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논의를 통해 간화선의 대중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그림 1〉간화선의 대중화 (삽화 아도)
간화선의 대중화는 간화선의 현대화와 함께 불교의 광범위한 전법傳法을 위한 수행문화 조성의 하나가 된다. 일반대중을 불교로 이끄는 방법에는 장례문화나 불공, 기도 등을 통한 입문의 통로가 있지만, 그 가운데 수행문화를 통한 접근은 다른 그 어느 것보다 양질의 전법수단이 될 것이다. 수행의 직접적 체험은 인간에게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종교체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간화선은 일종의 공안(公案), 즉 화두(話頭)를 참구하여 깨달음을 추구하는 매우 간단명료한 참선수행법이다. 간화선이 지닌 특성인 간명하고 직절(直截)함, 수행입문에 있어서 재가와 출가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함, 수행자의 남녀노소나 존귀비천을 묻지 않는 수행대상의 보편성, 수행자 근기의 영리함과 우둔함에 관계없는 접근의 용이함, 수승한 상근기의 빠른 공부를 성취할 수 있는 지름길, 그 무엇보다 수행시간과 장소 및 움직이거나 고요히 있거나 그 장소적 상황적 여건을 가리지 않는 일상성 등의 주요한 특성은 오늘날과 같이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 다른 어떤 수행보다 유효하고 적절한 수행법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수행법을 널리 보급하여 대중화시키기 위해서는 산중의 큰 선방은 물론이거니와 현대인이 접근하기 가장 용이한 도심의 시민선방 형태가 널리 보급되고, 산중의 전통적 수행처소와 도심의 시민선방 사이에 유기적 연결 관계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즉, 산중의 선방과 도심의 시민선방이 서로 교류되어 수행하는 대중들의 여건에 따라 쉽게 오고갈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진다면 보다 더 많은 일반인에게 간화선의 수행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산중의 잘 갖추어진 자연환경과 엄숙함, 도심의 접근 용이한 자유로움과 편리성을 고루 체험할 기회가 제공된다면 보다 더 많은 대중들이 간화선을 접하는 데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무엇보다 산중과 도심을 막론하고 사찰건물의 접근성과 기능성 및 효율성과 편리함을 높이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둘째, 산중이건 도심이건 일정한 공간을 개방하여 사찰이 간화선 수행뿐 아니라 현대인의 복잡한 삶의 쉼터가 되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일이다. 이는 수행문화 조성에 앞서 불교포교의 좋은 잠재적 지속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전에 모 사찰에서 실시한 ‘나는 절로’라는 프로그램에서 한 참여자가 “절에 오는 남성참여자는 왠지 진실할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고 한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 적이 있다. 사찰은 산중이건 도심이건 인간의 심성을 정화하고 잠깐 동안이라도 각자의 본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의 역할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는 자연환경뿐 아니라 대중을 접하는 출가수행자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수행자가 좋은 도반이 되어 재가자와 함께하는 것보다 더 좋은 포교전법은 없을 것이다.
셋째, 간화선은 접근에 있어서 다른 어떤 수행보다 간단하고 쉽다. 그 어떤 수행조건도 요구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지나치게 엄격한 전문성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편안한 일상 가운데 점차로 수행에 젖어들 수 있도록 단기와 장기의 수행프로그램을 개설하여 장소뿐 아니라 인간관계적 수행분위기를 지속적으로 가꾸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간화선은 접근하기는 쉬우나 그 구경의 목표를 이루기는 결코 쉽지 않다.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행자들에게 빠른 효율을 기다리는 마음을 갖지 말도록 항상 일깨울 필요가 있다. 간화선의 제창자인 대혜종고도 깨달음을 기다리는 마음이 수행에 무엇보다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였다. 다만 집중수행과 자유수행을 고루 프로그램화하여 누구나 편안하고 쉽게 수행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간화선의 대중화에 큰 통로가 될 것이다.
템플스테이에 수회 참여하고 한국의 여러 사찰에서 간화선 수행을 이수한 한 독일의 청년이 수행에서 얻은 감회를 논하면서 ①사찰의 단순한 생활 ②간단한 사찰음식과 모든 수행자가 자기 먹을 만큼 덜어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재화의 낭비 없는 식생활 ③처음에는 힘들지만 결국에는 마음의 고요함을 얻는 묵언을 통한 마음의 공적 ④그 무엇보다 불편함 속에서 얻는 자유를 꼽는 것을 보았다. 편리함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시설의 미비로 생기는 불편함을 주는 것은 또 다른 정신력의 낭비겠지만, 단순하고 정갈함, 청결하고 소박함에서 오는 마음의 희열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수행문화는 한국불교만큼 잘 갖춘 종교도 없을 것이다. 간화선수행을 접하는 내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 가장 작은 목표로는 즐거운 낭만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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