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 공부는 진실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화두를 의심해야 하는 데서 시작한다. 의심은 의정, 의단, 타성일편, 은산철벽의 단계로 진전된다. 은산철벽을 뚫고 나가면 눈앞에 확철대오(廓徹大悟), 비로소 대자유의 세계가 펼쳐진다.
무문 혜개 선사가 말하였다.
조사의 관문을 뚫고자 하는 사람은 없는가? 삼백육십 개의 골절과 팔만 사천 개의 털구멍으로 온몸을 다 들어 의단(疑團)을 일으켜야 한다.
‘무(無)’ 자를 참구하되 이 ‘무’ 자를 밤낮으로 항상 들고 있어야 한다. 허무하다는 뜻으로도 이해하지 말고, 있다·없다는 뜻으로도 이해하지 말라.
마치 뜨거운 쇳덩어리를 삼킨 것과 같아서 토하고 토해내도 나오지 않는 듯이 하여 이제까지의 잘못된 알음알이를 몽땅 없애야 한다.
이처럼 꾸준히 지속하여 공부가 익어지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무자 화두와 한 덩어리가 되어 타성일편(打成一片)을 이룰 것이다.
이것은 마치 벙어리가 꿈을 꾸었으나 오직 스스로만 알 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러다가 홀연히 화두가 터지면 하늘땅을 뒤흔드는 기세가 생길 것이다. 이것은 마치 관우 장군의 큰 칼을 빼앗아 손에 집어 들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는 것과 같다.
그리하여 생사의 언덕에서도 큰 자유를 얻고 중생의 삶 속에서도 유희삼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수심론(修心論)(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화두에 올바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의심을 일으켜야 한다. 화두를 온몸으로 의심하여 지극하고 간절하게 지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의심이 뚝 끊어지게 되는데, 이것을 ‘의정(疑情)’이라고 한다.
의정이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뭉치면 ‘의단(疑團)’이 된다. 이 의단만이 홀로 드러나게 되면 ‘의단독로(疑團獨露)’라고 하는데, 이것은 화두와 내가 하나가 되어 빈틈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이 상태를 ‘타성일편(打成一片)’이라고 한다.
이렇게 화두가 타성일편이 된 상태에서 견고하고 험준하여 뚫고 나가거나 뛰어넘기 어려운 경계인 은산철벽(銀山鐵壁)을 꿰뚫어야 비로소 확철대오(廓徹大悟)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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