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현은 유식학 및 율에 관한 저서를 찬술한 율사이다.
태현(太賢)은 신라 경덕왕 때 유식학을 연구한 승려로, 52종에 달하는 저서를 찬술하였다. 법명은 태현 혹은 대현(大賢)이며, 호는 청구사문(靑丘沙門)이다. 정확한 생몰 연대와 행적은 확인되지 않는다. 『삼국유사』에서는 태현을 유가조(瑜珈祖)의 대덕(大德)으로 언급하며, 유가업(瑜伽業)의 종조로 기록하고 있다. 그는 주로 경주 남산의 용장사(茸長寺)에 주석(駐錫)하였으며, 태현이 그 절에 있던 장륙상(丈六像)의 주위를 돌며 예불하면 그 불상도 태현을 따라 얼굴을 돌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또한, 경덕왕 12년(753)에 국왕의 요청으로 기우제를 지냈는데, 우물의 물이 넘쳐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전해진다
태현은 유식학승으로 유식학 관련 논서를 남겼으며, 율(律)에 관한 저서를 찬술하여 율학 연구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 전하는 저서로는 『성유식론학기(成唯識論學記)』,『기신론내의약탐기(起信論內義略探記)』,『범망경고적기(梵網經古迹記)』,『범망경보살계본종요(梵網經菩薩戒本宗要)』,『약사본원경고적기(藥師本願經古迹記)』 의 5부이다. 이 중 『범망경고적기』는 『범망경』의 주석서로 대승보살계(大乘菩薩戒)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 전하는 『범망경』 주석서는 29종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태현의 주석서는 상·하 양권 전체를 주석한 최초의 주석서로 평가된다. 『범망경고적기』에서 ‘고적’이란 이전 학자들이 행한 연구 성과를 의미하며 원효(元曉)와 의적(義寂), 법장(法藏)과 북병주(北幷州)의 진장사(眞藏師) 등의 가르침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직접 거명하지 않은 학자들의 가르침도 포함하고 있는데 규기의 『범망경보살계본소』나 의적의『보살계본소』등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태현이 찬술한『범망경고적기』는 총 7부분으로 구성되며, 각 부분을 ‘문(文)’이라 표현한다. 첫 번째 문은 설법의 때와 장소를 밝힌 것으로 노사나불이 처음 성불했을 때 연화장세계에서 설했고, 석가불은 마가다국의 적멸도량에서 설했음을 밝혔다. 두 번째 문은 “보살성(菩薩性)을 지니고 있고 발심한 사람이니, 비방하고 믿지 않는 이를 위해 설할 수 없다”면서 설법의 대상을 밝히고 있다. 세 번째 문의 내용은 장(藏)에 포섭되는 내용으로, 이장(二藏: 보살장·성문장) 가운데 보살장에 속하고, 삼장 가운데 율장(律藏)에 속한다고 밝혔다. 네 번째 문은 번역에 관한 것으로 경전을 번역한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였다. 다섯 번째 문은 종취(宗趣)를 밝힌 것으로. 종은 ‘심행’, 취는 깨달음을 증득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여섯 번째 문은 제목을 풀이한 것으로 ‘망(網)’이 그물로 모든 것을 거두는 것처럼 다양한 법문이 한 맛으로, 하나의 뜻을 얻는 것이라고 하였다. 마지막 일곱 번째 문은 『범망경』의 본문을 풀이한 것으로 크게 노사나불이 설한 부분과 석가불이 설한 부분으로 나누어 풀이하였다. 태현이 찬술한 『범망경고적기』는 『범망경』의 주석서 중 가장 영향력 있는 문헌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범망경』에 수록된 계율의 조문에 대해 주석자가 간략한 명칭[戒名]을 붙여 다른 주석서보다 그 뜻이 명확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일본 최초의 『범망경』주석서인 젠슈(善珠, 724∼797)의 『범망경약소(梵網經略疏)』는 대부분 태현의 주석서를 참고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연구된 『범망경고적기』에 관한 주석서도 60여 부에 달한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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