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역(逆)한 것이든 순(順)한 것이든 집착하면 안 된다.
경계(境界)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 역(逆)경계와 순(順)경계가 있다.
역경계는 자기 뜻에 거스르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고, 순경계는 자기 뜻에 알맞은 상황을 만난 것이다.
참선 수행에서 역경계는 화두가 들리지 않거나 몸이 아프거나 다른 수행자 꼴이 보기 싫거나 배고프고 춥고 덥고 상기(上氣) 되는 등 수행에 장애가 되는 불편함이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역경계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다른 대상에 집중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화두에 몰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경계에 놓였을 때 화두를 들기란 쉽지 않으므로 일단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림 1〉아름다운 것도 마음서 내려 놓아야 수행자(법보신문, 강병호)
역경계 상황과 나와의 안전거리를 확보한 후, 도량을 산책하거나 108배 등의 절을 하며 자신을 되돌아보거나 경을 읽거나 법문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역경계가 지나가기를 기다려보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면 역경계가 순경계로 바뀌어 나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선지식이 되기도 한다.
화두 공부 가운데 순경계는 당연히 정법도량(正法道場)에서 선지식을 만나 정진이 순일하여 단박에 깨달음을 얻는 것이겠지만, 세상일은 그렇게 쉽고 간단하지 않다. 내 마음에 맞는 상황을 만나면 인간의 탐욕은 공부에 집중하기보다 그 상황을 좋아하여 즐기고 나태해지고 거만해지게 만든다. 그래서 역경계가 순경계 보다 더 힘든 역경계가 되기도 한다.
그러니 사실 수행자에게는 역경계도 없고 순경계도 없다. 모든 것은 이 마음이 짓는 것이기 때문에 시비분별에 속지 말고 내가 수행자임을 잊지 말고 오로지 화두만을 참구하여야 할 것이다.
대혜 선사가 말하였다. “망상으로 전도된 마음과 사량 분별하는 마음과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마음과 분별로 이해하려는 마음과 고요함을 기뻐하고 시끄러움을 꺼리는 마음을 한꺼번에 눌러버려라. 그리고 이렇게 눌러버린 경계에서 주어진 화두를 살펴라.”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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