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의 덕숭산(德崇山)에 소재하는 덕숭총림(德崇叢林) 수덕사(修德寺) 경내의 여러 건물에는 원담 진성(園潭 眞性, 1926~2008) 스님이 쓴 현판이 다수 걸려있다. 수덕사는 경허 성우(鏡虛 惺牛, 1849~1912) 선사가 머물면서 선풍(禪風)을 크게 진작시키고 그 제자인 만공 월면(滿空月面, 1871~1946)스님이 선지를 이어받으며 한국 선불교의 큰 법맥을 형성한 도량이다. 원담 진성 스님은 만공 선사로부터 전법을 받은 제자로서 4대, 5대, 7대 수덕사 주지를 역임하면서, 명부전·범종각·법고각을 신축하고 덕숭총림 지정을 이끄는 등 해방 이후 수덕사 발전에 중심적 역할을 한 선지식이다.
일주문(一柱門)과 사천왕문(四天王門)을 지나 석계(石階)를 오르면 만나게 되는 황하정루(黃河靜樓)는 성보박물관인 근역성보관(槿域聖寶館) 등 여러 시설이 있는 현대식 2층 누각으로서 1990년에 세워진 건물이다. 누대 1층 통로 위에는 〈덕숭총림(德崇叢林)〉 현판이, 그 바로 위 2층 중앙에는 〈선지종찰수덕사(禪之宗刹修德寺)〉 현판이, 그리고 건물 뒤 2층 중앙에 〈황하정루(黃河靜樓)〉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 3개의 현판은 모두 원담 진성 선사가 쓴 것이다. 원담 진성은 선기(禪氣) 넘치는 자유롭고 활달한 필적으로도 이름이 있었다.
〈덕숭총림〉 현판은 비수(肥瘦)가 두드러지지 않는 졸박한 필치의 행서(行書)로 썼는데, 마지막의 ‘림(林)’ 자에서 비백(飛白)과 비수의 변화가 있는 운필로서 변화미를 주었다. 위쪽의 〈선지종찰수덕사〉 현판은 〈덕숭총림〉에 비해 더 자유자재한 변화미를 보여주는데, 마지막 ‘사(寺)’를 제외하면 모두 활달한 초서(草書)로 쓰였다. 특히 두 번째 글자인 ‘지(之)’는 종서(縱書)에서 쓸 법한 자형(字形)을 구사하여 횡서(橫書)인 이 편액에 파격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건물 뒤편의 〈황하정루〉 현판에서 원담 선사 글씨 특유의 파격과 활달한 자재함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네 글자 모두 초서체인 이 현판에서 특히 두 번째의 ‘하(河)’와 네 번째 글자인 ‘루(樓)’의 마지막 획을 왼쪽 가로 방향으로 길게 끈 운필은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것이다.
이 밖에도 수덕사에는 원담 스님이 쓴 현판이 여러 개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명부전(冥府殿)〉과 〈범종각(梵鐘閣)〉·〈법고각(法鼓閣)〉, 그리고 〈대웅전(大雄殿)〉 및 〈염화실(拈花室)〉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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