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선지식이 수행자의 근기에 맞게 선택하여 내려준다.
선종에 전해 내려오는 화두의 종류에는 1,700여 종류가 있다. 수행자는 자신에 맞는 화두를 스승에게 받아 참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스승은 저마다 다른 수행자들의 근기에 맞춰 적절하게 화두를 준다. 무(無)에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그 집착을 깨뜨리기 위한 화두를 주고, 유(有)에 집착하는 사람에게는 그 유를 깨뜨리기 위한 화두를 준다. 그러기에 수행자는 스승이 제시한 화두에 쉽게 의심이 걸려 수행에 전념하게 되는 것이다. 화두를 두고 이것은 자기에게 맞고 저것은 맞지 않는다고 분별하면 안 된다. 화두 자체에는 좋고 나쁜 것이 없다. 개인에 따라 더 잘 들리는 화두가 있고 잘 안 들리는 화두가 있을 뿐이다. 개인의 업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수행법 중에서도 자신에게 맞는 것이 있고 맞지 않는 것이 있듯이 화두 중에서 자신에게 의심이 잘 드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수행자의 타고난 됨됨이나 살아온 과정에 따라 간절한 의심을 촉발시킬 수 있는 화두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화두가 있다.
〈그림 1〉개에게도 불성이?(현대불교, 박진형)
스승이 제자에게 주는 대표적인 화두로는 “개에게 불성은 없다(狗子無佛性)”, ‘이뭣고?(是甚麽)’, “달마가 동쪽에서 온 까닭은(조사서래의)”, “뜰 앞의 잣나무(庭前栢樹子)”, “마삼근(麻三斤)”, “마른 똥막대기(乾尿橛)” 등이 사용된다. “구자무불성”은 무자화두(無字話頭)라고도 하는데, 국내의 선사들이 이 화두를 통해 가장 많이 깨달았다고 전해진다. “개에게 불성은 없다(狗子無佛性)”의 화두가 시작된 연원은 다음과 같다. 이른바 무자화두(無字話頭)가 그것인데, 당대(唐代)의 선사인 조주로부터 시작되었다. 『조주록』에는 다음과 같이 선문답이 기록되어 있다.
개에게도 불성(佛性)이 있습니까?
없다(無).
위로는 모든 부처님으로부터 아래로는 개미에 이르기까지 모두 불성이 있는데, 어째서 개에게는 없습니까?
다만 업식(業識)의 성품이 있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에게 실제 불성이 있다’고 하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을 말한다. 모든 중생에게 불성이 있다면 개에게도 당연히 있지 않겠는가 하는 물음에 조주는 없다고 단언한다. 이 화두는 결국 유무(有無)에 사로잡히는 우리의 견해를 파(破)하는 공안(公案)이라고 볼 수 있다. “이뭣고?” 화두는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참된 것이 무엇인가를 의심하는 공안으로, 무자화두 다음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뜰 앞의 잣나무’는 어떤 승려가 조주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祖師西來意)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을 때 답한 말이 후대에 화두가 된 것이다. ‘마삼근’은 “어떤 것이 부처인가?” 하는 물음에 대하여 운문종(雲門宗) 수초(守初)가 답한 것이 화두가 되었고, ‘마른 똥막대기’는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하는 물음에 대하여 문언선사(文偃)가 답한 것이 화두로 전해 내려오게 되었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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