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망경보살계본사기』, 『보살계본지범요기』는 원효가 저술한 보살계에 대한 대표적인 주석서로 각각 범망계와 유가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원효는 대승계(大乘戒)에 대해 여러 주석서와 해설서를 편찬하였는데, 대표적인 책으로 『범망경』의 주석서인 『범망경보살계본사기(梵網經菩薩戒本私記)』와 유가계를 논한 『보살계본지범요기(菩薩戒本持犯要記)』를 들 수 있다.
먼저 『범망경보살계본사기』는 범망경을 주석한 것으로 『범망경원효소』. 『범망소』, 『보살계본사기』, 『범망보살계본사기』 등으로 불린다. 이 책은 상·하 양 권으로 구성되어 있었으나 하권은 산실되고 상권만 전해지고 있다. 상권에서는 대승계인 10중(十重), 48경계(四十八輕戒) 중 10중금계(十重禁戒)에 대한 해석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전체 내용은 2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제1문에서는 경의 명칭에 대한 풀이를 하고, 제2문에서는 본문에 대한 해석이다. 본문 해석은 경의 문구를 따라 가며 그 뜻을 해석하고 있다. 십중대계를 해석할 때 소승과 대승의 입장을 대조하여 설명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범망경을 계목에 대해서는 유가계에 나타나는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이용해 해석하고 있다. 삼취정계 중 섭율의계와 섭선법계는 자리계(自利戒)이므로 들어가는 것(入)을 뜻으로 삼고, 섭중생계는 이타행(利他行)이니 나가는 것(出)을 뜻으로 한다고 설하는 것이 그것이다. 원효는 섭중생계가 없으면 자리행만 있어서 성문이나 연각의 2승과 같게 되고, 섭율의계와 섭선법계가 없으면 이타행만 있게 되어 오히려 범부와 똑같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섭율의계와 섭선법계가 자리(自利)계이고 섭중생계를 이타행(利他行)으로 보면서, 섭중생계라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범망계나 유가계 모두 대승보살계라고 언급하고 있다.
『보살계본지범요기(菩薩戒本持犯要記)』는 대승율(大乘律)에 대한 원효의 기본 입장을 저술한 책으로, 기존의『보살계본』을 인용한 후 필요한 대목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견해를 전개하고 있다. 원효는 스스로 보살계본을 따라 실천하는 데 있어 잊어버리거나 등한시하기 쉬운 문제들을 기록하고 이를 자신에 대한 경고로 삼기 위해 이 책을 짓는다고 설명한다. 이어 이와 뜻을 같이하는 수행자들이 참고하여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히고 있다.
『보살계본지범요기』는 크게 경중문(輕中門)·심천문(淺深門)·구경지범문(究竟持犯門)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 경중문은 총판경중과 별현차별의 둘로 분류된다. 총판경중에서는 여러 보살계의 경중을 설하고, 별현차별에서는 자찬훼타계(自讚毁他戒)에 대해, 복(福)이 되고 범한 것이 아닌 경우, 범하였으나 물들지 않은 경우(犯非染). 물들었지만 중죄는 아닌 경우(染非重)·중죄이고 경죄가 아닌 경우(重非輕)의 네 가지 경우를 들고 있다. 자신을 칭찬하고 남을 헐뜯는 행위는 계율로 금하고 있지만, 첫째 만일 상대로 하여금 신심(信心)을 일으키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한 것이라면, 복이 되고 계율을 범하지 않은 것이다. 둘째 만일 방일하거나 무기심에 의해 한 행위라면 범하였으나 물들지는 않은 것이다. 셋째 다른 사람에 대한 애착이나 분노심에서 한 행위라면 물들기는 했으나 중죄는 아니다. 넷째 이익을 얻고 공경을 받기 위해 한 행위라면 중죄에 해당한다. 이 네 번째의 경우에도 죄를 범한 후의 행위에 의거해서 다시 세 가지 경우로 나뉜다. 먼저 연품(耎品)으로 자신의 행위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뉘우치는 마음을 일으킨 경우이고, 다음은 중품(中品)으로 부끄러워하고 뉘우치지는 않아도 그것을 잘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경우이며, 마지막은 상품(上品)으로 자신이 한 행위를 잘한 일이라고 여기는 경우이다.
2) 심천문에서는 자찬훼타계를 듣고 이해하는데 있어서 두 부류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설한다. 첫째 하사(下士)로서 자기를 헐뜯고 남을 칭찬하면 반드시 복을 얻고,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헐뜯으면 반드시 죄를 짓는 것이라고 하며. 복을 얻으려고 무수히 노력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죄만 짓는 경우이다. 둘째 상사(上士)로서 이 가르침이 갖는 의미를 잘 살펴 상황에 따라서 죄가 되고 복이 되는 이치를 파악하여 행위하는 이들을 말한다. 공경을 받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헐뜯고 남의 단점을 칭찬하는 경우는 실제 금계를 범한 것이 아니지만, 이러한 행위가 사실상 죄가 되는 것을 알고 이를 하지 않는 사람을 상사(上士)라고 한다. 또한 원효는 본성이 넓고 소박하여 자신과 남을 구별하는 마음이 없어서 자찬훼타나 사훼찬타 등을 하지 않는 이는 복덕을 얻지만, 옳고 그름을 알지 못한 결과 자찬훼타나 자훼찬타를 하지 않은 사람은 어리석음에 따른 죄를 얻을 뿐이라고 설하고 있다.
3) 구경지범문은 구경을 밝히는 문으로, 지키고 범하는[持犯] 데 있어서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계상(戒相)을 명확하게 깨닫는 것이며 이는 곧 중도(中道)의 이치를 체현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원래 계(戒)는 저절로 생겨난 것이 아니고 반드시 여러 가지 연(緣)에 의지하여 생겨난다. 그러므로 불변하는 자성적 실체로서의 모습은 갖지 않는다. 연(緣)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니 특정한 연(緣) 그 자체가 계인 것은 아니므로, 특정한 연을 떠나면 계는 없다. 따라서 계의 자성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고 여러 연에 의거해서만 성립된다고 설하고 있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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