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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로 가장하여 도둑처럼 몰래 숨어 사는 자[賊住比丘]

적주비구(賊住比丘)는 정식으로 구족계를 받지 않아 비구가 아닌데 비구로 위장하여 승가에 들어와 도둑처럼 몰래 숨어 사는 자들을 말한다.
비구로 가장하여 도둑처럼 몰래 숨어 사는 자들[賊住比丘](혜운)
적주비구(賊住比丘)라는 말은, 정식으로 구족계를 받지 않아 비구가 아닌데 비구로 위장하여 승가에 들어와 도둑처럼 몰래 숨어 사는 자들을 일컫는다. 이러한 사람들은 언제 생겨났으며 왜 비구인척하며 도둑 삶을 사는 것일까. 이것은 아소까(Asoka; 阿育王)왕의 통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아소까왕은 신들에게 사랑받는 왕, 신들이 기쁘게 바라보는 왕이라는 뜻의 천애희견왕(天愛喜見王)이라는 공식 호칭이 있을 만큼 독실한 불교 신자로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기초한 다르마의 실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했던 왕이다. 아소까왕은 모든 백성을 자식처럼 생각하여 현세와 내세에 이익을 얻고 행복하길 바랐기에 불교에 기반한 다르마 정책을 시행했으며, 부처님과 관련한 성지를 찾아가 보는 다르마 순례를 몸소 실행했다. 무엇보다 인도 전역에 팔만 사천 개의 사리탑을 세우는 큰 업적을 이루었으며 그만큼의 정사도 건립해 주었다. 더불어 불교 승가에 아낌없이 지원했는데, 이러한 배려와 특별한 후원은 생각하지 못했던 부작용을 가져왔다. 아소까왕이 즉위한 지 8년이 되는 해에, 독충에 쏘인 아라한과 선정 수행에 몰두하다가 병이 생긴 장로가 제때 약을 구하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아소까왕은 승가에 막대한 지원을 하게 되었다. 매일 불교 승가에 많은 금전을 공양하여, 도시의 사(四)대문에 항상 의약품을 비치하게 하고, 부처님 전에는 향과 꽃을 공양하게 하고, 일부는 승가 대중에게 분배하고, 일부는 법을 설하는 자들에게 제공했다. 이렇게 하여 불교 승원마다 살림이 넉넉해지고 여유가 넘치게 되자, 비구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자들, 백성의 행복을 위협할 만한 욕망을 지닌 자들이 비구로 위장하여 승원에 들어와 같이 살게 되었다. 심지어 그들은 자기 생각을 불교의 교리처럼 속여서 가르치는 행위로 부처님의 교법을 훼손했고,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 승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령하며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했다. 이런 일들은 결국 불교 승가의 화합을 깨뜨렸고, 『디빠방사(Dīpavaṁsa, 島史)』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원인이 되어 제3차 결집이 이루어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자들을 『십송율(十誦律)』에서는 적주비구라고 하며, 비구가 아닌데 비구처럼 위장하여 승원에 들어와 승가의 이익과 명예를 탐하여 도둑처럼 몰래 숨어들어와 사는 자들로 해석하고 있다. 『십송율』에는 네 종류의 비구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이름뿐인 명자비구(名字比丘), 둘째는 자칭 비구[自言比丘], 셋째는 걸식하기 위한 비구[爲乞比丘], 넷째는 번뇌를 깨뜨린 비구[破煩惱比丘]이다. 명자비구란, 말 그대로 비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자, 이름만 비구인 사람이다. 자칭 비구라고 하는 자들은, 백사갈마(白四羯磨)를 거치고 구족계(具足戒)를 받긴 했지만, 승가에 도둑처럼 몰래 빌붙어 사는 비구들로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스스로 ‘나는 비구다’라고 말하는 자들이다. 걸식하기 위한 비구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남들을 따라 걸식하기 위해 승가에 들어온 자들을 말한다. 번뇌를 깨뜨린 비구란, 모든 유루(有漏)의 결박은 중생을 번뇌에 휩싸이게 하여, 다음 몸을 받게 하고 극심한 고통의 과보(果報)를 초래하며 끊임없이 생사에 왕래하게 하는 인연이다. 만약 능숙하게 이를 알아 이처럼 유루를 끊고, 그 근본을 남김없이 뽑아버리기를 마치 다라수(多羅樹)의 머리 부분을 잘라 끝내 재생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한다면, 이를 번뇌를 깨뜨린 비구라 한다. 이러한 네 종류의 비구 가운데 오직 번뇌를 깨뜨린 비구만이 진정한 비구라고 할 수 있으며, 나머지 명자비구, 자칭 비구, 걸식 비구는 적주비구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승가의 이익과 안락만을 탐하는 자들로서 화합 승가에는 걸맞지 않은 자들이다. 이 때문에 율장에서는 이러한 자들에게는 구족계를 주지 못한다고 하였으며, 모르고 주었다면 계를 반납하게 하고 승려의 자격을 박탈하라고 설하고 있다. 그러므로 수행자라면 적주비구가 되지 않도록 수행 정진에 게으름이 없어야 할 것이며, 불교 신자라면 적주비구에게 속아 잘못한 사견을 받아들이거나 잘못 공양하여 내세의 이익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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