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담박하고 얽매임 없이 살다간
백운의 수행 이력과 법어와 시문 그리고 편지글 속에서
6백여 년 전의 그와 대화를 나누다
문헌 제목 풀이
백운화상어록(白雲和尙語錄)
백운 경한 화상의 언행을 기록한 책
백운은 고려 말 선사 경한의 법호이고 경한은 법명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깨끗한 흰 구름은 그 어디에도 머무름 없이 자유 무애함을 비유하며 이는 경한의 이미지와도 통한다. 경한의 시 중에는 법명(法名) 이외에 부르는 자(字)인 도호(道號)로 백운이라 지어 주신 데에 감사하는 시도 있는데 이 도호는 석옥 청공(石屋淸珙)이 지어 준 듯하다. 석옥은 세상을 떠나며 경한에게 보낸 게송에서 ‘백운을 사고 맑은 바람은 팔았더니, 가산 온통 흩어져 뼈가 시리도록 가난하구나.’라고 읊었다. 백운은 경한을, 맑은 바람은 석옥 자신을 가리키며 가산을 온통 흩었다는 것은 자신의 법을 남김없이 전했다는 뜻이다.
화상은 덕이 높고 명망이 두터운 고승(高僧)을 이르는 말이다. 화상(和上)이라고도 쓰며, 구마라습은 스승에게 의지해 도력(道力)이 자란다는 뜻에서 역생(力生)이라 번역하기도 하였다.
어록은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의 언행이나 시문 등의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그 주체가 직접 쓰지는 않는다. 일상적인 일을 그대로 말하는 대로 시자(侍子)들이 따라다니면 기록한 것을 ‘어록’이라 하며 베껴 옮겨 쓴 것을 ‘록’이라 한다. 선사들의 어록에는 설법뿐만 아니라 문답, 시문, 편지글 등이 다양하게 실려 있어 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에 좋은 1차 자료가 된다.
백운화상어록 (좌)내표지 (우)겉표지ⓒ불교학술원
문헌 맛보기
임종게(臨終偈)
백운 선사가 세상을 떠날 시기가 닥치자 몇몇 제자들에게 말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항상 모든 것이 공(空)이라는 이치를 알아차리고, 하나의 법이라도 분별의 틀[情]에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지 마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께서 마음을 쓰는 경지이니, 그대들은 부지런히 수행하도록 하라.’라고 하였다.
나는 이제 물거품처럼 사라지겠지만 슬픈 생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인생 70세는 예부터 드문 일.
77년 전에 왔다가 77년 뒤에 가노라.
곳곳마다 돌아갈 길이요, 하나하나가 모두 고향이거늘,
어찌 반드시 배를 타고 굳이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가!
이 몸은 본래 있는 것이 아니고, 마음 또한 머무는 곳이 없으니,
재를 만들어 사방에 뿌리고, 신도들의 땅을 차지하지 마라.
저자
백운 경한(白雲景閑, 1298~1374)
백운 경한 진영(2018 제작)ⓒ청주고인쇄박물관
전북 고부(현재의 정읍) 출신. 유년기에 출가하여 1351년(충정왕3) 원나라에 한 해 머물면서 석옥 청공(石屋淸珙)에게 선법을 배웠고, 지공(指空)에게도 지도를 받았다. 안국사(安國寺)와 신광사(神光寺) 등에 주석하였고, 1370년(공민왕19) 공부선(功夫選)의 시관(試官)을 역임했다. 여주 혜목산 취암사(鷲岩寺)에서 입적했다.
구성과 내용
상·하 두 권. 법어, 게송, 시문, 서장 등을 시자 석찬(釋璨)이 편집하였다. 책머리에는 고려 말의 유학자 이색(李穡)이 1378년에 쓴 서문과 이구(李玖)가 1377년에 쓴 서문이 붙어 있다. 상권에는 <신광사입원법어(神光寺入院法語)>, 상당(上堂)과 시중(示衆) 등을 담은 <흥성사입원소설(興聖寺入院小說)>, 그리고 <조사선(祖師禪)>과 <선교통론(禪敎通論)>, <운문삼구석(雲門三句釋)> 등이 실려 있다. 하권에는 ‘지정 신묘(1351) 5월 17일, 스님이 원나라 호주의 하무산(霞霧山)에 있는 천호암(天湖庵)에 이르러 석옥 청공(石屋淸珙)에게 바친 어구’라는 제목으로 쓴 글을 시작으로 게송과 진찬, 서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백운은 특정한 종파의 선법을 강조하지 않았고, 동시대의 태고나 나옹과는 달리 당시 유행하던 간화선을 강조하지도 않았지만 조사선 일반의 선법은 충실히 전한다. 조사들이 관문을 설정하는 방식의 상당법문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조사선>이라는 글에서 교설에 의존하지 않고 소리와 색과 언어 등으로 종지를 구체화하고 감각적 통로로 깨달음에 이르는 사례들을 모아 간단하게 논평하였는데, 여기서 그 선법의 지반을 알 수 있다. 이는 그의 직지(直指) 선풍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와 더불어 '무심(無心)'도 그가 몇몇 글에서 강조한 선법이다.
본 어록은 백운 선사 자신의 말과 인용 사이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다른 사람의 말과 뒤섞여 모호하게 변용하거나 그대로 가져다 쓴 내용도 적지 않다. 이 점은 이 문헌을 연구하는 이들이 세밀하게 규명해야 할 사항이다.
불교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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