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를 들 때 오도 가도 못하고 앞뒤로 꽉 막혀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은산(銀山)이란 단단한 얼음으로 뒤덮힌 은빛의 산을 말하고, 철벽(鐵壁)이란 두텁고 견고한 쇠로 만들어진 벽을 말한다. 은과 철에는 뚫기가 매우 힘든 것을, 높은 산과 견고한 벽에는 오르기 어려운 경지를 나타낸 것이다. 선가에서는 온갖 인식수단과 관념으로 타파할 수 없는 화두를 은산철벽에 비유하고 있다. 이 말에는 그만큼 화두가 어렵고 뚫기 힘들다는 비유가 담겨있다.
은산철벽은 조사선의 모든 선어에 들어 있는 본질적인 속성을 나타내며, 간화선(看話禪)에서는 참구하는 화두가 타파되기 직전의 상황을 묘사하기도 한다. 은산철벽을 타파한다는 것은 화두의 궁극적 의미인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수행자가 화두(話頭)를 들고 일념(一念)으로 정진할 적에 분석하고 추리하는 분별의 작용이 멈추지만 아직 깨달음에 다다르지 못한 중간 경지에서 은산철벽(銀山鐵壁)과 같은 상태를 경험하는 수가 있다고 한다. 선가에서 화두를 들 때, 마치 은산철벽 앞에 선 것과 같이 어떻게 해볼 도리 없는 경지까지 온몸으로 화두를 밀어붙여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은산철벽은 송대(宋代) 원오 극근(圜悟克勤, 1063~1135)) 이후 유행한 용어이다. 고봉 원묘(高峰原妙,1238~1295)는 『선요(禪要)』에 “이러할 때는 은산과 철벽을 마주한 것과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자니 문이 없고 물러서면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설했다.
은산철벽 (아도스님)
한편으로 대상으로 향하는 마음을 쉬라고 뜻도 있다. 마치 은산철벽이 놓이면 더 이상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듯이 마음이 장벽을 마주한 듯이 일체의 분별을 멈추고 대상으로 향하는 마음을 놓으라고 한다. 여기에는 어떠한 유혹이나 경계에도 흔들리지 않고 물러서지 않을 굳센 마음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선가에서는 은산철벽과 유사하게 ‘구멍 없는 철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어떻게 손댈 수 없어 일체의 사량분별(思量分別)로 접근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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