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연회(緣會)

활동왕조 통일신라
활동시기 [8세기]
사계절 시들지 않는 연꽃
연회(緣會)는 신라 원성왕(재위 785~798년) 때의 스님이다. 영축산(靈鷲山, 경상남도 양산시와 울산시에 걸쳐 있는 산) 암자에 은거하면서 항상 『묘법연화경』을 독송하고 보현보살의 몸과 마음을 닦는 관행법을 수행하였다. 보현보살의 관행법이란 『법화경』 「관보현보살행법경」에 의하여 보현보살을 본존으로 삼고 법화삼매를 닦는 수행을 뜻한다. 스님은 거처하는 영축사(靈鷲寺, 울산시 울주군 소재) 정원 한편에 연못을 만들었다. 계곡물이 연못을 채우고 연꽃이 피어났는데 그 연꽃은 겨울이 돼도 시들지 않고 사시사철 피어 온 산에 그윽한 향기를 풍겼다.
울산 영축사지(출처 : 국가유산청)
문수보살을 알아보지 못하다
영축사에 이상한 연못이 생겨 사계절 내내 지지 않는 연꽃이 피어 있다는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암자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 소문은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원성왕은 이 상서롭고 기이한 연회 스님의 신통 자재한 능력을 듣고서, 궁중으로 초청하여 국사(國師)로 삼으려고 하였다. 스님은 이 소식을 미리 듣고, 명예와 부귀란 혼탁한 급류에 몸을 싣는 것과 같으니 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급히 암자를 떠났다. 암자를 나와 서쪽 문수고개 바위 사이를 넘어갈 때 한 노인이 밭을 갈고 있다가 물었다. “스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내가 듣자니, 나라에서 내 소문을 잘못 듣고 나를 국사로 임명하려 한다기에, 피해서 가는 것입니다.” 노인은 스님의 말을 듣고 혀를 차며 말했다. “그렇다면 연회 스님이시군요. 스님, 이곳에서 이름을 팔 것이지 어찌하여 힘들게 먼 곳에서 팔려고 합니까? 스님이야말로 이름 팔기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변재천녀의 말을 듣고 돌아가다
스님은 노인이 자기를 업신여긴다고 생각하며 노인의 말을 듣지 않았고, 몇 리쯤 더 걸어가다가 아니고개 부근 시냇가에서 한 노파를 만났는데, 노파가 물었다. “스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스님은 먼저 노인에게 말했던 것처럼 대답하였다. 그러자 노파가 말하였다. “앞에서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요?” “어떤 노인이 있었는데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심하여 기분이 불쾌했습니다.” “그분은 문수보살의 화현이십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지 않다니 어찌하시려고 합니까?” 스님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고 송구스러워 급히 노인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 머리를 숙이며 말하였다. “성스러운 분의 말씀을 감히 듣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시냇가의 그 할머니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분은 변재천녀(辯才天女)입니다.” 노인은 말을 마치고는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변재천녀(辯才天女, Sarasvati)는 음악을 맡은 여신으로 재복과 수명, 그리고 지혜를 주는 신이다.
낭지 스님의 일대기 정리
스님은 문수보살과 변재천녀의 화현을 만난 후, 영축사로 돌아와 지냈다. 얼마 후, 궁궐에서 사신이 임금의 명령을 받들고 와서 연회 스님을 불렀다. 스님은 인연을 어길 수 없음을 알고 사신을 따라 대궐로 들어갔다. 원성왕은 스님을 기쁘게 맞이하며 그를 공경하여 높이 받들어 나라의 스승인 국사로 삼았다. 스님은 국사가 되어 임금과 조정 대신들을 제도한 후, 영축산 깊은 산속 암자로 돌아와 살면서 낭지(朗智) 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하였다. 낭지 스님은 숨어 살면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연회국사의 기록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연회국사는 낭지 스님의 일대기를 정리한 후 자취를 감추었다.
· 집필자 : 이미숙(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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