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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연(義淵)

활동왕조고구려
활동시기[6세기]
유불도에 두루 통하다
의연(義淵)은 고구려 평원왕(재위 559~589년) 시대 전후로 포교 활동을 활발하게 하였다. 스님의 행적을 알려주는 구체적인 자료는 전하지 않지만, 타고난 자질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한다. 스님은 어려서 스스로 출가했고, 스님들이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계율에 대해 잘 알고 율의(律儀)를 엄격하게 지켰다. 성품은 불법 전하기를 좋아하여 대중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려주는 데에 뜻을 두었다. 스님의 지혜는 바다같이 깊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었다. 평소에 학문을 즐겨 하였는데, 유교와 도교의 교리와 사상까지 통달하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 사람들이 가르침을 받으려고 구름처럼 몰려왔고,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깊고 넓은 정신세계를 배울 수 있었다. 스님은 어떤 사람이 무엇을 물어도 삼교(三敎: 불교, 유교, 도교)에 관해 막힘 없이 풀어서 이야기해 주었다. 사람들은 스님의 가르침을 의심하지 않고 믿고 따르며 의지하였다.
나라의 후원으로 유학 가다
그 당시 고구려에는 평양 천도 이후 국내성을 기반으로 하는 구(舊) 귀족과 평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신진 귀족세력이 존재했다. 신진 귀족 출신으로 중앙 정계에 등장한 대승상인 왕고덕(王高德)은 불교에 깊은 신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불교를 존중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국 방방곡곡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였다. 그러나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반한 시기, 불교 경론 등 불교 역사와 불교 교학에 관련된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해 한탄하였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청하는 대신과 이를 승낙하는 스님(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그러던 어느 날, 영민하여 무엇이든 한 번만 보고 들어도 잊지 않고, 포교 활동에 뜻을 두고 있다는 의연 스님을 알게 되었다. 왕고덕은 스님에게 중국에 가서 불교에 관한 내용을 배워 오도록 요청하였고, 스님은 그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스님은 조정의 후원으로 배를 타고 해협을 건너 북제(北齊, 550~577년)의 수도인 업성(鄴城)으로 갔다. 576년 북제의 도읍지인 업성에 도착하여 정국사(定國寺)의 법상(法上, 495~580년) 스님을 친견하였다.
북제 법상 스님에게 배우다
법상 스님은 북제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계율을 지키는 것이 산같이 높고 지혜가 바다같이 넓었다. 사람들을 바르게 이끌고 대중을 제도하는 일을 지속하다가, 불교계를 총괄하는 최상위인 대통[僧統]이 되어 2백만여 명의 비구·비구니 스님을 지도하고 40여 년 동안 통솔하였다. 또한 북제의 문선왕(文宣王, 재위 550~559년) 때에는 불교의 경전을 널리 안팎으로 드러내어 밝혔다. 이에 수많은 스님과 신도들이 그를 믿고 따랐으며, 아름다운 자취가 드러나고 그 명성이 널리 전해졌다. 의연 스님은 불교와 관련된 지식을 자세히 알고자 하는 구법(求法)의 의지로 법상 스님을 뵙고 『십지경론』과 『대지도론』, 『보살지지론』, 『금강반야경론』 등에 관해 물었고, 법상 스님은 질문에 따라 정확하고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의연 스님은 법상 스님의 설명을 듣고 궁금증과 의혹이 얼음이 녹아 물이 되듯 풀리고, 묘한 이치는 안개가 걷힌 듯 환해졌다. 의연 스님은 가르침을 명심하여 심오한 이치를 두루 통달하였다.
고구려에 지론종을 전파하다
577년 북제는 북주(北周)의 무제(武帝, 560~578년)에 의해 멸망하였다. 무제는 불상과 탑, 암자들을 파괴하고 스님들을 환속시키는 등 폐불 정책을 시행하여 불교계는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연 스님은 계속 중국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577년 무렵, 고국으로 돌아왔다. 스님은 북제에서 불교 지식뿐만 아니라 승관제(僧官制)의 정비와 운영 등 불교계 전반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는 지론종(地論宗)의 대가였던 법상 스님의 가르침을 수행의 나침반으로 여기고, 법상 스님으로부터 사분율(四分律) 등을 수용하여 고구려에 소개하였고, 그의 제자로서 고구려에 지론종의 유식 사상을 전파하여 불교 연구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그의 포교 활동을 지원해 주는 정치 세력의 도움으로 고구려 불교를 다양한 계층에게 널리 전파하고 더욱 발전시켰다.
· 집필자 : 이미숙(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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