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는 『범망경보살계본사기』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계행으로서 삼취정계의 구족을 강조하였다.
원효의 속성은 설(薛)씨로서 신라 진평왕 39년(617년)에 불지촌(佛地村) 북쪽이며 압량군(押梁郡) 남쪽인 율곡(栗谷)에서 태어났다. 원효는 청년 시절엔 화랑으로서 서당(誓幢)이 되었으며, 나이 18세가 되어 자신이 살던 집을 절로 삼아 초개사(初開寺)라 하고 스스로 이름을 ‘이른 새벽’을 뜻하는 원효로 바꾸었다. 원효의 행적 중 계율과 관련하여, 요석공주와의 법연에 대한 이야기는 『삼국유사(三國遺事)』 「원효불기(元曉不羈)」에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원효가 이미 계를 읽고서 설총(薛摠)을 낳은 뒤로는 속인의 옷으로 바꾸어 입고서 스스로를 소성거사(小姓居士)라고 하였다. 우연히 광대가 춤을 추며 큰 박을 두드리고 것을 만났는데, 그 형상이 괴이하였다. 그 형상을 본받아 도구를 만들고,…(중략)…천촌만락(千村萬落)을 다니면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면서, (염불을) 읊조리면서 귀의케 하였다. 나무꾼, 독짓는 사람, 그리고 사냥꾼의 무리로 하여금 모두 불타의 명호를 알게 하여 함께 ‘나무(아미타불)’이라고 그 이름을 부르게 하였으니, 원효의 교화가 실로 컷다.
-『 삼국유사(三國遺事)』-
계율을 엄격하게 지킬 것을 서약한 출가 사문 원효였지만, 요석공주(瑤石公主)와의 법연(法緣)으로 아들 설총(薛聰)을 낳았다. 이후 스스스로 소성거사(小姓居士)라 칭하였다. 원효는 스스로 광대와 같은 복장을 하고 불교의 이치를 전하며 일반 대중들에게 불교에 귀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효가 스스로를 소성거사(小姓居士) 또는 복성거사(卜姓居士)라고 일컬었는데, 이는 스스로를 한껏 맞게 여겨 세상을 살겠다는 뜻이며, 가장 낮은 곳까지 부처님 뜻을 널리 펴고 중생제도하는 방편이라 볼 수 있다.
모든 것에 거리낌 없는 사람만이
한길로 세상의 번뇌를 벗어나리
신라시대는 특히 계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였다. 통일신라 이전에는 성문계인 『사분율』을 중심으로 연구되었고, 삼국이 통일된 후에는 대승의 범망보살계가 중점적으로 연구되었다. 원효의 계율 관련 저술로는 『범망경종요』 1권, 『범망경소』 2권, 『범망경약소』 1권, 『범망경보살계본사기』 2권, 『보살계본지범요기』 1권, 『영락본업경소』 3권, 『사분율갈마소』 4권 등이 있다.
원효는 『보살계본지범요기』에서 ‘계는 근원으로 되돌아가는 방편’이라 하였다. 즉 “보살계란 흐름을 거슬러서 근원으로 돌아가게 하는 큰 나루(大津)이며, 삿된 것을 제거하고 올바른 것에 나아가게 하는 요문이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계(戒)가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방편임을 강조한 것이다. 또한 원효는 『범망경보살계본사기』에서 깨달음을 얻기 위한 계행으로서 삼취정계의 구족을 강조하고 있다. 범망계에 내재하고 있는 삼취정계를 해와 달로 다음과 같이 비유하였다.
계가 해와 달처럼 밝다고 한 것은 간략히 세 뜻이 있다. 첫째는 해와 달의 자체는 염(染)을 떠나고 정(淨)을 밝게 하기 때문에 또한 능히 저 어둠을 깨뜨리고 물체를 드러나게 한다. 계도 또한 이와 같아서 자체가 더러움을 버리고 밝고 맑아서 번뇌의 어두운 법과 장애를 깨뜨려 불성과 여래장 등의 물질을 나타내기 때문에 마땅히 저 해와 달의 뜻에 비유를 하였다. 둘째는 해는 열로써 성품을 삼고, 달은 서늘한 것으로써 성품을 삼는다. 만일 해만 있고 달이 없으면 모든 싹은 타서 열매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달만 있고 해가 없으면 온갖 싹은 즉시 썩을 것이다. 계도 또한 이와 같다. 만약 비록 섭율의계와 섭선법계만 있고 섭중생계가 없다고 한다면 오직 자리행만 있고 이타행이 없어서 이승과 같기 때문에 무상보리의 풍성한 과실이 생기지 않는다. 만약 비록 섭중생계만 있고 섭율의계와 섭선법계가 없다고 한다면 오직 이타만 있고 자리행이 없어서 도리어 범부와 같기 때문에 능히 보리의 싹이 나지 않는다. 지금 해와 달이 다 있기 때문에 능히 싹은 썩지도 않고 타지도 않는다. 계도 또한 이와 같아서 능히 삼취정계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범부나 이승과 같지 않으며 능히 무상보리의 3종의 과를 감득할 수 있다.
-『범망경보살계본사기(梵網經菩薩戒本私記)』-
이는 계율(戒律)이 번뇌를 깨뜨릴 수 있으며, 범망계에 내재되어 있는 삼취정계를 구족할 때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즉 삼취정계에 자리행과 이타행이 함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무상보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효는 ‘범망계’를 출가자와 재가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계율로 중요하게 보고 있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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