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계율의 제정

부처님은 승가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대중 앞에서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직접 판단하여 옳지 못한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계율을 제정하셨다.
부처님은 자신이 깨달은 진리를 다른 이들에게 설명하기를 결심하고 열반에 이르기까지 설법자(說法者)이고 인도자(引導者)의 길을 걸었다. 이 길에서 최초의 아라한인 다섯 비구가 탄생하였고, 야사와 그의 친구들이 출가하였다. 이후 부처님의 전도 선언은 그들도 설법자의 길을 걷도록 이끌었으며, 부처님 자신도 가섭 3형제를 제도하여 천여 명이 넘는 대중이 한곳에 모이게 되었다. 이렇게 불교의 공동체인 승가(僧伽)가 생기고 교단(敎團)이 만들어지면서, 이들은 자신의 수행을 보호하고 지켜줄 공동의 규칙과 질서가 필요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승가에 필요한 계율(戒律)이라고 그것을 제정하는 일을 서두르지 않았다. 부처님은 승가에서 해탈에 이롭지 않은 악행[有漏法]을 저지르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그때 제자들을 위해서 계율을 제정하여 잘 기억하고 받아 지니게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율장(律藏)에는 불교 승가에 계율이 등장하게 되는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 『사분율(四分律)』에 이와 관련한 부처님과 사리불의 대화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1]『四分律』卷1(T22, p.569a19-c27)
어느 날, 사리불존자(舍利弗尊者)가 고요한 수행처에 있을 때,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다. ‘어떤 부처님께서 범행(梵行)을 닦으실 때는 불법(佛法)이 오래 머물고, 어떤 부처님께서 범행을 닦으실 때는 불법이 오래 머물지 못했을까?’ 사리불은 자리에서 일어나 곧바로 부처님을 찾아뵙고 이러한 생각에 대해 말씀드리고 그 까닭을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비바시불(毗婆尸佛), 시기불(尸棄佛), 구류손불(拘留孫佛), 가섭불(迦葉佛)은 제자들에게 계경(契經)[2]계경(契經)은 경전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sūtra 또는 팔리어 sūtta의 의역어이다. … 비유경(譬喩經), 논의[優婆提舍經] 등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 계율을 제정하여 잘 기억하여 지니라고 분부하셨다. 그리하여 그 부처님과 제자들이 세상에 계실 때는 불법이 잘 퍼졌고, 모두 열반(涅槃)에 드신 뒤에도 불법이 빨리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섭불(隨葉佛)과 구나함모니불(俱那含牟尼佛)은 제자들에게 계경과 논의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으셨고, 계율을 제정하거나 잘 기억하고 지니라고 당부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때의 부처님과 제자들이 세상에 계실 때는 불법이 널리 퍼졌으나, 멸도(滅度) 하신 뒤에는 불법이 빨리 멸(滅)하여 오래 머물지 못하였다.”라고 답해 주셨다. 그러자 사리불은 계율을 잘 지키는 범행이야말로 불법을 오래 머물게 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하여 부처님께 제안하였다.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계율을 제정할 때입니다.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계율을 말씀해 주시어 모두가 범행을 닦아 불법이 오래 머무르게 하옵소서.”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사리불의 제안을 거절하셨다. “사리불아, 기다리고 있으라. 내가 그때를 알아서 할 것이다. 지금은 모든 비구를 위해 계율을 제정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직은 해탈에 이롭지 않은 악행[有漏法]을 행하는 비구들이 없기 때문이니라. 승가에 악행을 일으키는 자가 생겨나면 나는 그때 비구들을 위해 계율을 정할 것이다. 그러니 사리불이여, 그대는 기다리고 있으라. 내가 때를 알아서 할 것이다.”
부처님과 사리불의 대화를 살펴보면, 정법이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서는 계율을 잘 기억하고 지키는 범행을 닦아야 하며, 해탈에 이롭지 않은 악행이 발생하면 그 악행들을 제거하기 위한 계율제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처님은 승가에서 악행을 저지르는 사태가 발생하면, 그때마다 대중이 모인 가운데서 그 행위의 옳고 그름을 직접 판단하여 옳지 못한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계율을 제정하셨다[隨犯隨制]. 이러한 계율은 승가의 모든 대중이 잘 기억하고 지녀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실천 영역의 부처님 가르침이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관련주석
  • 주석 1 『四分律』卷1(T22, p.569a19-c27)
  • 주석 2 계경(契經)은 경전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sūtra 또는 팔리어 sūtta의 의역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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