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공은 무생계 수지를 통해 선악에 얽매이지 말고 초월하여 내면적 진리인 무생에 도달할 것을 설하였다.
지공 선현(指空禪賢, dhyāna-bhadra, 1300-1363)은 인도 마가다국에서 태어난 승려이다. 제납박타(提納薄陀)라고 음사하였으며, 선현(禪賢)이라고 번역한다. 나란타사(那爛陀寺)에서 출가하여 율현(律賢)에게 계를 받았다. 스리랑카에서 보명(普明, samanta-prabhāsa)에게 법을 이어받은 후, 이슬람 세력의 침략으로 중국 원나라로 건너가 법을 전하였다. 1326년 3월 고려 개경의 감로사(甘露寺)에 도착하여 금강산에서 법기보살도량(法紀菩薩道場)을 개최하였다. 1328년 9월까지 고려에 머물면서 개성 동쪽의 숭수사(崇壽寺), 경원(慶原), 화산(華山), 통도사(通度寺) 등을 두루 다니며 계를 주고 율과 법을 설하였다. 일부 학자들은 이때 티베트 불교의 영향으로 변질되었던 고려 불교계의 풍토를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한다. 이후 원나라로 돌아가 연경에서 법원사(法源寺)를 창건하였는데 이 시기에 유학을 간 고려의 나옹 혜근(懶翁惠勤, 1320-1376)에게 선종(禪宗)을 전수하였다. 1362년에 입적한 후, 1372년(공민왕 21)에 지공의 사리(舍利) 일부를 고려로 가져와 왕명으로 양주 회암사(檜巖寺)에 부도를 세웠다.
지공은 고려에 머무는 동안 무생계(無生戒)를 통해 널리 법을 펼쳤는데 『통도사지(通度寺誌)』에는 지공이 ‘하루는 선을 설하고 하루는 계를 설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무생의 원어는 anutpanna로, 이 말에는 불생(不生), 무생(無生), 미생(未生), 비생(非生), 미기(未起) 등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으며, 현상을 초월하는 궁극의 상태를 나타낸다. 생멸 없는 열반의 상태인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가리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지공이 구술 번역한 『무생계경(無生戒經)』은 『문수사리보살최상승무생계경(文殊師利菩薩最上承無生戒經)』에 대한 약칭으로 총 3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보물로 지정되어 1책만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무생계경』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요약·발췌한「무생계첩」을 찬술하기도 하였다. 『무생계경』은 비로자나불이 모든 붓다를 깨닫게 하는 방법으로 무생계를 문수보살에게 전하고, 이를 석가모니가 해탈광여래(解脫光如來)의 회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내용과 무생계를 수지함으로써 ‘무념(無念)’삼매를 깨달아 성불하는 금강수보살의 이야기이다. 이타행과 계율행, 보살행에 대한 전생 일화 및 무생계와 연관된 실제적인 내용과 무생계를 소지한 자가 가져야 하는 사귀의(四歸依)와 육대원(六大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사귀의는 불·법·승 삼보와 무생계에 귀의하는 것이며, 육대원은 사홍서원(四弘誓願)처럼 대승보살서원의 관점에서 ①일체중생의 불도성취, ②일체중생의 번뇌소멸, ③일체 중생에게 지혜시혜, ④일체중생에게 안온시여, ⑤일체중생의 계·정·혜 성취, ⑥일체중생의 등정각 성취를 말한다. 경전에서는 무생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무생계는 천성(千聖)을 세우는 땅이요. 만선(萬善)이 생겨나는 터이다. 터전을 다스리지 않으면 성과 선이 어찌 설 수 있으랴. 고해(苦海)를 건너려면 반드시 자비의 배를 빌려야 하고, 어두운 거리를 밝히려면 반드시 지혜의 횃불을 밝혀야 한다. 그러므로 일체중생이 이 계법을 받지 않고서 불도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 계법은 온갖 형상 있는 존재이거나 형상 없는 존재이거나 막론하고 모두 받아 지녀야 한다. 이런 까닭으로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이 몸소 말씀하시고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전해주신 것이다. 모든 부처님은 이 무생계로 말미암아 도를 이루고, 모든 보살은 이를 의지하여 인행(因行)을 완성하고 청량(淸凉)함으로써 번뇌를 없애 영락(瓔珞)으로써 장엄하였다. 이 계 안에서는 유정 무정을 가릴 것 없이 모두 능히 번뇌 없는 법신을 성취할 수 있다.
지공은 「무생계첩」에서 불상생과, 불식육, 희생제에 대한 내용을 설하며 계율에 대해 강조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이 계를 받도록 하며, 무생계를 통해 집단을 교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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