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사 소조여래좌상의 복장에서 다라니 1매가 발견되었는데, 많은 양의 수정(水精)과 오향(五香) 등을 감싸고 있었다. 다라니는 투박한 솜씨로 판각되었으며, 23.3×36.3㎝ 크기로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 있다. 상단은 다시 좌우로 나뉘어 있는데, 오른쪽 구역 윗부분에는 연꽃대좌 위에 부처님을 형상화한 듯한 2가지의 불인(佛印)이 있고, 아랫부분에는 탑 그림을 중앙에 두고 양쪽에 범자로 된 진언을 새겼다. 왼쪽 구역에는 죄를 멸하는 부적 등과 같이 부적의 그림과 해당 부적의 이름을 상하로 배치하여 1줄에 6칸, 총 18개의 부적을 새겼다. 마지막으로 하단에는 발원문의 내용인데 끝부분에 홍치이년기유(弘治貳年己酉) 즉, 1489년에 찍어서 발행한 다라니임을 알 수 있다. ‘홍양사문(洪陽沙門)’은 ‘홍양산의 사문’을 뜻하는 것인데, 홍양산은 충청남도 당진시 면천면에 있는 산으로 추정되므로 이 다라니는 면천에 있는 사찰의 불상을 조성했을 당시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각수(刻手) 사직(司直) 김구산(金龜山)에서 사직은 조선시대 중앙군 오위(중위, 좌위, 우위, 전위, 충위)를 지휘 감독한 군대 기관인 오위도총부에 속한 정5품 관직을 말한다. 즉 충청도를 관할하는 용양위(좌위)의 정5품 관직에 있던 사직 김구산이 공덕의 차원에서, 투박한 솜씨로 다라니판을 조각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번역문
대체로 듣기를, 육도 중에서 인간 세상이 수승한 것은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눈먼 거북이가 천 년마다 한 번씩 햇빛을 보려고 바닷속에서 나올 때, 다행히 구멍 뚫린 나무토막을 만나지 못하면 햇빛을 보기 어렵다고 하였고, 또 허공에 겨자씨를 던지고 바늘로 맞추는 것처럼 인간으로 태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지금 이미 만나기 어려운 사람을 만났으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이런 까닭으로 나와 여러 사람이 함께 선심을 발하여 삼보께 공양을 올리고, 수륙재를 베풀고, 사찰과 암자에 보시하고, 대중 스님들께 공양하며 가사를 지어 드렸다. 선원과 요사를 창건하고, 수행하였고, 도로를 정비하고 다리를 설치하였고, 집에서는 스스로 삼가해서 조심하고, 절에서는 활발하게 봉사하는 선업을 함께 닦고 연속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였다. 이러한 수승한 인연에 의지하여 함께 인연을 지은 사람들이 극락국토에 태어나서 부처님을 뵙고 생사를 깨달아서 부처님과 같이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나이다.
오직 바라건대 삼보님께서는 우리 발원자들을 증명해 주소서.
홍치 2년(1489년) 기유 11월 홍양사문 이암 발문
각수 사직 김구산
화주 규지
원문
盖聞六道之中人道殊勝人身難得譬如盲龜遇木纖芥投針今既遇難逢豈不快㦲由是我等共發善心供三宝設水陸營寺菴養道人造袈裟創院舘修道途設橋梁愼寗園雄行旅等同修善業連連不絶仗此殊勝因共生極樂國見佛了生死如佛度一切惟願三宝證明我願者 弘治貳年己酉十一月日洪陽沙門 伊菴跋
刻手司直 金龜山
化主 逵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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