非時)는 오후 12시 부터 그 다음 날 해 뜰 무렵까지 식사가 허용되지 않는 시간을 의미한다. 시식은 오후 12시가 되기 전에 탁발로 섭취하는 일반식 혹은 일상식으로 볼 수 있으며, 비시식은 오후불식 후 다음날 해뜰 무렵까지 섭취할 수 있는 과일발효음료 및 당분음료 등이다. 비시약은 특별히 저장기간에 따라 칠일약과 진형수약이 추가되는데 이것은 수행자가 질병이 있는 경우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으로 볼 수 있다. 시약과 비시약은 수행을 위해 몸을 지탱하고 더 나아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였기에 음식 이상의 역할을 하였다. 초기 교단의 성립 당시 질병과 관련된 치료에는 주로 진기약(陳棄藥)을 처방하였는데,이것은 일종의 독으로 소의 오래된 분뇨로 추측하고 있는데 소화제 및 각종 기생충과 피부질환, 종양, 식욕부진, 황달 등의 다양한 증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진기약으로 많은 종류의 병을 치료할 수 있었으나 진기약만을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수범수제(隨犯隨制)의 형식으로 제정된 계율의 성격 상 승가의 발전과 더불어 그 치료 방법과 사용할 수 있는 약 또한 다양해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다음은 『니갈마(尼羯磨)』 권상(卷上) 중 비시약을 받는 갈마법에 관한 내용이다.
율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여덟 가지 장(漿)은 마시는 것을 허락하니, 첫째는 이장(梨漿)이며, 둘째는 염부과장(閻浮菓漿)이며, 셋째는 산조장(酸棗漿)이며, 넷째는 감자장(甘蔗漿)이며, 다섯째는 미과장(微菓漿)이며, 여섯째는 사루가장(舍樓迦漿)이며, 일곱째는 파루사장(波樓師漿)이며, 여덟째는 포도장(葡萄漿)이다. 만약에 그것이 사람을 취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마땅히 비시(非時)에 마시도록 해야 하며,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마땅히 마시지 말 것이니, 만약에 마신다면 법대로 다스린다. 마땅히 먼저 정인(淨人)의 손으로부터 받고 나서 다음에 비구니를 마주하고 법에 맞게 말한다.” “여러 자매들께서는 한마음으로 생각하십시오. 저 비구니 아무개는 어떤 병이 있는 까닭에 이 아무 비시장(非時漿)을 비시(非時)에 복용하고자 이제 여러 자매들 곁에서 받겠습니다.” 세 번을 말한다. 나머지 두 약을 받는 법도 마찬가지이다. 7일 동안을 먹는 약인 경우에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 7일 동안을 복용하고자 합니다.” 죽을 때까지 먹는 약인 경우에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 장복(長服)을 하려고 합니다.” 7일약이란 소(酥) 같은 것들이다. 죽을 때까지 먹는 약이란 일체의 소금이나 초(醋) 같은 것들이니, 임의로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율장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사분율』에서는 시약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뿌리, 가지, 잎, 꽃, 과실, 기름, 호마, 꿀, 찐 음식 등의 단단한 음식과 쌀밥, 보리밥, 기장밥, 조밥, 피밥, 마른 밥 등의 밥류, 그 외 우유, 락, 미음, 국 쌀즙, 자즙, 생선 고기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시간에는 특별히 그 종류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유의할 점은 시약 가운데 유, 락, 생선, 고기는 미식(美食, paṇīta-bhojana)이라고 하여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분류되어 무조건적인 섭취를 허용하지 않고 환자에 한하여 구해 먹을 수 있도록 제한된다. 『사분율』에서는 비시약의 종류에 대해 별도로 명시하고 있지 않으나 통상적으로는 바라문이 붓다에게 공양 올린 배, 자두, 대추, 사탕수수, 신맛 나는 과일, 연근, 인도 체리, 포도의 즙을 말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8종의 즙도 섭취 시 취하는 것이라면 마실 수 없으며, 저장하여 마실 수도 없다. 인도의 고대 의서인 아유르베다에서는 단맛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체력을 증강시키고, 갈증을 해소하며, 육근(六根)을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후불식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에너지 섭취가 없을 경우에는 섭취하는 에너지 보다 소비하는 에너지가 높아질 수 있으며 이는 현기증, 체중감소, 탈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과일 등을 즙의 형태로 만들어 섭취함으로써 몸을 보호하고 수행 정진해 나아갈 수 있었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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