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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행 모델의 활용

선수행 모델의 활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매뉴얼 개발 및 효과성 평가를 통해 다양한 연구결과의 축적이 필요하다.
〈그림 1〉숭산스님 (삽화 아도)
지금까지의 선 수행 모델은 어떤 것이 있고, 또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나날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인의 삶속에서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선 수행을 접하고, 단 한순간만이라도 현재 자신이 처한 복잡한 삶을 잊고 자기 자신의 본질적인 문제, 나아가 삶과 죽음이란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온전히 던져 수행에 매진해보게 할 수 있을까? 선수행의 모델은 이미 전통적으로 출가수행자들이 산사에서 실천해오고 있는 여름과 겨울 두 차례에 걸친 안거(安居)라는 형태가 있다. 안거는 범어 ‘varṣa’의 한역으로 불교의 출가수행자들이 일정한 기간 동안 한곳에 모여 수행에 전념하는 기간이다. 수행대중들이 함께하는 정진(精進)의 기본모델이다. 불교의 성도절(成道節)인 양력1월 17일[음력 12월 8일]은 싯다르타수행자가 깨달음을 얻어 중생의 옷을 벗고, 부처로서의 법의 옷을 입은 날이다. 6년여 간의 치열한 자기수행 끝에 자신의 깨달음과 함께 일체중생이 자신과 똑같이 깨달을 수 있음을 선포한 날이다. 이는 부처로서의 출발을 알린 것이며, 불교라는 종교의 시작을 알린 시점이기도 하다. 산사에서는 해제일이 가까워지면 그동안의 수행을 결산하고 마지막 힘을 내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보통 7일 정도의 기간을 한정하여 용맹정진을 한다. 성도절은 불제자들에게 나도 부처가 되어야겠다는 강렬한 분발심으로 용맹정진을 시작하여 마치는 날이다. 불자들은 전국사찰의 선방과 도심의 시민선방에서 짧게는 3일, 길게는 1주일간 용맹정진을 실시한다. 깨달음을 얻겠다는 투철한 의지로 화두타파를 위해 앞뒤를 돌아보지 않고 자신을 온전히 던져 수행정진하려는 결연한 각오다. 이때는 무엇보다 수도팔계(修道八戒)라는 정신적 실천이 요구된다. 첫째는 절속(絶俗)으로 부처가 되기 위해서 세속의 인정을 끊음이다. 둘째, 금욕이다. 세속적 욕정을 끊지 못하고 도를 닦겠다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셋째, 대접을 받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 하심(下心)하는 것이다. 좋고 빛나는 일은 남에게 돌리고, 나쁘고 빛나지 않는 일은 내게로 돌리는 것이다. 다섯째, 정진이다. 부처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일곱째, 참회다. 일체중생의 잘못을 모두 나의 잘못으로 돌리고 참회하는 것이다. 여덟째, 이타행(利他行)이다. 수행의 목적은 나의 깨달음을 이루는 동시에 다른 이로 하여금 깨닫게 만드는 것, 즉 자리와 이타가 목적이다. 이상의 것들이 수행에 임하는 자세이고 정진 내내 가져야 할 자세다. 염불선을 실천하신 청화스님은 “용맹정진은 화두나 염불, 혹은 주문을 통해 오직 부처님께 지향하는 마음을 한순간 일찰나도 쉬지 않고 지속시키는 수행법이다. 입으로는 먹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부처님, 즉 본체를 지향하는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조계종의 종정을 지냈던 법전스님은 “백천간두에서 진일보할 수 있는 마음이 용맹정진의 자세다. 칼날 위를 걷고 살얼음을 타고 계단이나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절벽 위에서 갑자기 손을 놓아 버릴 수 있는 각오가 바로 그것이다. 벼랑에서 손을 놓아 버려야 그 자리에서 살길이 생긴다.”라고 하였다. 현대에 이르러 미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각종 선 수행의 모델을 살펴보면, 각기 선법을 전한 국가의 특색이 잘 살아있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먼저 ①센프란시스코 Zen Center의 경우를 보면, 다양한 워크숍을 실시하는데 서예나 꽃꽂이와 같은 통상적인 것보다 ‘가사장삼 만들기’를 시행하는 것이 눈에 띄고, 그 운영은 회원모집을 통한 회원제도와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비용적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눈에 띈다. 또 일본 조동종계의 수행센터에서는 선방의 바닥에 다다미를 깔고 중앙에 불상을 모시는 일본식 특성을 그대로 살린 선 센터를 운영한다. ②Green Gulch Farm Zen Center의 경우는 기초교리와 생활불교 익히기, 반야심경 강의 및 참선지도, 산길 걷기, 정원 가꾸기 등을 시행하고 양봉하기, 채소밭 가꾸기, 가사 만들기 등을 실천한다. 마지막으로 한 수행처소를 더 예로 들자면, CIMC(Cambridge Insight Meditation Center)의 경우는 보스톤 시내의 건물 내 선 수행 센터로서 주로 저녁시간에 참선과 교리 공부를 위주로 한다. 눈에 띄는 것은 유색인을 위한 금요일 저녁 수행이 있고 사별한 자를 위한 법회를 열고 있다는 것이다. 수행은 주로 경행과 좌선을 번갈아한다. 경행은 30분, 좌선은 45분간 실시한다. 이들 몇 곳의 수행처소가 다 제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그 특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지의 미국인에 의해 지도되는 곳이라 할지라도 수행센터를 설치한 각국의 특색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공통적인 것은 시설의 편의와 청결을 갖추는 것이고, 이를 위해 샤워장, 화장실, 도서실, 컴퓨터실 등의 편의시설이 구비되는 것이며, 참여자가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는 다실을 설치하여 차와 과일, 약간의 음식을 항상 갖추어 놓는 것이다. 수행에 관한 안내 책자와 문화를 소개하는 서책, 선과 사상을 알리는 간단한 책자 등을 갖추어 놓고 있는 것도 배울 점이다. 이상의 몇 가지 모델을 살펴보면, 수행 처소가 어디에, 어떤 규모의 시설을 가지고 어떤 수행모토에 의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가에 따라 많은 다양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도하는 스님이나 지도자에 따라 그 프로그램은 얼마든지 그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으며, 수행처소가 위치한 자연적 지리적 여건에 따라 그 특성을 살린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화선 수행의 보편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은 장기와 단기의 프로그램을 미리 준비하여 적어도 몇 개월 이전에 여러 통로를 통해 알림으로써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선택의 시간을 주는 것이며, 생활하는 데 필요한 화장실, 세면실, 다실 등의 필수적 시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간화선수행에 전념해왔던 좋은 지도자와 그 위치적 특성을 살린 독자적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수행처소가 될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현대라는 급변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여, 또 수행을 통해 깨달음 얻는 수행자들이 잘 배출되지 않는다고 하여 간화선의 성격을 무분별하게 변질시키는 수행을 권장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공부는 본래 생사문제를 해결하고 부처가 되겠다는 수행법이므로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일반 명상만큼 수행과정이 쉽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좋은 환경과 프로그램으로 한 순간, 혹은 참여하는 기간만이라도 일상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화두를 참구하며 자기공부에 전념해보는 수행을 가르치고, 한번 참여한 자가 다시 또 참여해 자기에게 온전히 몰두하는 시간을 갖도록 즐겁고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충분히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여자가 많은 경우, 그 공부와 참여정도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공부프로그램의 강약을 달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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